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在獨) 철학자 한병철은 『사물의 소멸』(김영사 2022)에서 고유의 역사와 주체성을 간직한 타자로서의 사물이 사라져가는 현실을 지적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주변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한 사람에 가까운 아우라를 뿜어내는 괘종시계나 가죽구두 따위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이 언제 어디서나 정보에 연결되도록 얌전히 기다리고 있는, 텅 빈 객체들이다. 그것들은 도처에 널려 있고,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으며, 언제든지 매끄럽고 ‘스마트’하게 처분 가능한 정보로 모든 것을 환원한다. 세계가 손아귀에 쥐어져 있다는 전능감에 가까운 착각은 역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아프리카 탄자니아 난민 출신 소설가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올해 노벨 문학상의 주인공이 됐다.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7일(현지시각)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압둘라자크 구르나를 선정했다고 밝혔다.1948년 탄자니아의 잔지바르섬에서 태어난 구르나는 1968년 혁명으로 아랍계 주민 탄압을 피해 영국으로 이주했다.난민 신분으로 영국 생활을 시작한 구르나는 21세부터 영어로 작품 활동을 펼쳤다. 최근까지 영국 캔터베리 켄트대 교수로서 영문학과 탈식민지학을 강의했다.이번 구르나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탄자니아 출신으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강동수 작가가 지난해 9월 펴낸 세월호 추모 소설 ‘언더 더 씨’가 최근 성희롱 논란에 휩싸였습니다.‘언더 더 씨’는 강 작가가 펴낸 동명의 소설집에 수록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여학생 ‘단비’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작품입니다. 작중 논란이 된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지금쯤 땅위에선 자두가 한창일 텐데. 엄마와 함께 갔던 대형마트 과일 코너의 커다란 소쿠리에 수북이 담겨있던 검붉은 자두를 떠올리자 갑자기 입속에서 침이 괸다. 신 과일을 유난히 좋아하는 내 성화에 엄마는 눈을 흘기면서도 박스째로 자동차 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