3김 시대 저물고, 2김 시대로 나아가나
선대위 인선안 발표 전날 합류 거부 밝혀
김종인 이름 제외한 인선안 발표에 의아
장제원에 격노한 김종인, 이해 못하는 尹
결국 하나로 합칠 수밖에 없는 운명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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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 ⓒ뉴시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12월 6일 출범하기로 했지만 난기류에 봉착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선대위 총괄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토로하면서 당 안팎은 시끄럽다. 지난 22일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이름을 제외한 채 인선안을 발표하면서 그 궁금증은 더해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불쾌감을 토로하고 있지만 윤석열 캠프 인사들 중심으로 김 전 위원장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윤석열 후보는 22일 최고위원회의에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윤한홍·박성민 의원을 각각 전략부총장·조직부총장에 임명하는 안을 올려 통과시켰다.

여기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이름이 빠졌다. 기자들은 김 전 위원장의 이름이 빠지면서 의아해했다. 왜냐하면 전날까지만 해도 3김 시대가 구축됐다면서 김 전 위원장의 선대위 합류를 기정사실화했다.

김 전 위원장,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 등 3김이 선대위를 이끌어 가는 3김 시대를 구축했다고 윤 후보가 발표하면서 당연히 3명이 선대위를 이끌고 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하루도 안돼서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을 제외한 채 선대위 인선안을 발표했다. 당연히 기자들은 그 사유를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은 하루 이틀 시간을 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은 하루 이틀 시간을 달라고 하지 않았다면서 노골적인 불만을 털어놓았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이준석 대표를 통해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인의 인선안을 올리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고, 이 대표는 이를 윤 후보 측에게 전달했다.

그리고 이 대표는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그 의중을 파악하고자 했다. 이때 김 전 위원장은 이 대표에게 선대위 합류를 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 전 위원장이 상당히 격앙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김 전 위원장은 계속해서 윤 후보의 전화도 받지 않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선대위 종합상황본부장으로 유력한 임태희 전 대통령비서실장도 김 전 위원장을 찾아가 설득했지만 김 전 위원장의 결심은 확고했다고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극히 낮아 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물론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아예 닫혀진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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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김종인의 몽니?

김 전 위원장으로서도 정권교체 열망이 있을뿐더러 이번에 합류를 하지만 사회적 여론의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합류를 할 것으로 예측되지만 그 파급력은 상당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합류를 거부한 사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3김 시대 표현과 장제원 의원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설에 의하면 김 전 위원장이 자신까지 묶어서 3김 시대라는 언론 표현에 대해 격노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자신이 김병준 전 위원장이나 김한길 전 대표와 함께 묶이는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토로했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장제원 의원의 비서실장 임명설이 더욱 불쾌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아들 문제로 시끄러운 장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게 된다면 그에 따라 윤 후보에게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명분이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장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의 비대위 시절 계속해서 김 전 위원장을 저격한 사실에 대해 앙심을 품은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이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을 달라고 한 이유에 대해 “나도 모르겠다”고 표현을 했다.

하지만 또 다른 일설에 의하면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은 윤 후보에게 하루나 이틀 정도 시간을 달라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선대위에서 이름 자체를 빼달라고 이야기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소문이 소문을 만들고 있고 있기 때문에 그 소문의 실체적 진실이 어디까지인지는 아무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전 위원장과 윤석열 캠프 사이에서는 마음의 앙금이 커지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합류 보류를 하자 윤석열 캠프 사람들은 대노하기 시작했다. 김 전 위원장 없이 대선을 치르자는 분위기도 형성했다.

일부 강경론자들은 “박근혜, 문재인이 김종인을 버린 이유를 알겠다”면서 김 전 위원장의 몽니에 대해 적대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이것이 언론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되면서 김 전 위원장의 심기를 더욱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이유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서로 간의 감정을 상하는 그런 발언들을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있다.

윤 후보 측은 김 전 위원장의 부재된 상태에서 선거를 치르자는 분위기도 있지만 그것은 ‘여론조사 지지율’에 취한 것이라는 신중론도 있다.

메신저로서의 김종인

윤 후보가 대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김 전 위원장과 이준석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바로 ‘메신저’로서의 역할이다.

윤 후보가 그동안 구설수에 오른 점을 감안하면 ‘대화’를 하면 할수록 구설수에 오르고, 노출을 하면 할수록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따라서 윤 후보의 메시지 전달을 대신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당내에서는 그 역할을 해줄 인물은 이 대표이고, 당 밖에 있던 인물로는 김 전 위원장이다. 이 대표는 2030세대 유권자들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중도층을 위한 메신저 역할은 김 전 위원장이 하게 된다면 윤 후보로서는 천군만마를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이 부재하게 된다면 중도층 공략을 위한 메신저를 윤 후보가 직접 뛰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윤 후보로서는 절대적으로 불리한 형국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김 전 위원장의 부재가 상당히 뼈 아플 수밖에 없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당 바깥에서 윤 후보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다며 당 안에서는 홍준표 의원이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게 된다면 윤 후보는 당 안팍에서 샌드위치 공격을 받게 된다.

더욱이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전 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지는 않더라도 “괜찮은 후보네”라는 식의 호의를 표시한다면 윤 후보로서는 상당히 곤란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를 하지 않는다면 이 대표의 자리도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 김한길 전 대표가 ‘새시대준비위원장’을 맡은 점을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뉴시스

이준석의 운명은

이는 국민의힘을 재창당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재창당을 한다는 것은 결국 지금의 지도부를 쇄신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당무우선권을 윤 후보가 갖고 있기 때문에 김한길 전 대표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하고 재창당을 하게 된다면 이 대표는 당 대표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고, 그에 따라 다른 사람이 당 대표의 자리에 앉아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을 저지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김 전 위원장이라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에 합류를 하지 않게 되면 이 대표의 자리도 위태롭게 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당 대표 자리가 언제 ‘짤리게 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김 전 위원장이 생각했던 그림은 무사히 대선을 치르고 윤 후보를 대통령에 앉히고 나면 당에 남아서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이끌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3김 시대로 되고, 장 의원이 비서실장이 되면서 이 시나리오가 모두 헝클어지게 된 것에 대해 분노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현재 김 전 위원장은 돌아갈 곳이 없다. 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또한 자신의 입으로 계속 정권교체를 외쳤기 때문에 대안은 윤 후보 이외에 없다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의 몽니는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론조사가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 기미를 보이기 시작하면 선대위는 삐걱거릴 수밖에 없고, 그 틈을 노려 김 전 위원장이 화려하게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윤 후보의 지지율이 여전히 고공행진이라면 김 전 위원장 없이도 선거를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면서 김 전 위원장은 잊혀진 존재가 돼 김 전 위원장이 무조건 항복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같은 갈등설에 윤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면서 윤 후보가 직접 현재 김 전 위원장을 설득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조만간 잘 해결될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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