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사옥 정문 ⓒ투데이신문
위메이드 사옥 정문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무소속 김남국 의원의 코인 보유 논란으로 불거진 이른바 ‘김남국 게이트’가 P2E 로비설에 이어 업계와 학회 간 내분으로까지 번지며 국내 게임업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의원의 위믹스 보유 사실이 밝혀지며 시작된 논란이 특정 업체의 정치권 로비설과 각종 소송전, 진실공방 등으로 이어지며 업계 전체가 갈등에 휩싸였다. 

이 같은 논란의 확산은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지난달 10일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서를 통해 여야 국회의원 및 보좌진에 대한 코인 보유 전수조사를 주장하며 위메이드의 국회 입법로비 의혹을 제기했다. 

위메이드는 위 학회장과 학회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형사고소했으며, 한국게임산업협회도 이에 동조하는 취지의 입장문을 냈다. 학회 측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참여연대, 서울대 민주동문회, 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국제가상자산위원회 등의 단체들과 공동 성명을 내고, 위메이드의 고소를 ‘자본에 의한 학문 테러’라며 비난했다. 

여기에 후원금 문제까지 불거지며 ‘코인 게이트’는 ‘후원금 게이트’로 비화되는 모습이다. 최초 의혹제기 당시 위메이드 측에서 학회가 여러 명목으로 후원금을 요구한 사실이 있다고 맞받아치면서 시작된 것이다. 

당시 위 학회장은 “각종 행사 때마다 포스터에 후원사를 표기하고 있으며, 이를 로비라고 칭한다면 국내의 모든 기업 후원을 로비로 봐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국내 게임사들이 공문뿐만 아니라 전화와 메시지 등으로 독촉을 받았다는 주장이 제기됐으며, 학회의 후원금 사용내역 증빙이 전무하다는 의혹까지 겹치는 등 논란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투데이신문
한국게임학회 위정현 학회장 ⓒ투데이신문

업계와 학회 간 관계가 파국으로 치달은 이상 현재로서는 봉합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일 개최된 한국게임학회 춘계학술대회 후원자 명단에서 게임사들과 관련 협회들이 모두 빠졌다는 점에서다. 위메이드 측도 일정대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무런 근거 없이 소문만 가지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의혹을 제기했다면, 그것이야말로 해서는 안될 일”이라며 “이제는 위정현 학회장의 시간인 셈”이라고 평했다. 

국내 게임산업의 경쟁력 약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중국 게임의 국내 시장 잠식을 비롯해 한한령 부활 조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등재, 게임법 개정안 시행령 제정 등 다양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상호 협력을 통해 발전을 도모해야 할 구성원들이 도리어 내분에 휩싸였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지난 4월 출시된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이 구글플레이 매출 3위에 올라 있는 등 중국 게임들의 공세는 계속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주가 부진까지 겪고 있다. 논란 전 5만3500원을 호가하던 위메이드의 주가는 4만2000원까지 추락하기도 했으며, 계열사인 위메이드맥스와 위메이드플레이도 급격한 주가 하락을 겪었다. 넷마블과 컴투스 등 블록체인 관련 사업에 힘을 싣던 기업들의 주가도 내리막을 면치 못했다. 

한 전문가는 “최근 실적 부진 등 업황 자체가 좋지 못한 시점에서 이 같은 논란이 일어나 업계가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내게 됐다”며 “국내 게임산업이 정쟁의 도구로 전락하고 규제 개선 목소리가 힘을 잃는 등 경쟁력을 키워나갈 기회를 잃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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