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채 매입 금액 수십만원 씩 빼돌려
‘제타’ 모델 차주들 피해 증언 잇달아
사측 “문제 인지하고 시정조치 중”

폭스바겐 제타 차주들이 차량 등록 과정에서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사진제공=폭스바겐]
폭스바겐 제타 차주들이 차량 등록 과정에서 금전 피해가 발생했다며 문제제기에 나섰다. [사진제공=폭스바겐]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폭스바겐코리아 일부 딜러들이 차량 구입 시 발생하는 등록비 항목을 부풀려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사측은 특정 차종의 차주들이 동일한 문제를 제기하자 피해금액 보전 등 시정조치에 나선 상황이다.  

17일 폭스바겐코리아에 따르면 공식 딜러사 소속 일부 딜러들이 차량 구입 시 산정되는 공채 비용의 잔액을 중간에 가로채거나 허위로 지급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공채란 자동차를 등록할 때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 발행 채권을 말한다. 공채 매입 금액은 지자체, 차종, 배기량에 따라 다르게 책정되며 도시철도나 지역개발을 위한 재원조달 등에 활용된다.  

공채 매입 금액은 많게는 1000만원 단위까지 이르기도 해 소비자들은 이를 바로 매도하는 공채 할인 제도를 활용한다. 공채 할인을 선택할 경우 수십만원 수준의 할인율만 일시에 부담하면 되기 때문이다. 

공채 할인율은 수시로 변동되고 차량 등록 과정도 번거로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이를 딜러에게 일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소비자는 할인율 변동을 감안해 추산액보다 많은 금액을 딜러에게 전해주고 소액의 차액이 발생하면 딜러들이 수고비 성격으로 이를 챙겨왔다. 

하지만 폭스바겐의 일부 딜러들이 이 과정에서 개별 고객 당 수십만원의 비용을 챙긴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고객이 차량 잔금을 납부할 때 공채 비용을 허위로 부풀려 남은 차액을 착복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공채 할인율이 수시로 변경돼 소비자가 차액을 쉽게 알 수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일부 딜러는 공채 매입을 요구하지 않는 지자체에서도 관련 비용이 발생하는 것처럼 소비자를 속여 금전을 챙긴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문제를 처음 인지해 공론화에 나선 ‘폭스바겐 오너스 클럽 제타’의 운영 매니저에 따르면 피해자는 현재 20여명, 피해금액은 9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해당 딜러들이 하나의 차종만을 판매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가 피해 고객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밖에도 공채 피해를 취합하는 과정에서 계약금 수십만원을 차량 가액에 포함하지 않거나, 카드 할부 수수료를 부풀린 사례도 있던 것으로 나타나 사측의 구체적인 피해 현황 파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클럽 운영 매니저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공채 비용을 미리 정확히 산정하는 것이 어려우니 그 이상을 받은 다음에 납부를 하고 남는 차액을 돌려주고 있는데, 어느 정도 추산은 가능하다. 많아봤자 2~3만원 차이가 난다고 들었다”라며 “그런데 회원 피해 조사 과정에서 이걸 고의적으로 높게 받거나, 발생하지 않는 지역인데도 요구한 사례가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밖에도 내용 취합 중에 부대비용, 카드 수수료, 시공비 등에서 마진을 남기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라며 “예를 들어 수입차의 카드 수수료를 높여 받으면 수십만원의 차액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저희는 폭스바겐 한 차종에 대한 동호회다. 해당 딜러들은 다른 자동차도 많이 팔았을 텐데, 그쪽 사정은 제가 알지를 못한다”라며 “분명히 같은 사례가 더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해 차주들과 함께 공론화를 결정했다. 피해액은 전액 보전 받아야 하겠지만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 위해 추가 보상은 요구하지 않은 상황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폭스바겐코리아는 문제를 인지했으며 각 딜러사들이 피해금액 보전과 함께 직원들에 대한 인사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유사 사례 방지를 위한 관리감독에도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 “본 건은 해당 딜러사가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지하고 시정조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라며 “폭스바겐코리아는 추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감독을 철저히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딜러사와는 재발방지를 위한 내부자 교육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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