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작가·교수·유튜버로 활동 중인 〈이제는 잘파세대다〉이시한 작가

잘파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디지털 온리·자중감·현재적·세계인’
멀티태스킹 잘 되는 세대…끈기와 성실성 덕목 갖추면 경쟁력 있어
세대론,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 파악하기 위함... 전반적인 흐름 알 수 있어

〈이제는 잘파세대다〉를 집필한 이시한 작가 ⓒ투데이신문
〈이제는 잘파세대다〉를 집필한 이시한 작가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요즘 젊은 세대를 칭할 때 ‘MZ‘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일상 생활에서도, 언론에서도, 정책이나 비즈니스 업무에서도 MZ를 향한 관심이 끊이질 않았다. 때때로 그 관심은 그들을 비난하기 위한 화살처럼 쓰였다.

이제는 세대론이 지겹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 그런데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새로운 세대 구분이 시작됐다. 이제는 ‘잘파세대’라고 한다. MZ세대는 익숙하지만, 잘파세대는 새롭다. 정확히 어떤 세대를 칭하는 것인지 알려진 바가 없고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자기 중심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하고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한다고 질책하지만 찬찬히 살펴본 그들은 ‘가치 소비‘를 하기도 하고, 타인과의 교류를 즐기고, 기부같은 선행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이제는 잘파세대다〉는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나하나 설명해주는 책이다.

〈이제는 잘파세대다〉 저자이자 교수, 유튜버로 종횡무진 활동하고 있는 이시한 작가는 잘파세대야말로 진정한 ‘젊은 세대’라고 설명했다. 투데이신문은 이시한 작가와 만나 잘파세대와 그들의 특성에 대해 자세한 이야기를 나눴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잘파세대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를 합친 세대를 말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네이티브인 잘파세대는 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를 합친 세대를 말한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묶어부르는 신조어인 MZ세대는 익숙해도 잘파세대는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이 있다. 잘파세대와 다른 세대를 어떻게 구분 짓고 있고 그들만이 가진 특성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잘파세대는 1990년대 중반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태어난 ‘Z세대’와 2010년 이후 태어난 ‘알파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디지털’에 친숙하다는 점이다. 

- 잘파세대가 나오게 된 배경이 무엇인가. 

MZ세대는 주로 ‘요즘 젊은 애들’을 칭할 때 쓰는 말이다. 여기서 재밌는 게 MZ의 M, 그러니깐 밀레니얼 세대는 40대도 포함한다. 40대 초부터(1980년대 초반 출생)부터 20대 초까지(2000년대 초반 출생)를 밀레니얼 세대라고 칭한다. 팀장님이 “요즘 MZ들 왜 이래”라고 하는데 사실은 본인도 MZ다. 그래서 진짜 ‘젊은 세대’를 칭할 말이 따로 필요한 거다. 그래서 나온 게 잘파다. 

- 사실상 요즘 ‘젊은 애들’을 칭하는 말은 이미 MZ세대로 굳어진 듯하다. 이것을 잘파세대라고 바꿔서 부를만한 시도나 반향도 없는 듯하다. 특별히 이들을 잘파라고 구분 지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MZ세대를 하나로 묶었을 때의 문제가 있다. 기존 밀레니얼 세대들도 디지털 문화에 익숙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이민 1세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생존을 위한 영어를 한다.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현지인처럼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진 못한다. 밀레니얼 세대도 스마트폰, SNS, 각종 디지털 콘텐츠를 접해본 적이 있고 활용도 하지만 날 때부터 스마트폰이 있던 세대와 비교하면 배워서 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Z세대는 이민 1.5세대다. 이들은 부모 세대에 비해 언어도 유창하고 이민국 문화에도 익숙하다. 그렇다고 한국 문화와 정서를 접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부모의 영향으로 한국말도 어느 정도 할줄알고, 한국 문화도 접해본 경험이 있다. Z세대가 디지털과 아날로그 문화를 전부 접해본 경험이 있는 세대라는 것과 유사하다.

알파세대는 이민국에서 태어난 아이들로 비유할 수 있다. 날 때부터 이민국 문화가 익숙하고 자연스럽다. 알파세대는 아날로그는 겪어본 적도 없는 ‘디지털 원주민’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봤을 때, 디지털 사용 측면에서 Z세대와 알파세대를 하나로 묶는 것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 요즘 청소년에게 ‘마라탕’과 ‘탕후루’는 핫한 키워드다. 그들을 나타내는 하나의 트렌드라고 볼 수 도 있겠다. 그 외에도 그들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행동이나 키워드가 있다면. 

인생네컷이 떠오른다. 요즘 10대들은 만나면 마라탕을 먹고 후식으로 탕후루를 먹은 후에 인생네컷을 찍는다고 한다. 그들에게 스마트폰으로도 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왜 인생네컷을 찍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랬더니 지금 이순간 같이 있었다는 추억과 증거를 남기기 위해서라고 대답하더라. ‘인생네컷’은 지금이라는 감각을 잘파세대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키워드다. 한번뿐인 지금을 스마트폰에 남기면 오늘의 의미가 퇴색하니깐 일회적인 저장매체에 남기는 거다. 

- X세대, M세대, 잘파세대 등으로 세대를 나누는 이유는 무엇인가. 

마케팅 때문이다. 기업이 광고할 때 소비 대상층에 맞는 광고를 구상하고 모델을 선정해야 하지 않나. 흐름과 트렌드를 파악해야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기계적으로 세대를 구분했다. 알파벳 순서대로 X, Y, Z세대가 된 것이고, Y세대는 밀레니얼 세대라서 M세대로 굳혀졌다. Z세대가 끝났으니 다시 A로 돌아가서 알파(α)세대가 됐다. 막상 구분하고 보니 생각보다 유용해서 다양한 측면에서 계속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젊은 층을 위한 정책을 수립해야 할 때 ‘MZ’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대상이 분명해진다. 

- MZ세대는 이러한 세대론이 지겹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반응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세대론을 반발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난 안 그렇다는 거다. 알파세대가 알파세대에 대한 설명을 봤을 때 ‘난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세대론은 ‘강’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댐을 세운다고 했을 때 강의 흐름을 파악해야 하지 않나. 물의 입자 하나하나는 각자 방향이 다를 수 있겠지만 전반적인 흐름과 맥락은 비슷한 같은 방향으로 흘러간다. 세대론은 거시적인 틀과 흐름을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개개인을 파악할 순 없지만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는 될 수 있다. 그리고 사실 세대론이 주목받는 이유는 기성세대 때문이다. 젊은 세대를 이해하고 쫓아가기 위해 분석하고 책도 쓰고 하는 거다. 

- 잘파세대는 학문적인 용어라기보다는 사회 현상을 파악하려는 일종의 신조어다. 어떤 관점에서 잘파를 분석하고 이해하려고 했나.

실용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세대론을 연구한다는 것도 사실 애매하다. 실제로 각 세대에 대한 의미가 명확히 정의된 것도 아니고, 세대 구분을 하는 기준도 다르다. X세대라는 용어도 마케팅을 위해 사용되던 단어가 널리 퍼진 것이다. 마케팅이나 경제 분야는 학문이 먼저 가는 게 아니라 현상이 먼저다. 학문은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특정 주제를 연구한다. 마케팅 이론은 잘 된 것이 왜 잘 된 것인지 분석을 하지, 이렇게 하면 잘될 것이라고 설명하진 않는다. 

〈이제는 잘파세대다〉에서는 아이폰, 유튜브 쇼츠·틱톡, 인생네컷, MBTI를 잘파세대가 즐기는 트렌드나 문화의 예시로 들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이제는 잘파세대다〉에서는 아이폰, 유튜브 쇼츠·틱톡, 인생네컷, MBTI를 잘파세대가 즐기는 트렌드나 문화의 예시로 들었다. [사진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잘파세대를 이해하는 네 가지 키워드로 디지털 온리, 자중감, 현재적, 세계인을 꼽았다. 키워드 선정 이유가 궁금하다. 잘파세대의 특징을 가장 잘 나타내는 키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잘파세대를 가장 잘 나타내는 건 아무래도 ‘디지털 온리’이다. 나머지는 전부 디지털에서 파생된 특징이다. 선정한 이유는 네 가지 키워드로 그들의 행동과 생각이 설명되기 때문이다. 한 직장인 커뮤니티 앱에서 화제가 된 글이 있다. 업무 수행 능력이 부족한 신입사원을 돕기 위해 회의가 진행됐는데, 회의가 길어져 퇴근시간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자 신입사원이 짐을 싸서 퇴근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토론이 벌어졌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퇴근 직전에 회의하는 게 잘못됐다는 의견과 본인 때문에 진행한 회의에서 먼저 가는 게 놀랍다는 의견으로 반반 나뉘었다는 거다. 기성세대는 이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 이때 이들이 젊은 세대를 이해할 수 있도록 디지털 온리(아날로그를 경험해보지 못한 디지털 원주민 세대가 가진 특성), 자중감(자신이 중심이 된 듯한 생각이나 감각), 현재적(불확실한 미래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특성), 세계인(세계를 향한 열려있는 감각)이라는 키워드를 이용해 설명하는 것이다. 잘파세대는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고, 이런 사고방식으로, 이런 행동을 한다고 말해주는 거다. 

- ‘현재적’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듣고 싶다. Z세대 같은 경우, 성장기에 겪은 IMF 위기 등 현재에 집중할 만한 이유와 그 배경이 이해가 간다. 그러나 그보다 더 어린 알파세대도 그런 이유로 현재적이라는 특성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IMF를 겪어서 지금을 중요하게 여기는 게 아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가 없기 때문이다. 이전에는 저축하면 집을 살 수 있고, 적금 이자도 높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었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현재의 행복을 포기한다고 해서 미래에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소확행’이라는 트렌드가 유행했던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는 것도 추가적인 이유다. 챗지피티(ChatGPT) 4.0이 등장하고 난 후 변화를 사람들이 목격하지 않았나. 지난해 11월에 등장했는데 1년 사이에 많은 것이 변했다. 삼성에서는 새롭게 출시하는 갤럭시 시리즈에 통화 자동 번역 기능을 추가했다고 한다. 기술 진보가 눈 깜짝할 새 일어나고 이러한 현상들을 계속해서 겪다 보니 현재에 집중해서 사는 거다. 미래가 어떻게 얼마나 빠르게 바뀔지 모르니깐 먼 미래를 위해 지금 힘들게 사는 건 바보 같은 짓이 되는 거다.

- 잘파세대가 개인주의적이라거나,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기부 캠페인에 참여하기도 하고, 가치 소비를 지향하면서 비슷한 가치관을 가진 이들과의 소통을 즐기기도 한다. 이들은 행동이 다소 상충적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잘파세대는 깊은 관계는 싫어하지만 얕은 관계는 좋아한다. 〈사피엔스〉나 〈행복의 기원〉이라는 책을 보면 인간이 경쟁력을 가지게 된 이유 중 하나가 커뮤니티라고 한다. 유약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큰 무기는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능력이고 이로 인해 인간은 사회 안에 속해 있을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잘파세대도 다른 사람과 소통한다. 하지만 그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과 코로나로 인해 소통의 방식이 달라졌다. 이전 세대는 항상 만나던 사람과 소통하고 비교적 좁은 인간관계 범위에서 활동했지만, 잘파세대는 디지털을 통해서 가벼운 연결에 대한 훈련이 잘 돼있다. 낯선 이들과의 소통이 자연스럽고 편한 것이다.

이는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과 SNS상으로 소통하거나, 가볍게 참여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선호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이들이 공익적 움직임에 적극적인 이유는 같은 가치를 지향함으로써 공동체로서의 정체성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 그들의 소비 트렌드에 대해서도 통찰력 있는 분석을 했다. 잘파세대 소비 특징에 대해 인터뷰를 읽는 독자들에게도 간단히 설명해 줄 수 있을까.

디지털과 비대면 소비에 익숙하다. 예를 들면 편의점에서 사은품으로 NFT를 준다고 했을 때 20대와 40대가 확연한 반응 차이를 보일 것이다.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은 NFT를 어디에 보관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NFT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디지털을 통해 관련된 경험을 많이 해봤고 능숙하게 사은품을 받을 수 있다. 

디지털을 활용한 마케팅 방식에 익숙하다는 것도 특징적이다. 예를 들어 빙그레는 SNS를 통해 빙그레우스 세계관을 홍보했다. 디지털 마케팅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은 이러한 전략을 즐기고 재밌어한다. 잘파세대를 겨냥한 마케팅은 세계관이 존재하기도 하고, 그들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잘파세대를 접할 일이 많을 듯한데 그들에 대해 평소 느끼는 바를 듣고 싶다.

이해가 안 간다거나 부정적인 측면보다는, 〈이제는 잘파세대〉를 집필하며 잘파세대의 긍정적인 부분을 부각하려고 노력했다. 단점으로 보일만한 부분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는 식으로 말이다. 잘파세대가 즐기는 틱톡, 쇼츠 영상에는 인과가 없다. 주제도 휙휙 바뀐다. 어른들이 보기에 그러한 영상을 즐기는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집중력이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장점이다. 멀티태스킹이 잘 된다. 이전 세대는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진행하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 젊은 세대는 여러 가지 업무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현대사회와 비슷한 모습으로 뇌 구조가 변한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가 이런 모습이기 때문에 집중하는 능력을 기른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 잘파세대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한 가지에 집중하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보면 되나. 

그렇다. 다른 이들은 가지고 있지 않으니깐. 지금까지는 끈기와 성실성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지 않았나. 그렇다 보니 통합적으로 동시에 무언가를 진행할 수 있는 사람이 경쟁력이 있었다. 반대로 젊은 세대는 대다수가 정보를 두루두루 파악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특정 분야에 대해 통찰력 있게 깊이 파고드는 능력이 부족하다. 후자의 능력까지 갖춘 사람이 경쟁력이 있는 거다. 

  〈이제는 잘파세대다〉를 집필한 이시한 작가 ⓒ투데이신문

- 잘파세대가 조직문화에 거부감을 느끼고 개인주의적 행태를 보인다고 해도 결국 사회의 일원이 될 것이다.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가 융합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융합해야 한다는 생각 자체가 옛날 마인드다. 능력 있는 관리자 한 명만 있으면 된다. 개인은 융합할 필요 없이 각자 맡은 부분에서 충실하고 한 명이 종합하면 된다. 결국 미래에는 인공지능과 로봇이 사람을 대신할 거다. 어느 분야에 사람을 사용하고, 로봇을 사용하면 효율적인지 이런 것들을 관리하는 역할이 필요할 것이다.

- 미래에는 직원 개개인의 통합이 필요한 게 아니라 이들을 융합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다는 건가. 미래의 인재상이 무엇인지, 미래의 리더가 갖춰야 하는 덕목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을 수 있을까. 

‘매니지먼트’ 능력이다. 불필요한 접촉이나 소통없이 각자 맡은 말을 잘하면 된다. 앞으로의 일들은 같이 행해야 한다기 보다는 혼자서 일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다. 스티븐 잡스가 그렇지 않았나. 애플은 전통적인 사업부 조직과는 달리 기능별 조직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애플의 유명한 광고 문구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도 사실은 스티븐 잡스가 만든 게 아니다. 광고 대행사에서 한 거다. 그 모든 것의 PM(프로덕트 매니저)가 스티븐 잡스였던 것뿐이다. 그러니깐 통솔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개개인이 융합하고, 세대가 융합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 알파세대 이후의 세대는 어떤 특징을 지닐 것이라 생각하나. 

알파세대 다음니깐 베타(β)세대다. 특정 세대는 사회적 경험을 공유하면서 공통점이 생긴다. 베타세대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경험에 대해선 알 수 없지만 국가라는 개념도 희박해질 것이다. 일종의 국적 쇼핑이 가능해질지도 모른다.

메타버스의 일상화다. 베타세대는 교육, 놀이, 사회 생활 등 모든 생활이 메타버스 안에서 이뤄진다. 메타버스가 원래 내가 사는 곳이고, 현실에 가끔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현실과 가상이 뒤바뀐 감각이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계가 애착대상이 될 지 모른다. 미국에서 생후 18개월 된 아이가 태어나서 처음 한 말이 ‘알렉사’라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적 있다. 알렉사는 시리(애플의 인공지능 서비스)나 기가지니(KT의 인공지능 스피커)같은 아마존 인공지능 스피커다. 미래에는 로봇이 육아를 하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은 그런 대상한테 애착 관계를 느끼게 될 수도 있다. 

- 책을 통해 독자들이 지식보다 ‘인사이트’를 얻어가면 좋겠다고 서문에 밝혔다. 

이 책을 읽은 분들이 책의 내용을 각자의 분야에 적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 예로 들면, 기자는 잘파세대와 인터뷰를 할 때 책의 내용을 염두에 두고 질문할 수 있다. 유통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도 마케팅 방향 설정을 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어느 분야에서나 유용하게 쓰일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람들은 항상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해 왔다. 이때 한 가지 특징을 가진 사람이 잘 살아왔다고 한다. 그건 바로 ‘독서하는 사람’이다. 독서를 하며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고, 집중하는 연습을 할 수도 있다. 요즘은 책읽기 자체가 능력이 돼버렸다.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뭘 해야할까 생각해보면 막막하다. 책 읽는 프로세스를 익히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싶다.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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