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가 바뀐 조국, 총선 출마 결심 굳혔나
문재인 만난 조국의 첫 말 한 마디는 과연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 불가능할 수도
무소속 조국의 생환은 정치지형 변화 예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한정욱 기자】 정치권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야권 성향 인사들 중 일부는 자신이 조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조 전 장관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했다는 말을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알려왔다. 조 전 장관은 즉석에서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결심이 점차 굳혀지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모두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총선 출마 임박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총선 출마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조 전 장관을 만난 야권 성향 인사들이 계속해서 조 전 장관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했다고 밝혔다. 초반에는 조 전 장관이 손사레를 쳤지만 최근 들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이 직접 총선 출마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읽혀진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10일 양산 평산책방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조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된 상황에서 길 없는 길을 걸어 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총선 출마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 성향 인사들이나 민주당 일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검찰독재에 맞서 검찰개혁의 선봉장이었던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는 조국의 강이 재현되면 총선 악재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은 그 이전에도 꾸준하게 나왔지만 보다 구체화된 것은 문 전 대통령의 평산책방을 방문한 다음이다. 조 전 장관이 자신이 모시던 전직 대통령이 운영하는 책방을 직접 방문해서 문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것은 정치적 해석을 낳기 충분한 시그널일 수밖에 없다.

조 전 장관은 문 전 대통령을 만난 이후 자신의 SNS에 “2019년 8월 9일 검찰개혁의 과제를 부여받고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됐지만, 저와 제 가족에게는 무간지옥(無間地獄)의 시련이 닥쳐 지금까지 진행 중”이라고 토로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달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법 고전 산책’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문재인 만난 조국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조 전 장관이 총선 출마 결심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조 전 장관이 출마를 한다면 과연 어디로 출마를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한 관심도 뜨거워지고 있다. 또한 민주당의 속내가 어떤 식일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왜냐하면 조 전 장관이 출마를 한다면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대해 당 지도부는 물론 현재 거론되고 있는 지역구 의원들 역시 초미의 관심사가 조 전 장관의 출마다.

다만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5월15~16일 전국 남녀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 의견을 물어본 결과, 54.2%가 반대했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의 응답률은 2.9%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즉, 국민적 여론은 조 전 장관의 출마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민주당 지지층의 생각은 다르다. 특히 친명계에서는 계속해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다만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를 하는 것 여부에 대해서는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나오고 있다. 강성 친명계는 당연히 민주당 사람으로 출마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반면 비명계는 총선 출마는 하되 민주당 소속이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다.

친명계 내부에서도 속내가 복잡하다. 조 전 장관이 아무리 현재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혹여 무죄 선고라도 받는다면,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해서 당선이 된다면 차기 대권 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 친명계 일부가 조 전 장관의 민주당 소속 총선 출마를 부담스러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즉, 조 전 장관이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해서 당선된 이후 무죄 선고 등을 받는다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정적이 되기 때문이다.

조국의 부담

조 전 장관 역시 민주당 소속으로 총선 출마를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민주당 소속 출마로 총선 출마를 했을 경우 여론의 역풍이 자신만 맞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 속에서 민주당이 만약 패배라도 한다면 그 패배의 책임을 조 전 장관이 모두 뒤집어써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조 전 장관이 총선을 출마한다고 해도 민주당 소속이 아니라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될 경우 과연 민주당은 해당 지역구를 공석으로 놔둘 것인지 등에 대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결국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는 민주당에게는 깊은 고민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으로든 총선의 부담이 된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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