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잔고 높은 종목 위주 빠른 단기 상승 전망
2차전지 관련주 무더기 상승...에코프로 ‘상한가’
“실적 부진한 공매도 상위 종목 추세적 상승 불가능”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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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결정 후 개장 첫 날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공매도 잔고가 많은 2차전지 관련주 위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숏커버링 매수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6일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코스피 지수는 4%대를 상회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코스닥 지수는 6% 이상의 급등을 보이며 올해 처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하기도 했다. 거래소는 전 거래일 대비 코스닥150 선물(12월물)이 6% 이상 상승하고, 코스닥150 지수는 3% 이상 상승한 후 1분간 매수가 지속돼 사이드카를 발동시켰다.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5분간 모든 프로그램매매 매수호가의 효력이 정지된다. 사이드카가 발동한 것은 지난 2020년 6월 이후 약 3년 5개월 만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다는 결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 외로 한정했던 공매도 금지 대상을 코스피, 코스닥, 코넥스 전 종목으로 확대했다. 다만 시장조성자와 유동성 공급자 등의 차입공매도는 허용했다.

증권가는 이번 금융당국의 한시적인 공매도 금지로 국내 증시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 김대준 연구원은 “수급에 의한 자율적인 가격 조정이 점차 약해질 것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모두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개별 종목 측면에서는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을 염두에 둬야 한다”며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고가 많이 쌓였던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한시적 금지 결정 이후 거래 첫날 에코프로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사진출처=네이버증권]
금융당국의 공매도 한시적 금지 결정 이후 거래 첫날 에코프로가 상한가를 기록했다. [사진출처=네이버증권]

이날 시장에서는 지난달 말 기준 공매도 상위 종목이었던 2차전지 관련주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에코프로가 전 거래일 대비 9만1000원(+29.98%) 오른 82만8000원으로 상한가를 기록했고, 에코프로비엠도 상한가에 근접한 29만7500원대에 거래됐다. 2차전지주의 강세로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ETF가 38% 이상 급등세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 최유준 연구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로 공매도 거래대금 상위권에 포진했던 2차전지 관련주가 지수를 견인하고 있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3000억원 수준의 순매수가 상당부분 2차전지 관련주로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매도의 한시적 금지 결정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요가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초반에 발생할 수 있으나 결국 실적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하나증권 이재만 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길게 봤을 때는 공매도를 대체할 수 있는 주식 선물 등을 활용할 수 있고 실적 및 가치 등으로 수급이 몰렸던 과거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실적이 부진한 공매도 상위 종목의 추세적인 상승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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