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제 돈 쓰듯 펑펑…창업진흥원 도덕적 해이 문제 심각
초과근무수당 부정 수령에 ‘한 번쯤 괜찮겠지 생각’
이인선 의원 “환골탈태 수준으로 청렴 문화 확산에 총력 기울여야”

김용문 창업진흥원장 [사진제공=뉴시스]<br>
김용문 창업진흥원장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직원이 원장 카드로 개인 전기차량을 충전하거나, 대학원을 다니며 초과근무수당을 수령하는 등 창업진흥원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20일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 지원 전담 공공기관인 창업진흥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원장 법인 카드로 개인차량을 충전하거나, 대학원을 다니며 초과근무 수당을 부정 수령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실시된 A부서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해당 부서 소속 직원 6명이 인근 대학원을 다니며 초과근무수당을 부정하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부정으로 받은 금액은 414만8650원에 달했다.

당시 징계회의록을 살펴보면 이들은 “대학원 수업도 직무 교육에 포함이 된다고 생각했다”, “입사한 지 오래되지 않아 정확하게 규정을 인지하지 못했고, 한 번쯤은 괜찮겠지 생각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해임 및 경징계 이상의 처분을 받았으나, 2년 미만 근무자이고 부서 내 부정 수행 분위기가 어느 정도 있었다는 이유로 정직, 감봉, 견책 등에 그쳤다.

B부서 소속 직원은 올해 7월 원장 전용 관용 차량에 쓰일 전기차 충전카드를 워장 수행기사로부터 전달받아 본인 소유 벤츠 전기 차량에 충전하다 적발됐다. 그 횟수는 50회로 드러났다.

엄연한 횡령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실장은 견책에 그쳤다. 이에 일각에서는 징계가 솜방망이 처분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창업진흥원의 기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 행위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 직원에 대한 처분으로 감봉 3개월의 빈약한 처벌에 그치기도 했다.

앞서 창업진흥원 김용문 원장의 직무수행계획서에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 강화로 성희롱을 예방하겠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직장 내 성희롱 및 괴롭힘 사건이 발생했다.

이 밖에도 윤리경영가치 확산과 청렴 시민감사관 위촉 운영 등을 약속했으나 전용 관용 차량이 아닌 개인 차량 충전 및 초과근무수당 부정수령 문제가 나타난 것이다.

이에 이 의원은 “공공기관 임직원들이 각종 금전 부정수령을 안일하게 생각하면서 어떻게 기업가정신을 이야기하고 혁신과 성공 창업을 외칠 수 있겠느냐”면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확인하고 환골탈태 수준으로 청렴 문화 확산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6월 창업진흥원은 ‘K-스타트업 센터’ 사업 진행 과정에서 약 1억7500만원의 금액을 ‘피싱 조직’에 송금한 바 있다. 이마저도 사고가 터진 지 약 한달이 지나 외부 신고로 사건을 인지했고, 현재 경찰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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