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긍정적 힘 실어주기’ 희망
기업 가치 지키며 슬로우 뷰티 활성화
인간과 환경 발전 위한 변화 가치 반영
캠페인을 통한 기부문화 확대에도 노력

서울 신사동 탈리다쿰 복합문화공간 티케이앤(TK&)에 전시된 제품들. ⓒ투데이신문
서울 신사동 탈리다쿰 복합문화공간 티케이앤(TK&)에 전시된 제품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두리 김민수 석진원 윤예진 정주원 채진우 기자】 환경은 이제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이에 기업들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즉, 기업 경영에서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활동에 주목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비건, 사회적 책임 모두 ESG 트렌드가 사회 깊숙이 자리를 잡으면서 주목받게 된 키워드다. 기업들은 ‘비건 비즈니스’를 통한 상품 기획 및 마케팅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는 화장품 산업에서도 추구하는 핵심 트렌드다. 특히 화장품의 주 소비층인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친환경’ 혹은 ‘비건’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탈리다쿰은 지난해 론칭한 비건 화장품 브랜드다. 제품들은 흰민들레 태좌 추출물을 핵심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친환경과 사람의 건강에 대한 책임뿐만 아니라, 동물 실험이나 동물 유래 재료 없이 지속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브랜드의 주요 가치다. 더불어 ‘2023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패키징 디자인 부문에서 본상을 받아 디자인의 독창성과 친환경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에 청년 세대로 구성된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2기는 서울 신사동 탈리다쿰 복합문화공간 티케이앤(TK&)에서 이효섭 공동대표를 직접 만나 ESG 경영 가치와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 ⓒ투데이신문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 ⓒ투데이신문

Q. 회사의 이름인 ‘탈리다쿰’은 어떻게 지어졌나요. 

창업주인 채문선 공동대표가 브랜드의 이야기와 창의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대표는 난치성 켈로이드 피부질환을 앓고 있는데 아이들에게 유전될 수 있다는 걱정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가 고민이었는데 피부의 수분 장벽을 강화하는 것이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이라는 의사의 의견을 듣고 뷰티 브랜드를 창업하게 됐습니다. 

브랜드의 이름을 정하는 것은 상당히 고민스러운 작업이었습니다. 대표는 과거 활발한 사회생활을 했지만 결혼 이후 3명의 아이를 낳았고 10여년의 공백기를 가졌습니다. 이에 따른 사회적 격차로 우울을 경험하기도 했는데 성경을 읽다가 ‘탈리다쿰’이라는 단어를 발견했습니다. 탈리다쿰은 ‘소녀여 일어나라’라는 의미입니다. 본인은 기독교 신자도 아니고 소녀도 아니었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다시 일어날 힘을 찾는다는 의미에 초점을 두고 탈리다쿰을 브랜드 이름으로 선택했습니다. 

이에 맞게 우리의 슬로건도 “가장 민감하고 약한 부분에서 강인함을 찾아라”입니다. 탈리다쿰이 성경에서 나오는 단어라 크리스천 브랜드로 오해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탈리다쿰이 내포한 의미를 바탕으로 스토리를 풀어낸 것입니다.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2기가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2기가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흰 민들레 태좌 배양 과정을 통해 식물을 해치지 않은 친환경적인 추출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주 원료로 흰 민들레에 주목한 이유가 있나요.

난치성 켈로이드는 상처가 발생하면 염증이 생기게 됩니다. 오래전부터 한국에서는 흰 민들레가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실제 민들레 차를 마셔 봤더니 염증이 상당히 완화됐고 그래서 흰 민들레를 화장품에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더불어 흰 민들레가 과학적으로 염증 완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Q. 흰 민들레 태좌 배양을 위해 3년 동안 연구에 몰두하셨다고 들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한국에서 브랜드가 론칭을 위해 이름을 정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은 보통 7~8개월 정도 소요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흰 민들레 성분을 보다 꼼꼼하게 확인하기 위해 약 3년이 걸렸습니다. 또 이 성분을 복제할 수 있는 기술을 찾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흰 민들레를 보호하면서 샘플을 취하고 복제 배양을 통해 추출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이 같은 친환경적인 방법을 택해 우리 브랜드의 비전으로 나아가기 위한 합리성을 확보하고 특허를 개발했습니다.

또 다른 투자자들은 “현재 한국의 화장품 산업 흐름을 따라 인플루언서 브랜드를 만들어 패스트 뷰티를 실현하자”라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행사장을 찾아가는 대신 우리는 식물 연구소와 협력해 화장품을 개발했고 그 결과 태좌 배양을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2기가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 2기가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탈리다쿰은 어떻게 ESG를 사업 모델에 적용하고 있나요. 

비건 브랜드 중에서 친환경적 물품 제작을 내세우는 브랜드는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비건만을 강조한 브랜드가 상당히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품의 비건만을 강조하면 새로운 플라스틱 생성과 함께 탄소가 배출되는 문제를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브랜드는 ‘PCR 100%’로 알려진 플라스틱 재활용을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런 선택은 뷰티 브랜드의 용기 디자인을 제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친환경을 추구하고자 합니다. 또 우리 브랜드는 비건과 친환경에 머무르지 않고 동물의 안녕과 젠더 다양성을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브랜드를 운영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가치가 우리 브랜드의 최우선 순위입니다.

Q. ESG 목표를 추진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사업은 결국 돈을 위한 것이지만 ESG 가치를 존중하려면 수익을 일부 포기해야 합니다. 이런 원칙을 고수하게 되면 우리의 원가율이 높아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다른 브랜드가 10개를 팔았을 때 얻는 이익을 우리는 얻지 못할 수 있습니다. 때로는 쉽지 않은 상황 앞에 이렇게 시작한 이유에 의문을 품기도 합니다. 아무런 제약 없이 상업적인 브랜드를 만들 수 있는 유혹도 있었습니다. 현재 큰 인기를 끌고 있는 K-뷰티는 대부분 패스트 뷰티고 많은 기업들이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우리의 가치를 지키면서 한국에서 슬로우 뷰티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또 다른 ESG 전략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희는 캠페인을 통해 기부 문화를 확대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환경 단체에 기부하는 ‘소녀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또 체육 분야의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신유빈 선수와 함께 엠버서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향후 자금 지원 및 판관비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뷰티 브랜드는 보통 연예인들을 많이 활용하는데 탈리다쿰은 다양성을 강조하며 인종, 성별, 연령을 가리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초기에는 인플루언서인 쥴스, 신유빈 선수와 협업을 시작했고 앞으로는 해외에서도 다양한 인물과 협력해 열린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합니다.

서울 신사동 탈리다쿰 복합문화공간 티케이앤(TK&)에 전시된 제품들. ⓒ투데이신문
서울 신사동 탈리다쿰 복합문화공간 티케이앤(TK&)에 전시된 제품들. ⓒ투데이신문

Q. 사회적·환경적 책임과 경제적 이익 간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어렵진 않나요. 

돈을 빨리 많이 벌겠다는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분명히 탈리다쿰 제품의 팬들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례로 이전에는 꾸준히 사용되지 않던 텀블러 같은 아이템이 어느 순간 일상 문화로 자리 잡았고, 법률적으로도 인정받게 됐습니다. 우리 제품이 추구하고 있는 방향성도 트렌드의 선두에 있다고 믿기 때문에 결코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 탈리다쿰 내부에서 지속 가능성 문제에 대한 인식과 참여를 증진하기 위해 어떠한 방법들을 사용하고 있나요.

우리 기업은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추구해왔습니다. 인간과 환경이 모두 원활하게 발전하려면, 우리의 태도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제품은 이러한 가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Q. 창업 이후 가장 큰 성취감을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제품 스토리가 매우 매력적이고 진중하며, 브랜드의 가치가 아주 잘 드러나 있고, 제품이 한국의 일반적인 상품과는 다르게 느껴지며, 기본적인 품질에 충실하다”라는 말과 평가를 들을 때 가장 큰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오른쪽)와 남시라 매니저. ⓒ투데이신문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오른쪽)와 남시라 매니저. ⓒ투데이신문

Q. ESG 기반 사회적 기업을 시작하는 청년 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ESG에 대한 목적과 의식이 명확하지 않다면 관련 언어와 요소를 사용하지 않고 다른 창업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만약 정말로 ESG를 실천하고 싶다면 마인드셋과 전략을 잘 세우고 함께 나아가는 동역자가 필요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ESG는 사업에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ESG를 추구하게 되면 지켜야 할 규정이 많아져 수행하기 어려운 일들이 늘어나고 비용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Q. 해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탈리다쿰 제품 패키지 로고에는 창문 모티프가 그려져 있습니다. 이 창문은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이 제품 내부를 엿볼 수 있는 소통 창구의 역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제품 디자인을 계획할 때, 모든 나라의 욕실에서 어울리는 디자인을 선택하고 베이지 색상은 다양한 컬러와 조화롭게 어울리게끔 고려했습니다. 실제 최근에는 LA 팝업 디톡스 마켓, 뉴욕 아트 편집숍, 암스테르담 편집숍 등 연락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탈리다쿰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대해서 알고 싶습니다.

일반적인 뷰티 브랜드와는 다른 모어댄 뷰티(More than Beauty)로써 화장품 구매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이야기를 통해 힘을 실어주기를 희망합니다.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윤예진 김민수 채진우)와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가운데).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청년플러스 서포터즈(윤예진 김민수 채진우)와 탈리다쿰 이효섭 공동대표(가운데).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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