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시장 안에 있는 스타벅스 ‘경동 1960점’ 가보니
스타벅스, 레트로 감성 자극…전통시장 활성화 나서
아쉬운 평도…“계단 많으면 장애인 등 이용 불편해”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스타벅스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스타벅스

【투데이신문 조유빈 기자】 다양한 수산물, 과물, 약재 등이 진열돼있는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동시장이 이제는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의 ‘성지’로 발돋움하려는 모양새다.

1960년대 지어져 60년 넘게 폐극장으로 방치됐던 시장 내 경동극장도 활력을 찾게 됐다.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해당 건물을 레트로 콘셉트의 매장인 ‘경동 1960점’으로 탈바꿈시키면서다.

공식 영업 전날인 지난 15일 기자는 미디어 초청 행사를 통해 스타벅스 경동 1960점에 직접 방문했다. 경동 1960점은 스타벅스의 사회 공헌 사업 중 하나인 커뮤니티 스토어 5호점이기도 하다.

이번 경동 1960점은 지역 상인과의 상생을 위해 마련됐다. 특히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MZ세대 소비자들의 발길을 모은다는 취지가 컸다.

이날 스타벅스 이한솔 인테리어팀 파트너는 “가능한 경동극장의 본 모습을 최대한 살리며 레트로 감성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특히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들이 색다른 변화를 느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 내부 사진ⓒ투데이신문
스타벅스 ‘경동 1960점’ 내부 사진ⓒ투데이신문

가장 먼저 카페 안으로 들어가기 위한 출입구는 극장 형식의 문으로 돼 있어 어렴풋이나마 폐극장의 흔적을 실감할 수 있었다. 매장에 들어서면 스크린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주문과 음료 등을 받는 곳이 배치됐다. 극장 좌석 자리는 계단식 구조를 살려 테이블들이 놓인 모습이었다.

일반 매장에서 주문번호를 TV 모니터 화면에 띄워놓고 안내하는 반면, 경동 1960점의 경우 빔프로젝터를 통해 영화관에서 사용하는 영사기 느낌을 물씬 살렸다. 극장 맨 뒤쪽에 위치한 영화가 출력되는 공간인 영사실은 직원들의 휴게 공간으로 조성됐다.

천장을 올려다보면 목조 구조물이 천장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나무 천장을 살리기 위해 소방 관련 스프링클러 등을 제외하고는 그대로 유지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맞춰 가구 또한 주로 갈색과 목조 위주로 이뤄졌다.

아울러 매장 앞쪽 한 구석에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돼 있다. 해당 공간에서는 지역 아티스트들이 정기적으로 문화예술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입구에 꾸며진 LG전자 레트로 공간 ⓒ투데이신문
스타벅스 ‘경동 1960점’ 입구에 꾸며진 LG전자 레트로 공간 ⓒ투데이신문

한편 LG전자에서도 스타벅스의 레트로 콘셉트 공간 꾸미기에 합류했다. 스타벅스 매장 입구에는 LG의 전신인 금성사가 1958년 설립 이후 최초로 선보인 흑백 TV와 함께 이를 개발할 때의 모습을 재현한 전시품이 전시돼 있었다.

이밖에도 다양한 LG전자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새로고침 센터’, 폐가전을 업사이클링해 악세사리를 만들 수 있는 ‘스타일 고침 코너’, 레트로 감성 오락 게임이 가능한 ‘기분고침 코너’ 등도 눈길을 끌었다.

이처럼 레트로 감성을 자극시키는 경동 1960점은 이미 MZ세대 사이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실제로 SNS, 유튜브 등에서도 “트렌드를 잘 따라갔다”, “사람이 몰리겠다”, “SNS 성지가 될 것 같다” 등의 의견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다만 반대로 계단이 많은 구조에 대해 다소 아쉬움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계단이 많으면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들다”, “일하는 파트너도 계단 때문에 힘들 것 같다” 등의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스타벅스 ‘경동 1960점’ 내부 사진 ⓒ투데이신문
스타벅스 ‘경동 1960점’ 내부 사진 ⓒ투데이신문

실제로 기자 또한 계단이 많고 가파른 공간이 장애인, 노약자 등이 이용하기에는 불편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껴졌다. 이에 스타벅스에서도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장애인 전용 좌석 등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엘레베이터가 따로 마련돼 있어 매장 입구로 똑같이 들어오실 수 있게 했다”며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경사가 있으며, 휠체어 전용 테이블도 따로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 손정현 대표이사는 경동1960점과 관련해 “오래된 공간을 특별한 트렌드를 가진 공간으로 변화시켜 우리의 전통시장이 활성화되길 희망한다”며 “경동 1960점에서 지역사회와 상생과 모든 세대가 가치있게 즐길 수 있는 스타벅스의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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