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023] 꺾기 논란에 홍원식 대표 극구부인
PF 앞세운 효자에서 체질개선 시급 골칫덩이로
내부통제 실패 논란, 시중은행 전환 영향미칠 듯

국정감사에 출석한 하이투자증권 홍원식 대표 [사진출처=뉴시스]
국정감사에 출석한 하이투자증권 홍원식 대표 [사진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하이투자증권이 국정감사 고비를 일단 넘겼지만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칫 DGB금융그룹의 ‘골칫덩이’로 전락할 여지도 없지 않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꺾기 의혹 등 이번 국정감사에서 부각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해야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등도 순조로울 수 있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하이투자증권이라는 개별사뿐만 아니라 DGB금융지주가 직면한 암초를 슬기롭게 피해 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PF 꺾기, 강력 부인했지만 남은 과제 심각...체질 전반 바꿀 필요 여전

하이투자증권 홍원식 대표이사는 11일 국회 정무위원회가 진행한 금융위원회 국감에 출석했다. 홍 대표는 부동산 PF 꺾기 의혹을 정면 부인했다. 꺾기란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예금 등 상품 가입을 강요하는 등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불공정 행위다. 

더불어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하이투자증권의 PF 대출 꺾기 민원 투서가 총 21건이나 들어왔다”며 “하이투자증권이 차주에게 대출 조건으로 자사 부실 채권을 매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약정해 20억원 상당의 부실 채권을 팔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홍 대표는 “오늘 아침에도 실무자들끼리 오고 갔던 이메일을 확인했다”며 “관련 증거들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문제는 이후 상황이다. PF 관련 시장이 얼어붙은 데다 이처럼 국감에 PF 꺾기 이슈까지 도마에 오르면서 하이투자증권의 PF는 이제  위축 분위기 개선을 좀처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하이투자증권은 PF 자금 조달 때 주선 역할을 맡고 고금리를 받는 후순위 대출로 실적을 올리는 구조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이 같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구조는 결국 부동산 시장 냉각 구도에서 부실 부담을 키웠다. 

지난해 말 영업수익에서 부동산PF 실적이 포함된 IB 사업부는 82.8%를 차지했으나, 올해 2분기 기준 IB 영업수익 비중은 39.2%까지 위축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런 가운데 부실 우려도 커졌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회수의문 이하 자산 비율은 13.8%다.  손실 가능성이 큰 자산이 증권업계에서 최상위권 수준에 달한 것이다. 회수의문 이하 자산이란 회수하기 어렵거나 잠정 손실로 잡아둔 자산이다.

타격에 관련 이슈로 국감 소환까지 당하면서 하이투자증권으로서는 부동산 경기가 꺾인 빈자리를 메울 수익 다변화에 열을 올릴 필요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상품 운용 부문의 순영업수익을 700% 이상 키운 86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고, 올해 5월 차세대 MTS ‘iM하이’를 출시한 이후로만 잡아도 비대면 고객을 1만명 이상 늘렸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352억원으로 62.0%나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291억원으로 54.8% 감소한 상황이다.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4% 급감한 189억원,  2분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48.7% 줄어든 151억원을 기록했다.

그래서 다른 증권사들이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  재개를 놓고 고심하는 지난 9월 이후 국면에서 하이투자증권은 오히려 CFD를 ‘신규개시’는 등 영업에 전방위로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시장에서는 본다. 대형사의 경우 CFD가 차지하는 이익 비중이 미미해 당국의 규제 강화 등을 감수할 필요가 적지만 하이투자증권으로서는 처한 상황이 다르지 않냐는 것. 한편 하이투자증권은 CFD는 라덕연 사태 등과 관련없이 이미 추진 중이었기 때문에 이번에 신규 진출한 것으로, 고객 보호조치 등에 신경쓰면 큰 문제가 될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내부통제 실패 문제, 시중은행 전환·회장 연임 이슈에도 영향?

부동산 PF 문제는 내부통제 실패 논란으로까지 이어진다.  하이투자증권 김진영 부동산부문 사장이 15조원 규모의 기업어음 거래를 흥국증권에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흥국증권은 김 사장의 아들이 근무하는 회사다. PF 흥행 국면에서 주도적 인물로 꼽히던 김 사장 주변 문제라 감시나 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문을 해소해야 한다. 따라서 이 문제는 내부통제 관한 감사는 DGB금융지주 차원에서 진행된다. 

DGB금융지주가 지방은행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공식화한 만큼, 계열사 내부통제 실패 우려가 미칠 파장은 클 수밖에 없다.

대구은행 측이 하이투자증권과 연관된 내부통제 문제는 또 있다.  

대구은행 직원들이 고객 몰래 하이투자증권 등 증권사 계좌를 개설한 사실도 드러나 파장이 일어난 바 있다. 금융감독원은 8~9월간 현장검사를 진행, 고객이 직접 서명하지 않은 신청서 사본을 활용해 1662건의 증권계좌를 부당하게 개설한 사실을 확인했다.

금융위원회 김주현 위원장은 “시중은행 전환 신청을 하면 법에서 정해진 사업계획 타당성, 건전성, 대주주 적격성 등을 보게 돼 있다”며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심사 과정에서 이런 점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시중은행 전환 문제와 증권사 문제가 얽히고설키면서 국면을 전환하고 새 분위기를 불어넣을 필요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이 와중에 3연임 가능성이 거론되던 DGB 김태오 회장의 용퇴 가능성 등이 맞물리며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하이투자증권이 이런 상황에서도 분발해 나갈지 그래서 더욱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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