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고우면 하지 않는 정면돌파형 리더십의 미래는
10일 0시 용산 집무실에서 업무 보는 것으로 시작
내 사람이라 생각하면 무한 신뢰 보내는 스타일
야당과의 소통 부족 가능성 매우 높아 보여
내 사람만 챙기는 것 아니라 남의 사람 챙겨야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선서를 하고 있다.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이 선서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드디어 취임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가  개막했다. 물론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처리가 되지 않으면서 개문발차를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에 거는 기대가 상당히 크다. 윤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은 ‘형님 리더십’이다.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좌고우면하지 않는 정면돌파형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대선 후보 기간에도 고스란히 보여줬고, 인수위원회에서도 고스란히 보여줬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회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이날 0시 용산 집무실에서 집무를 보는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역할을 시작했다.

청와대 시대를 접고 이제 용산 시대로 전환됐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또 다른 통치 스타일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윤 대통령의 스타일은 원칙을 고수하면서 좌고우면하지 않는 정면돌파형이다. 이런 통치 스타일은 대선 후보 기간에도 보여줬고, 인수위원회 기간에도 보여줬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에서 형님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 대표가 이른바 ‘윤핵관’ 문제로 인해 당무 이외에는 대선 선거운동을 아예 하지 않는 등의 모습을 보일 때 지방으로 찾아가서 함께 술자리를 하면서 그동안의 오해를 풀어헤쳤다.

두 번째 파동이 일어났을 때에도 이 대표와 만남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서 해결을 했다.

형님 리더십

인수위원회 시절 안철수 전 대통령직 인수위원장과 갈등을 보일 때에도 장제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매형 집에서 안 전 위원장을 만나 갈등을 해소했다.

윤 대통령의 스타일이 갈등을 보일 때는 갈등이 한없이 깊어 보이지만 막상 만나 풀 때는 뒤끝 없이 풀어버리는 스타일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와도 인수위 기간에 갈등을 보일 때 문 전 대통령과 만나 갈등을 풀어헤치는 모습을 보면 ‘형님 리더십’이 고스란히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검찰에 몸담으면서 베어 있는 리더십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다. 검찰은 전형적인 상명하복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 따라서 갈등을 보일 때는 확실하게 보이다가도 갈등을 풀 때는 뒤끝 없이 풀어버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형님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내 사람 챙기기’이다. ‘내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기 전까지는 갈등을 보이다가도 내 사람이라고 생각되면 한없이 잘해주는 스타일이 바로 형님 스타일이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야당과의 소통이 부족할 수 있다는 평가가 있다. 왜냐하면 야당은 ‘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형님 스타일은 ‘내’가 직접 나서서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내 사람’이 일을 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 주는 스타일이다.

대표적인 예로 청와대 조직을 슬림화 하는 대신 국정의 중심을 내각에 두는 방향으로 잡은 것이다. 즉, 대통령집무실은 국정운영에 가급적 직접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만들어주고, 그에 대한 책임을 대통령집무실이 지는 방향으로 가게 된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 [사진제공=뉴시스]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 [사진제공=뉴시스]

자유로운 권한 부여

이에 대통령집무실이 정부부처 위에 군림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정부부처에게 권한을 자유롭게 부여해서 그에 따른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고, 그에 대한 실패의 책임은 자신이 짊어가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책임총리제와 책임장관제를 약속한 것으로 대변된다. 대통령집무실과 정부부처는 수직적 관계가 아니라 수평적 관계로 가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처리가 되지 않자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에게 전화를 걸어 “인준이 없다면 새 정부 출범 때 윤석열 정부의 총리는 없다‘면서 무한 신뢰를 보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게도 마찬가지다.

형님 리더십 즉 보스 기질은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사람에게 무한 신뢰를 보내고, 그에 따라 임명 강행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덕수 후보자는 인준 처리 절차가 필요하지만 나머지 장관 후보자는 인준 처리 절차 없이 임명 강행해도 된다.

문제는 이것이 야당과의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윤 대통령이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그것은 형님 리더십에 기반을 한다. 자신의 사람을 공격하는 세력이라면 적으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의리를 중시하고 내 사람을 포용하려는 리더십은 점수를 크게 줄 수 있는데 문제는 민주주의 리더십에 적합하냐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서 국정운영에 반영해야 하는데 형님 리더십이 그러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이는 자칫하면 국민적 반대에도 불구하고 ‘내 사람’이 추진하는 정책이라면 무조건 끌고 간다는 식의 생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집무실 이전이다. 집무실 이전은 중요한 국가적 정책결정인데 의견 수렴 과정도 없이 무조건 밀고 나가면서 용산 시대를 열었다.

한때는 용산 이전 반대 여론이 높았지만 무조건 밀고 나가면서 용산 시대를 연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 건물로 결정하는 것이나 관저를 외교부 장관 관저로 이전하는 등의 문제에서 굉장히 불투명하면서도 즉흥적으로 결정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 부인 김건희 여사와 입장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나만 믿고 따라와

이는 앞으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시 말하면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만 믿고 따라와’ 스타일을 국민에게 보여주게 된다면 국민은 답답하다는 것을 느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민에게 왜 그러해야 하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그에 따라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좋아, 빠르게 가’라는 스타일이 일부 국민에게는 시원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대다수 국민에게는 ‘독재스런’ 모습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생각보다 지지율이 빠르게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경고도 하고 있다. 초반에는 시원시원하게 밀고 나가는 것으로 비쳐지겠지만 그것도 지나치면 경계를 하게 되면서 그에 따라 국민이 윤석열 정부에 대해 우려를 보낼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윤 대통령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사람’이 아닌 ‘남의 사람’을 챙길 줄 아는 리더십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내 사람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도 챙기면서 함께 동반자가 되는 그런 리더십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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