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정인지 기자】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 사는 엄마 판다 ‘아이바오(9세)’가 아기 판다 자매를 낳았다. 2020년 첫 딸 ‘푸바오’를 낳은 지 3년 만인데, 국내에서 쌍둥이 판다가 태어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에버랜드는 세계적으로 멸종 취약종인 자이언트 판다 아이바오와 ‘러바오(10세)’ 부부가 쌍둥이 딸을 얻었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이로써 에버랜드는 국내 처음으로 판다 자연 번식에 성공한 동물원 타이틀에 이어 쌍둥이 판다 자연 번식에도 성공했다는 명성을 얻게 됐다.

아이바오의 진통은 지난 7일 새벽부터 시작됐다. 진통 1시간여만인 오전 4시 52분 첫째를, 오전 6시 39분 둘째를 품에 안았다. 새끼의 몸무게는 각각 180g, 140g이다. 현재 98kg인 푸바오도 갓 태어났을 때 몸무게는 197g이었다.

아기 판다들은 현재 동물원 내 사육장 내실에서 어미 아이바오의 돌봄을 받으며 지내고 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산모와 쌍둥이 아기 판다 모두 건강한 상태”라며 “엄마 아이바오가 푸바오 때의 육아 경험을 살려 아기들을 능숙하게 보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태어난 쌍둥이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에버랜드 측은 국민 공모와 투표를 통해 이름을 확정해 생후 100일 전후 발표할 예정이다.

판다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 봄철 3~4일에 불과해 임신이 어려운 동물이다. 에버랜드는 아이바오가 평소보다 잠을 많이 자고, 잘 먹지 않는 것을 보고 임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내실에서 집중적으로 보살펴왔다.

판다는 상상 임신 사례가 많아 출산이 임박해서야 정확한 임신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에버랜드 측은 아이바오가 2020년 푸바오 임신 때와 비슷한 행동 패턴을 보이는 것을 확인한 후 사육사와 수의사, 중국 판다보호연구센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팀을 꾸려 24시간 산모의 건강관리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당분간 쌍둥이 아기 판다는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되지 않을 예정이다. 판다월드 송영관 사육사는 “당분간 아이바오는 내실 생활을 하며 산후 관리와 쌍둥이 판다 육아에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추후 건강 상태와 성장 과정을 면밀히 관찰해 공개 시점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푸바오의 경우 네 발로 걷고 대나무를 먹기 시작한 생후 6개월경 판다월드 방사장에서 관람객들과 만났다.

한편 자이언트 판다의 소유권은 중국이 갖고 있기 때문에 생식 능력이 생기는 4살이 되면 종 번식을 위해 반환하는 것이 통상 절차다. 이에 따라 푸바오는 내년 중국에 반환될 예정이다. 부모인 아이바오와 러바오는 2016년 MOU를 통해 15년 동안 머물기로 했기 때문에 2031년까지 국내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