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주문 방식 전환‧소프트웨어 역량 강화해야”

자동차 공장. ⓒ뉴시스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을 대응하기 위해 자동차 반도체 주문방식의 전환과 차량 시스템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 등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수급난이 촉발한 車 반도체 생태계 변화’라는 제목의 산업동향 보고서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이 이미 내년 생산능력을 초과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차량용 반도체 주문량은 생산 능력 대비해 약 20~30% 규모가 초과 예약돼 2023년 주문을 접수 중이다. 이에 반도체 산업 평균 주문 후 배송기간이 22.9주에서 23.3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차량용 반도체사(社)는 전력 반도체 등 차세대 반도체에 투자를 집중하고,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은 팹라이트(Fab-Lite‧종합 반도체 기업이 설계 집중 및 비용 절감을 위해 위탁 생산을 늘리는 것을 의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인피니언은 오스트리아 빌라흐 공장과 독일 드레스덴 공장을 확장해 증산할 예정이고, 스위스의 반도체 기업 ST마이크로와 미국 반도체 업체 온세미컨덕터는 각각 지난해와 올해 실리콘카바이드(SiC) 생산 업체를 인수했다. 르네사스는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를 인수해 전력·사물인터넷(IoT) 등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완성차 기업들은 기술 협력과 반도체 기술 내재화, 공급망 관리 방식 전환을 통해 차량용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완성차 기업 포드는 글로벌 파운드리와 전략적 협력으로 기술 수직통합 계획 중이며 제너럴모터스(GM)도 NXP·퀄컴·TSMC 등 자동차 반도체 회사와 협력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와 토요타, 테슬라, 폭스바겐 등 완성차 기업들은 차량용 반도체 기술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공급망 관리 방식에서는 완성차 기업 내 재고를 최소화해 비용을 축소하는 적시생산방식(JIT‧Just-in-Time) 방식에서 1차 협력사 의존도를 줄이고, 핵심 부품을 직접 관리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추진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반도체 수 감축 및 범용 반도체 사용을 위한 전기·전자적 기능구조(아키텍처)의 재설계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테슬라와 폭스바겐, 닛산 등은 차량용 소프트웨어 재설계를 통해 차종마다 주문 제작하던 반도체 칩을 범용 칩으로 대체해 공급 유연성을 확보했다.

GM은 현재 사용 중인 반도체를 3개 제품군으로 통합해 다양성을 95% 줄일 계획이다. 스텔란티스는 폭스콘과 새로운 반도체 제품군 4종을 개발해 칩 수요를 80% 대체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자동차 반도체 수급난 이후 생태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전망됨에 따라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칩 개수 축소 및 범용칩 등 대체 활용 증가로 아키텍처로 전환함에 따라, 아키텍처 재설계에 필요한 임베디드 등 시스템 소프트웨어 관련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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