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이후 출생 회장급 25명
MZ세대 오너가 임원들도 90명

[그래프제공=한국CXO연구소]
[그래프제공=한국CXO연구소]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1970년 이후 태어난 주요 오너가 중 60명 이상이 회장과 부회장 자리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최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家 임원 현황 분석’을 발표했다.

조사 결과 1970년 이후 출생한 오너가 중 임원직에 오른 인물은 모두 300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회장과 부회장급에 해당하는 젊은 임원이 64명이나 됐으며 이 가운데 25명은 회장 또는 총수로서 기업을 이끌고 있었다. 

1970년 이후 출생한 그룹 총수 중에서는 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53세)의 재계 서열 순위가 가장 높았다. 현대차의 재계 순위는 3위이며 정 회장은 지난 2020년 10월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재계 서열 4위 LG그룹 구광모 회장(45세)도 1970년대생으로 그룹 총수이면서 회장 직위를 쓰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 2018년 6월 故구본무 회장에 이어 LG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재계 14위 한진 그룹 조원태 회장(47세)과 재계 21위 현대백화점 그룹 정지선(51세) 회장도 1970년 이후 출생한 젊은 총수들이다. 조원태 회장은 2019년 4월, 정지선 회장은 2007년 12월에 회장 자리에 올랐다. 

공정위 지정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대기업 집단에 속하면서 회장 직함을 쓰는 젊은 오너도 있다. 한국타이어 그룹 조현범(51세) 회장과 DB 그룹 김남호(48세) 회장이 여기에 포함된다. 조현범 회장은 2022년 1월 한국앤컴퍼니 회장으로, 김남호 회장은 2020년 7월 DB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다.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는 오너가 임원은 39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차기 회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부회장급 임원에는 ▲넥센 강호찬(52세) 부회장 ▲금비 고기영(52세) 부회장 ▲세종공업 박정길(52세) 총괄부회장 ▲동원산업 김남정(50세) 부회장 ▲한국콜마홀딩스 윤상현(49세) 부회장 ▲대신증권 양홍석(42세) 부회장 ▲경동제약 류기성(41세) 부회장 ▲한화 김동관(40세) 부회장 등이 있다. 

조사 대상자 중 여성 부회장은 6명이다. ▲인지컨트롤스 정혜승(51세) 부회장 ▲DB하이텍 김주원 (50세) 부회장 ▲대상홀딩스 임세령(46세) 부회장 ▲영원무역 성래은(45세) 부회장 ▲한솔케미칼 조연주(44세) 부회장 ▲동문건설 경주선(38세) 부회장 등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밖에 대표이사를 포함해 사장급 CEO는 모두 154명(51.3%)으로 50%를 넘어섰다. 이 중 42명은 1980년 이후 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82개 대기업 집단에 속하는 젊은 사장은 ▲HD현대 정기선(41세) 사장 ▲BGF 홍정국(41세) 사장 ▲휴비스 김건호(40세) 사장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이규호(39세) 사장 ▲한화생명 김동원(38세) 사장 ▲호반건설 김대헌(35세) 기획총괄 사장 등이 대표적이다.

여성 중에는 호텔신라 이부진(53세) 사장을 비롯해 ▲대주전자재료 임일지(53세) 사장 ▲신세계 정유경(51세) 총괄사장 ▲한미약품 임주현(49세) 사장 ▲신성이엔지 이지선(48세) 사장 ▲콜마비앤에이치 윤여원(47세) 사장 ▲깨끗한나라 최현수(44세) 사장 ▲한글과컴퓨터 김연수(40세) 사장 ▲한진 조현민(40세) 사장 등이 경영 전면에서 주목받고 있다. 

젊은 오너가 임원 300명을 경영 세대별로 구분해보면 2세 경영자가 165명(55%)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3세 경영자 108명(36%), 4세 기업가는 17명(5.7%) 순으로 조사됐다. 창업가는 10명(3.3%)으로 나타났다. 

직위별로 보면 ‘사장급(대표이사·의장 포함)’이 154명으로 최다를 차지했다. 이어 부회장급 39명, 회장(총수 포함)급 25명, 부사장급 24명, 전무급 19명, 상무급 16명 순으로 나타났다. 기타(이사·고문·경영리더 등) 임원도 23명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별로는 1972년에서 1973년에 출생한 오너가 젊은 임원이 51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974년~1975년생(49명), 1976~1977년생(39명), 1978~1979년(37명), 1970~1971년(35명) 순으로 30명을 넘었다. 이밖에 1980년 이후에 태어난 MZ세대 임원은 총 90명(30%)으로 평균 10명 중 3명꼴로 나타났다.

1990년 이후 출생한 30대 초반 오너가 임원도 8명으로 파악됐다. ▲대유에이텍 박은진(33세) 상무 ▲CJ제일제당 이선호(33세) 경영리더 ▲나진 우기원(31세) 대표이사 ▲호반프라퍼티 김윤혜(31세) 부사장 ▲BYC 한승우(31세) 상무 ▲농심 신상열(30세) 상무 ▲호반산업 김민성(29세) 전무 ▲삼양식품 전병우(29세) 이사가 90년대생 그룹군에 포함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창업 세대에 이은 2세 경영자는 형제간 후계 경쟁이 치열해 경영 능력을 확실히 입증하지 못하면 그룹 수장으로 오르기 쉽지 않았다”라며 “최근 3~4세 경영자는 외아들이 크게 늘다 보니 뚜렷한 경영 능력을 보여주지 않아도 그룹 후계자로 낙점받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영 후계 진행 방식이 향후 우리나라 기업의 경영 체질을 개선하는 데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볼 필요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경영 3~4세 중에는 여러 이유로 미국 등지에서 자녀를 출산한 경우도 많아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이 4~5세 경영 시대로 접어들 때는 국내 재계에 국적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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