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소비가 늘어난 냉동 치킨이 마트에 진열된 모습[사진 출처=뉴시스]
최근 소비가 늘어난 냉동 치킨이 마트에 진열된 모습[사진 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배달 치킨 가격이 '3만원'에 육박하는 가운데 냉동 치킨의 수요가 증가며 치킨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 물가 상승을 비롯한 경기 침체로 인해 외식비를 줄이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구 재정이 악화된다면 가장 먼저 외식비를 줄이겠다고 답한 비율이 66.1%에 달했다. 최근 외식비를 줄이고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물가 상승이 지속되고 소비자들의 지갑 사정이 좋지 않은 가운데 배달 비용이 드는 치킨 수요도 함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가금육 소비 조사’를 실시한 결과, 1인당 닭고기 연간 추정 소비량은 16.5kg으로 2022년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배달 수요는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농촌진흥청 조사 결과에서 닭고기 ‘가정 내 배달 소비량’은 2020년 3.29kg에서 3.10kg으로 줄었다. 이런 가운데, 배달 소비 감소의 원인은 ‘가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2022년 식품소비행태조사에 따르면 배달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 값비싼 가격과 배달료가 각각 25.9%, 21%로 거론됐다. 이를 합치면 이용을 하지 않는 이유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셈이다. 

급격하게 가격이 오른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도 감소했다. 지난 4월 소비자 권장 가격을 최대 3000원까지 올린 교촌치킨은 가격 인상 이후 2분기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1분기 매출액 1204억과 비교해 2분기 매출액은 184억 감소한 1020억이었고, 영업이익률도 4.87%에서 3.21%로 줄었다.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이와 관련해 교촌치킨 관계자는 “가격 인상은 가맹점 운영 비용 상승으로 인한 선택”이라며 “올해 2분기 매출 감소는 소비 침체로 인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정 내 가정 간편식 소비량은 2020년 대비 증가했다. 2020년 1.91kg에서 2023년 2.19kg으로 늘어난 모습을 보였다. 치킨값 상승을 비롯한 고물가의 여파로 최근 가정 간편 조리 식품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다양한 기업의 냉동 치킨 식품 매출이 크게 오르고 있다. 오뚜기 냉동치킨인 ‘오즈키친 치킨’ 제품 판매량이 크게 상승했다. 1월부터 7월까지 오즈키친 크리스피 치킨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27%, 핫크리스피치킨은 72% 늘었다. CJ제일제당이 지난 4월 출시한 냉동 치킨 ‘고메 소바바치킨’도 출시 6개월만에 누적 매출 300억원을 달성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냉동 닭튀김 카테고리 누계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7.7% 성장했다. CJ제일제당에서는 “최근 고물가 속 외식 부담이 커지며 냉동 치킨을 포함한 가공식품 소비 트렌드가 외식 대체재로 진화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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