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게임박스 서비스 종료 공지 [출처=KT 게임박스 웹 페이지]
KT 게임박스 서비스 종료 공지 [출처=KT 게임박스 웹 페이지]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한때 ‘게임의 미래’로 주목받던 클라우드 게임이 제대로 꽃피기도 전에 저물어가는 모양새다. 구글이 손을 뗀 데 이어 야심차게 시장에 진입했던 국내 이통사들도 철수를 선택하는 등 이탈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최근 클라우드 게임에서 손을 떼고 있는 상황이다. KT의 경우 자체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인 ‘게임박스’의 서비스를 6월 30일 종료한다고 예고했다. LG유플러스가 제공해왔던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 ‘지포스 나우’도 7월 1일 혹은 그 이전 시점에 제공 업체를 변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이통사 중 SK텔레콤만이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 상황이다.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이미 예견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초 KT 게임박스의 신규 가입이 중단됐을 때부터 일부 관계자들은 서비스 종료 수순으로 보기도 했다. 관련 시장에서 그나마 영향력을 갖고 있는 플랫폼은 엑스박스 게임패스 뿐이고, 나머지는 크게 빛을 못 보고 있었다는 점이 이 같은 시각의 이유로 꼽힌다.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클라우드 게임이 화제가 됐던 것은 지난 2019년으로, 당시 구글은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 발표에서 ‘스태디아’ 서비스를 예고해 파장을 일으켰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비롯해 엔비디아, 텐센트 등 유수의 글로벌 인터넷 기업들이 연이어 해당 시장 참전을 선언하며 시장이 열리는 듯했다. 시장조사 업체 뉴주는 클라우드 게임 시장이 2025년까지 약 81억7000만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라 내다보기도 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게임을 구동하는 모습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모바일 환경에서 게임을 구동하는 모습 [사진 제공=마이크로소프트]

하지만 이 같은 예측이 무색하게 시장 참가자들의 이탈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열풍의 주인공이었던 구글 스태디아는 각종 기술적 문제점들을 노출하며 올해 1월 서비스를 종료했고, 국내에서도 두 이통사가 관련 사업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그 원인으로는 불충분한 인프라가 꼽힌다. 클라우드 게임은 게임에 필요한 리소스 등 각종 데이터를 개인 컴퓨터가 아닌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해 스트리밍하는 개념으로, 원활한 통신환경이 필수요건으로 꼽힌다. 특히 대전액션이나 슈팅 등 순간적인 반응속도가 중요시되는 장르에서는 저지연성도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5G 기술을 선보이는데 가장 적합한 콘텐츠로 지목됐지만, 정작 통신 품질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최근 국내 이동통신서비스 이용 행태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5G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 만족도는 23%로 매우 낮았으며, 불만족 이유로는 ‘LTE와 비슷한 속도’가 55%를 차지했다. 

실제로 클라우드 게이밍 이용자들이 자주 불편함을 호소했던 점도 ‘인풋랙(게이머의 입력이 실제 게임에 반영되기까지의 지연시간)’ 문제였다. 그 해결책으로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mmWave(밀리미터파 대역) 서비스를 지목했지만, 최근 국내 이통3사가 28㎓ 주파수를 포기하는 등 문제 해결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상황이다.

시장 관점에서는 킬러 타이틀 확보가 각 플랫폼의 성패를 가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PC·콘솔 타이틀 시장은 신작 타이틀에 대한 독점 출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정작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들은 여기서 뒤처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엑스박스 게임패스는 신작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였지만, 타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에서는 주로 출시된 지 어느 정도 지난 게임들이 주로 서비스되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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