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최윤식 소장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진입 확률 80~90%
미국 대선 전 경기침체 오면 정권 교체↑
한계기업들 증가로 침체기 충격 더 클 것
2026년까지 대응 전략을 다르게 준비해야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이 진행됨에 따라 한국경제는 고금리, 고유가, 고환율에 발목이 잡혀있는 상황이다. 또한 미·중 패권전쟁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예측하는 데 중요한 요인으로 한국 수출기업들은 비즈니스 전략과 수출입 등 경제 성장 모델의 변화를 겪고 있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내년 경제의 리스크 요소들을 짚어보고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를 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보고자 한다.

【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2024년의 중요한 이슈로 경기침체 진입과 미국 트럼프 재선 여부가 부상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한계기업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의 재선은 무역 정책을 비롯해 주요 국제 거래 동향 그리고 국가 간 관계 등이 경제의 큰 변수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상존하는 가운데 트럼프의 재선은 경제뿐만 아니라 외교적인 문제까지 더 복잡한 셈법을 요구받을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투데이신문>은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를 만나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경제가 당면할 리스크 시나리오를 예상해보고 전략적인 대응 방법을 모색해 봤다.

최윤식 박사는 미국의 권위 있는 미래학 정규과정인 휴스턴대학교 미래학부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세계전문미래학자협회(APF) 이사회 임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 현재는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으로 있다.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 ⓒ투데이신문
미래학자 최윤식 박사 ⓒ투데이신문

-내년 미국 대선이라는 큰 이벤트가 있다. 결과에 따라 국제 정세 변화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부터 말하면 트럼프가 재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기업들은 이 시나리오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한다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뿐만 아니라 이스라엘-하마스, 미-중 무역분쟁 등 모든 정책이 바뀌기 때문이다. 트럼프의 정책은 기본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일단 현재 미국 내 여론조사 상 트럼프가 4%포인트 이상 바이든을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다가올 미국 대선이 몇십 년 만에 3자 구도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 계열 정치 명문가로 알려진 케네디가의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미국 정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소 10% 이상 표를 가져갈 후보라고 평가했다. 케네디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공약들은 굉장히 보수적이라 트럼프 표를 갉아먹을 것으로 예측하지 결국 민주당 표이기 때문에 바이든에게 손해가 더 있을 것으로 본다. 또한 현재 분위기로 보면 케네디 주니어가 완주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럴 때 바이든은 완패다.

-내년 미국 경기도 대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많은데.

그렇다. 만약 대통령 선거 직전에 경기침체가 발생한다면 높은 확률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다. 이러한 경향성을 바탕으로 예측해 보자면 내년 11월 이전에 경기침체가 진행된다면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외에도 현재 바이든의 외교적 정책 평가와 지지율을 두고 봤을 때도 트럼프가 유리한 상황이다. 

-내년 경기침체를 전망하는 것인가.

역사적으로 경기침체는 기준금리 인상 시간에 일어나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상 상단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정체기를 지난 후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때 대체로 경기침체가 시작된다.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경기침체라고 판단한 시점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6월쯤 기준금리를 예측하고 있는데 만약 그때부터 인하가 시작된다면 공식적으로 내년 말에서 내후년 초 경기침체가 공식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경제 지표는 미국의 경기가 너무 좋다고 말한다.

현재 미국의 소비지표가 좋게 나오고 있지만 과거의 사례들을 돌아보면 경기침체 직전까지도 소비지표는 좋게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 경기침체에 본격적으로 진입하고 급락한다. 소비지표는 인간의 소비적 특성과 관계가 깊기 때문이다. 지난 100년간 미국의 전체 경기침체에 들어가는 구간 직전까지 80~90% 확률로 실업률, 물가, GDP 등 정상적인 지표가 발표됐다.

-다시 내년 미국 대선으로 돌아가서 트럼프가 재선된다고 가정한다면 무엇이 바뀔 것으로 보는가.

아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데 트럼프는 러시아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중동 국가들에 대한 정책도 지금과는 다른 행보가 예상된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관계 회복을 위해 움직일 것이고, 이스라엘 편에 서서 이란을 밀어붙일 공산이 크다. 특히 바이든과는 달리 중국의 숨통을 터주는 대중국 정책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내년에도 중국경제의 전망이 밝지 않다. 디플레이션 우려로 부양책을 내놓고 있지만 효과가 미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경기도 중국경기 침체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데.

중국의 경기부양책은 사실 2014~2015년도부터 시작했다. 현재 상황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유동성의 함정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미국의 긴축 기간에도 중국은 계속 돈을 풀었다. 지준율을 내리고 금리도 내리고 정부 재정적자로 수요를 늘리려고 노력해서 겨우 성장률 5%대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목표로 하는 8%는 어렵다고 본다. 그러므로 우리나라가 중국경기를 바라보고 이득을 바랄 수 있는 게 없다. 

특히 중국경기보다 중국 내 경쟁력 상실이 더 근본적인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중국에 우위를 보이는 것은 반도체를 제외하고 나머지 부문은 중국 기업들 위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올해 초부터 치솟던 환율이 최근 하락 안정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른 물가 안정과 무역수지 개선 기대감도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는가.

수입 물가 하락은 글로벌 공급망이 안정적인 상태에서 생산성이 향상돼 경기 호황으로 진입하면서 수입 물가가 내려가는 경우와 반대로 경기침체로 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로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현재의 수입 물가 하락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정상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경기침체로 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의 일부라고 본다. 따라서 수입 물가 하락으로 인한 내년 무역수지 흑자 전망과 긍정적인 경제 논리는 맞지 않다.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도 감당 안 되는 한계기업의 가파른 증가세가 경기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국내 한계기업은 상장사 중 거의 40~45%로 굉장히 급격하게 늘어난 상태다. 정상적인 경제 패턴이라면 불황기가 왔을 때 자연스럽게 정리되는데 예상치 못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한 정부의 재정·통화 정책으로 구조조정 시기를 놓쳐 누적됐다. 이 부문이 현재 심각한 문제고 다가올 침체기에 더욱 충격이 커지는 것이다.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디리스킹 움직임이 오히려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동안은 중국이 우리나라에 필요한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만큼 중국으로의 수출이 비중이 높았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중국이 경쟁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시장 규모의 확장 속도보다 우리의 점유율 하락 속도가 빠르다는 것이 문제다. 

-돌파구가 있는가.

앞으로 한국경제는 중국에서 돌파구를 찾으면 안 된다. 다른 시장을 개척해서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 중국이라는 시장이 워낙 커서 곧바로 대체할 수 있는 나라를 찾기는 어렵겠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인도 시장이 예전 중국처럼 생산가능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가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중국에서의 봤던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당장 효과만 봐서는 안 된다. 앞으로 10년 20년 후를 바라보고 시장을 다각화해야 한다.

높은 확률로 내년 경기침체에 돌입한다고 보고 있고 내후년에 실물경기의 침체 기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그래서 실질적인 경기사이클 바닥을 찍고 호황기로 들어서는 시기가 2026년일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내년부터 2026년까지 대응 전략을 다르게 준비해야 한다.

내년은 기술적 반등기에 다가오는 경기침체 구간을 대비해야 하고 2025년은 본격적인 실물경기 침체를 대비해야 한다. 이후 경기가 바닥을 찍고 상승할 때 글로벌 미래 산업 등의 본격적인 경쟁을 준비하는 등 전략적으로 3개년 계획을 세워야 한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