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p 격차, 쉽지 않은 국정운영 예고
근소한 차이로 당선, 윤석열 시대 열어
검찰총장 출신 0선 대통령 처음 선출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협치 문제도 있어

당선 소감 말하는 윤석열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당선 소감 말하는 윤석열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9일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당선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0.8%p 차이를 보였다. 윤석열 당선인이 이제 5년의 국정을 책임져야 한다. 검찰총장 출신의 대통령은 처음이며, 국회의원 0선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당선인 앞에는 수많은 난제가 쌓여있다. 그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0.8%p 차이로 승리하면서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윤 당선인은 48.6%, 이 후보는 47.8%로 지난 15대 대선 당시 김대중 vs 이회창 선거 때의 표 격차보다 더 좁은 격차를 보였다.

9일 밤부터 시작해서 10일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과정에서는 윤 당선인과 이 후보의 득표율이 엎치락 뒤치락 했다.

초반에는 이 후보가 앞섰지만 윤 당선인이 자정을 지나면서 전세가 역전됐고, 그 역전된 전세가 새벽까지 이어졌다.

이 후보는 이날 3시 50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선 패배를 공식 인정했다. 이 후보는 “모든 것은 다 제 부족함 때문”이라며 “여러분의 패배도, 민주당의 패배도 아니다. 모든 책임은 오롯이 제게 있다”고 대선 패배를 승복했다.

이재명 패배 승복

곧바로 윤 당선인은 새벽 4시 30분쯤 국회 도서관에 마련된 당 개표상황실을 찾아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를 언급하면서 “두 분께도 감사드리고,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우리 모두 함께 큰 기여를 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고 싶다.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선인 신분에서 새 정부를 준비하고 대통령직을 정식으로 맡게 되면 헌법 정신을 존중하고 의회를 존중하고 야당과 협치하면서 국민을 잘 모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여러모로 기록을 깼다. 일단 정치를 시작한지 8개월 만에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점이다.

지난해 2월 검찰총장에서 퇴임을 했고, 정치 선언을 했으며 지난 8월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곧바로 치러진 경선에서 승리를 했으며, 이제 대선에서 승리를 했다.

아울러 검찰총장 출신으로 첫 대통령이 된 것이다. 검찰총장 출신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불문율이 있는데 이를 깨고 대통령이 되면서 검찰은 더 이상 정치권의 시녀라는 타이틀을 떼버렸다.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국민의힘에 드리워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그림자가 이제 완전히 걷어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4차례의 전국 단위 선거에서 패배를 했다. 이로 인해 정권 창출이라는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까는 의문이 있었고, 패배의 그림자가 계속 드리웠다.

하지만 윤 후보가 당선이 되면서 다섯 번째 전국단위 선거에서 승리를 하면서 국민의힘도 이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이는 오는 6월 지방선거 충청권 선거에서 국민의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난제도 있다. 이 후보와 0.8%p 차이로 승리했다는 것은 이 후보 지지층에게는 허탈감과 적대감을 낳기 충분하다.

이 후보 지지층은 윤 당선인을 대통령으로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을 어떤 식으로 포용해 나갈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숙제이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 비록 패배를 했지만 아까운 패배이기 때문에 언제든지 재기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윤 당선인은 172석의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하고, 이 후보 지지층을 상대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협치를 하지 않으면 윤 당선인이 곤란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은 충분하다. 물론 허니문 기간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더불어민주당이 초반부터 기싸움을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그 허니문 기간이 생각보다 짧을 수도 있다. 그 이후 여야 협치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구상을 해야 한다.

또 다른 난제는 국민의당과의 합당 문제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후보 단일화를 하면서 국민의당과 합당을 약속했다.

문제는 흡수 합당이냐 당대당 통합이냐를 놓고 신경전이 불가피하다. 국민의당은 당대당 합당을 원하겠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흡수 합당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차이를 조율해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

박수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박수치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윤석열 당선인 [사진제공=뉴시스]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

무엇보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국민의당에게 주도권을 빼앗길 수 없다는 인식이 강하게 작동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신경전을 어떤 식으로 조율해 나가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코로나19 사태를 종식시키는 숙제도 안고 있다. 현재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하루 신규 확진자가 30만명을 돌파했다.

2년이 훌쩍 넘은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국민에게 어떤 식으로 위로를 하고 어떤 식의 대책을 마련할 것인지 그 비전과 정책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

또 다른 난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더불어 국제유가 상승 등 우리 경제에 상당한 압박이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당장 우리 군의 파병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국제유가 상승 및 그로 인해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생필품 등의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 서민들의 생활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윤 당선인이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어떤 식의 해결책을 내놓을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길게 볼 때 87년 체제를 종식시켜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이 있기 때문에 헌법 개정 등도 필요하다.

개헌 논의를 임기 중에 해야 하고, 그로 인해 87년 체제를 종식시키는데 앞장 서야 한다. 그러자면 임기 초반부터 개헌 의제를 꺼내야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양당 체제를 끝내고 다당제로 나아가기 위한 개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 여러 가지 난제가 있기 때문에 당선의 기쁨은 잠시뿐이고, 이제부터 고통의 나날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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