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울산저널 이재봉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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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세진 기자】“머 바 가서니 커르 메코님 케 두스테션 더렘(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

지난달 30일 울산 동구의 남목고등학교 교정과 슬도 항구 앞 카페에서 특별한 노랫소리가 울려퍼졌다. 울산 주민들과 아프간 청소년이 함께 부른 아프간어(다리어) 노래는 가수 하림이 소외된 노동자들을 위해 만든 노래 ‘우리는 모두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합니다(이하 우사일)’였다.

이 노랫말은 아프간특별기여자의 가족으로 울산 동구에 정착한 청소년 살림, 와리스, 다우드, 아지미가 번역한 것으로, 가수 하림이 이 소식을 듣고 울산에 방문해 함께 노래를 나눴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는 강연도 이어졌다.

한국다양성연구소가 주관하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중앙회의 지원으로 열린 이 행사는, 다양성훈련을 통해 이주민 편견과 차별 해소를 위한 <다양성 다이브> 사업의 일환으로, 긴 다양성훈련에 참여한 남목고등학교 여혜경 교사와 이다경 학생이 학교로 돌아와 만든 ‘레인보우 프로젝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날 가수 하림은 아프가니스탄 내전 때문에 디아스포라로 살고 있는 이들이 고향을 그리는 노래 ‘Beshnno Az Nay’, 아프가니스탄 고향을 떠나서 그리워하는 노래 ‘Ederlezi’를 함께 전했다.

가수 하림은 “(2021년에) 아프가니스탄 특별기여자가 입국한다는 소식을 듣고, 일찍이 위로를 전할 이 노래를 전하고 싶었지만 만날 수 없어 SNS에 올렸다. 이제야 비로소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살림과 와리스는 “잘 알고있는 노래이지만 한국에 와서는 처음 들었다”며 슬픈 음색의 노래임에도 청소년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살림은 이 노래를 들으며 “(떠나온 아프간이) 그리웠다”고 말했고, 와리스는 “(아프간 노래를 들려줘) 고맙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가수 하림은 “함께하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기억해달라”며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위로’를 전했다.

이어서 남목고등학교 국어교사인 강귀정 교사의 도움을 통해 아프간 청소년들이 직접 번역한 ‘우사일’을 함께 부르는 시간이 이어졌다. 울산 주민들은 처음 접한 낮선 언어임에도 불구하고 큰 어려움 없이 나눠준 악보를 보며 함께 노래를 불렀다.

이날 행사를 준비한 한국다양성연구소 덴마 활동가는 “아프간 청소년들에게는 자신에게 가장 편한 언어로, 자신이 번역한 노래를 울산 주민들과 함께 부르는 시간이 소중했을 것이고, 울산 주민들에게는 아프간 주민들과의 긍정적인 경험을 만들게 된 것이 큰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가수 하림은 “전쟁 등을 피해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지키기 위해 이주하면서 생겨난 음악이 월드뮤직이다. 음악을 들으며 지금 함께 살아가는 난민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길 바라며 한국사회의 난민에 대한 부족한 인식, 오해들을 바로잡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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