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호 지음 | 292쪽 | 128×188 | 지식을만드는지식 | 1만6800원

ⓒ지식을만드는지식
ⓒ지식을만드는지식

7월 24일 우문술이 이끄는 수나라 군사들이 살수에 도착했다. 수나라 군사들은 물의 깊이를 가늠하지 못해 강에 들어가기를 머뭇거렸다. 이때 갑자기 고구려의 승려 일곱 명이 나타나 강물 속으로 들어가 걸으며 “물이 오금에도 차지 않네”라고 했다. 이를 본 수나라 군사들은 하나둘씩 앞다투어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수나라 군사들이 강을 반쯤 건넜을 때 상류의 모래주머니를 터 놓았다. 강물이 거세게 밀려오자 수나라 군사들은 당황하며 서로 먼저 강을 건너려고 했다. -142~143쪽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으로 유명한 고구려·수 전쟁은 지금까지 그 규모에서 동북아시아 최대의 전쟁으로 꼽히지만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자세하게 다룬 저술은 찾아보기 어렵다. 고구려·수 전쟁의 일차적 사료인 수서(隋書)에 대해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수나라의 역사를 기록한 기전체 사서인 수서는 수나라 통치자들의 고구려에 대한 인식과 요동에서의 고구려·수 전쟁, 고구려·수 전쟁 전후의 민란 등에 대한 많은 사료가 담겨져 있어 고구려·수 전쟁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원천 자료로 꼽힌다. 그러나 원천 분량이 방대하고, 한문으로 돼있어 쉽게 접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에 수서를 오랫동안 연구한 권용호 저자가 고구려·수 전쟁 관련 사료를 틈틈이 모아 고구려·수 전쟁의 배경, 준비 과정과 진행 양상, 전쟁 이후의 상황 등을 상세히 기술한 <고구려와 수의 전쟁>을 펴냈다. 

85권 분량에 달하는 수서를 국내 최초로 완역 소개한 바 있는 저자는 풍부한 인용과 생생한 묘사로 고구려·수 전쟁과 수나라의 역사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후한 멸망 후 기나긴 위진남북조시대 혼란기를 거쳐 중국을 통일한 수나라는 불과 37년 만에 단명한다. 이처럼 짧은 역사를 가진 수나라의 흥망성쇠를 시대순으로 기술하고 그 안의 흥미로운 내용과 교훈을 소개한다.

고구려·수 전쟁의 전개 과정에서 나오는 개성 넘치는 인물들도 대거 소개한다. 폭군이라고 알려진 양제를 비롯한 다양한 역사적 인물들을 생동감 있게 그려내 재미를 더한다. 

출판사 관계자는 “이 책은 풍부한 인용 및 생생한 묘사로 고구려·수 전쟁이나 수나라에 대해 자세하게 알 수 있다”라며 “개성 넘치는 인물들과 흥미로운 일화들로부터 당대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발견할 수 있고 앞으로 중국이 우리에게 어떤 나라가 될 것인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