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외부 후보군 망라 20여명 안팎 물망 전망
숏리스트 추려 9월 중 최종 추천 진행할 듯

KB금융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KB금융]
KB금융 신사옥 전경 [사진제공=KB금융]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선출 진행 과정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후보자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KB금융 이사회는 최근 KB금융 노조협의회와 차기 회장 선임 관련해 면담을 가져, 회장 후보 추천 절차를 투명성하고 공정하게 진행하기 위한 레이스가 사실상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후 평판 검증 결과를 반영, 가까운 시일 내 롱리스트(1차 후보군)를 추릴 전망이다. 

9월 초중반 차기 회장 윤곽 드러나나...다가온 시간표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업무를 마무리해야 할 마감 기한이 다가오고 있다. KB금융은 내부 규정상 회장의 임기 만료 2개월 전에는 경영승계 절차를 개시하게 된다. 즉 현임 윤종규 회장의 임기부터 역산해 보면 대강의 최종 마감 기한을 추정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오는 11월 20일로 3번째 임기를 마치게 된다.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에 선임된 윤 회장은 2017년과 2020년 11월 각각 연임 및 재연임했다. 

차기 회장 롱리스트를 구성하고, 이후 숏리스트를 추린 뒤 최종 후보를 정하게 된다. 이번 차기 회장 롱리스트는 내부 후보 10여명과 외부 후보 10여명 등 20명 안팎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롱리스트는 회장 임기 만료의 해 상반기 중에 정하도록 규정돼 있어, 30일이 마감일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과거 선례를 참고할 때 KB금융이 8월 말 숏리스트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후 9월께 최종 후보군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윤종규, 4번째 임기? 당국 움직임이 관건

윤 회장은 올해로 회장에 오른 지 10년 차가 됐다. KB의 안정적 성장에 공로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으로 4연임 기록을 쓸지 주목되고 있다. KB금융은 회장 연령을 ‘선임 및 재선임 시 만 70세 미만’으로 제한하므로, 그는 이 문제에서도 일단은 자유롭다. 윤 회장은 1955년생(만 68세)이다. 아직 이태쯤 여유가 있다.

다만 관건은 타금융지주의 회장들이 대거 교체됐다는 점에서 KB금융도 이 같은 시류에 따라야 하지 않냐는 주문이 있다는 부분이다. 

금융감독당국은 금융권 수장 교체 문제에 정권 초부터 관심을 기울여 왔다. 29일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은 굿네이버스 후원금 전달식 기회에 기자들을 만나, KB금융 회장의 승계 절차와 관련한 발언을 내놨다. 그는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합리적으로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KB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승계 프로그램도 잘 구성돼 있고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고 평하는 한편 “저희가 최근 (KB금융의 회장 승계 절차를) 점검하면서 개선의 여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 의견을 드린 바가 있다”는 점도 공개해 당국이 모종의 메시지를 KB금융 쪽에 전한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윤종규 회장(맨왼쪽)의 임기가 곧 만료되는 가운데 그가 4연임할 가능성, 새 인물 선출 가능성 등이 다양하게 회자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종규 회장, 허인, 양종희, 이동철 부회장 [사진제공=KB금융]
KB금융 윤종규 회장(맨왼쪽)의 임기가 곧 만료되는 가운데 그가 4연임할 가능성, 새 인물 선출 가능성 등이 다양하게 회자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윤종규 회장, 허인, 양종희, 이동철 부회장 [사진제공=KB금융]

포스트 윤종규 3인 부회장 시스템에 기타 계열사 CEO에도 관심집중

이런 가운데 회사 내외의 후보군 중 부회장 3인들에 대한 관심이 높다. KB금융은 지난 2021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 3인 체제를 완성했는데, 이들이 ‘포스트 윤종규’로 꼽힌다는 분석이 당시에도 유력했다. 

기존 양종희 부회장에 이어 당시 허인, 이동철 부회장을 추가로 승진시켜 견제와 균형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은 것. 마침 이들 부회장은 같은 1961년생이고, 각각 △ 양 부회장이 개인고객부문장 겸 WM/연금부문장·SME부문장 △허 부회장은 글로벌부문장 겸 보험부문장 △이 부회장이 디지털부문장 겸 IT부문장을 맡는 등 서로 중요 부분을 분담하는 구조다.

양 부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내 보험업에도 밝고 오래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추며 은행업에도 통달했다는 평을 듣는다. 

허 부회장은 윤 회장이 기존에 겸직하던 국민은행장 자리를 2017년 11월 내려놓을 때 이를 바로 물려받았다는 점에서 계승 의미를 크게 부여하는 시각도 있다. 그는 은행장 자리를 물려받은 후 내리 3연임에 성공, 객관적으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전략과 재무 등에 강점이 있는데다, 국민카드 대표 경험도 있다. 

한편, 주요 계열사를 이끄는 이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국민은행 이재근 은행장과 KB증권 박정림 사장도 리더십을 바탕으로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이 은행장은 1966년생, 박 사장은 1963년생이다.

KB금융은 공정성과 회추위 독립성 보장을 위해 명단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다만 롱리스트는 회추위의 독립성 훼손을 막기 위해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것과 별개로, 상시 관리를 통해 위기시 즉각 대응력을 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필요시 평판 조회 및 반영 등 제반 절차들을 체계적으로 빨리 이행할 수 있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안정적인 경영승계 절차 이행과 회장의 유고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회장 후보군(롱리스트)을 내·외부 후보군으로 구분, 매 반기 상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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