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쿠크다스 폴바셋, 쿠크다스 커피 제품 [사진제공=크라운]
왼쪽부터 쿠크다스 폴바셋, 쿠크다스 커피 제품 [사진제공=크라운]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 평소 커피맛 쿠크다스를 즐겨 먹는 30대 여성 이모씨는 어느 날 편의점 매대에서 쿠크다스X폴바셋 제품을 발견했다. 이씨는 유명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폴바셋’ 로고가 박힌 고급스러운 포장에 반해 다소 비싼 가격에도 해당 제품을 골랐다. 그러나 기존 커피맛 제품과 완벽히 일치하는 성분을 확인하고는 제조사에 속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3일 본보 취재 결과 크라운제과 쿠크다스 커피와 폴바셋 제품은 품목번호를 비롯한 모든 성분이 일치함에도 가격은 289g 제품 소비자 가격 기준으로 500원의 차이가 났다.

쿠크다스는 1986년 최초 출시돼 경쟁사 유사 제품 없이 독보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크라운제과의 비스킷이다. 벨기에 아스(AASE) 지방의 쿠키라는 뜻이 담겼으며, 벨기에 초기 국왕 레오폴드 1세가 브뤼셀 지구 입성 시 백성들에게 던진 과자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쿠크다스는 오리지널 맛이 가장 잘 알려져 있지만 커피, 딸기 등 색다른 맛의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출시된 폴바셋 제품의 경우 호주 유명 바리스타의 이름을 그대로 따 만든 커피 프랜차이즈 폴바셋과 협업해 내놓은 제품으로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얼마 전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폴바셋 제품이 기존 커피맛 제품과 성분이 완전히 일치하는데도 가격을 더 비싸게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카페 ‘여성시대’에 지난달 27일 올라온 ‘폴바셋 쿠크다스 배신감’이리는 제목의 글에는 가격을 더 비싸게 주고 폴바셋 제품을 샀지만 성분이 모두 같아 배신감이 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댓글에서 소비자들은 “똑같은 제품 가격이 다르다니 황당하다”, “성분 같은데 가격이 차이 나는 것은 상자 값인 건가” 등 제조사가 꼼수를 부린 것 아니냐는 불만을 내놨다. 

실제로 성분표를 비교해 보니 두 제품의 품목번호와 영양 성분, 사용한 원두 종류와 비율이 모두 같은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단부터 쿠크다스 커피, 쿠크다스 폴바셋 제품, 복사해서 붙여넣은 듯 똑같은 성분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크라운해태]
상단부터 쿠크다스 커피, 쿠크다스 폴바셋 제품, 복사해서 붙여넣은 듯 똑같은 성분표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크라운해태]

먼저 두 제품 모두 품목번호가 2006024237651로 동일했다. 원재료명의 경우에도 밀가루, 설탕, 쇼트닝, 식물성유지, 난백액, 가공유지1, 유당, 가공버터, 가공유지2, 혼합분유, 리얼밀크파우더, 준초콜릿, 과채가공품, 혼합제재1, 혼합식용유, 폴바셋시그니처블렌드분쇄원두, 유화제, 정제소금, 산도조절제, 마스카포네치즈분말, 혼합제재2, 합성향료 순으로 모두 같았다.

영양정보 또한 100g당 547kcal로 나트륨 180mg, 탄수화물 61g, 당류 37g, 지방 31g, 트랜스지방 0g, 포화지방21g, 콜레스테롤 10mg, 단백질 6g의 비율까지 일치했다.

이처럼 동일한 제품으로 봐도 될 법한 커피와 폴바셋의 가격이 차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비밀은 폴바셋에 내는 로열티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폴바셋 제품의 경우 편의점에서만 유통되는 만큼 유통 경로에 따른 가격 차이도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커피와 폴바셋 제품의 성분이 같은 것은 맞다. 가격 차이의 경우 128g 제품의 가격은 같고 289g 대용량 제품에서 500원가량 차이가 난다”며 “커피 제품과 폴바셋 제품은 로고와 디자인 사용료, 즉 로열티 유무에서 차이가 있다. 또 폴바셋 제품의 경우 편의점 전용 제품이기에 가격 정책이 다른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커피 제품의 경우 되레 맛의 업그레이드가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일반 헤이즐넛 원두를 사용하던 기존 커피 제품은 폴바셋 원두로 업그레이드됐다. 원두 비율 또한 0.2%였던 것이 0.3%로 증량된 것이 확인됐다. 

이를 바꿔 말하면 고급스러운 상품 패키지와 폴바셋 로고를 포기한다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의 커피맛 쿠크다스를 즐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관계자는 “기존 커피 제품에 폴바셋 커피가 들어가는 것은 원재료의 사용인 만큼 별도의 디자인 사용료를 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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