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커리·카페·편의점 등 각양각색 개성담긴 케이크 출시
한정판 고급 케이크부터 1인 가구 겨냥한 미니 케이크까지
전문가 “가성비 VS 가심비... ‘소득 양극화’ 현상 때문” 분석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판매 중인 크리스마스 맞이 케이크 ‘화이트 크리스마스’ [사진출처=포시즌스호텔서울]
포시즌스호텔서울에서 판매 중인 크리스마스 맞이 케이크 ‘화이트 크리스마스’ [사진출처=포시즌스호텔서울]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유통업계에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베이커리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 매출은 5% 이상 상승한다. 특히 올해에는 엔데믹 전환으로 인해 홈파티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베이커리, 호텔, 편의점, 카페 등 유통업계에서 다양한 크리스마스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편의점에서 출시한 1만원 이하 저렴한 케이크부터, 20만원에 육박하는 화려한 호텔 케이크까지 가격부터 모양까지 각양각색으로 케이크 대전이 벌어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증가하면서 특색있는 케이크는 물론 가격 면에서도 경쟁력이 있는 제품들이 눈에 띄고 있다. 

신라호텔에서 30만원에 판매 중인 한정판 예약제 크리스마스 케이크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사진 출처=신라호텔]
신라호텔에서 30만원에 판매 중인 한정판 예약제 크리스마스 케이크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사진 출처=신라호텔]

30만원 넘어도 없어서 못 파는 호텔 케이크 

호텔업계는 화려한 모양새의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고가에 선보였다. 올해 가장 고가의 제품은 신라호텔이 예약 한정 판매하는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케이크다. 고급 식자재인 블랙 트러플과 프랑스 디저트 와인 디켐을 사용한 해당 제품은 3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예약제로 판매하고 있는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는 30만원에 달하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신라호텔 관계자는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는 예약제로만 판매하고 있는 제품”이라며 “최근 예약이 마감이 다 찰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운영하는 웨스틴 조선 서울은 브라이트 화이트 트리를 28만원에 출시했으며, 포시즌스 호텔 베이커리 ‘컨펙션즈 바이 포시즌스’에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17만8000원에 판매한다. 파라다이스시티는 1층 ‘가든 카페’에서 딸기로 올려 트리를 형상화한 시그니처 케이크 ‘딸기 트리’를 11만원에 판매한다. 

베이커리에서 3~5만원대 가격에 케이크를 구매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소 10만원을 호가하는 호텔 케이크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도를 뜻하는 ‘가심비’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고가의 호텔 케이크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크리스마스 시즌 케이크를 구매할 때도, 가격이 아닌 본인의 만족감을 최우선에 두고 선택하는 것이다. 

뚜레쥬르에서 판매 중인 ‘위글위글(wiggle wiggle)’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제품 ‘위글베어 볼’ 케이크(왼쪽), ‘레드 위글베어’, ‘위글베어 부슈드노엘’, ‘위글위글 트리’ [사진출처=CJ푸드빌]
뚜레쥬르에서 판매 중인 ‘위글위글(wiggle wiggle)’ 크리스마스 시즌 한정 제품 ‘위글베어 볼’ 케이크(왼쪽), ‘레드 위글베어’, ‘위글베어 부슈드노엘’, ‘위글위글 트리’ [사진출처=CJ푸드빌]

콜라보·시즌 제품 등으로 다양한 선택 폭 넓혀

베이커리 업체에서도 일 년 중 매출이 가장 높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대비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인다. 유명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파리바게뜨는 크리스마스 시즌 상품 매출이 5~10% 이상 상승한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바게뜨는 ‘It’s Show Time’을 주제로 한 2023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공개했다. 타르트지에 풍미 가득한 바닐라 치즈크림, 상큼한 딸기 콤포트, 생크림과 딸기를 더한 ‘윈터베리 타르트’와 케이크 시트에 요거트 크림, 딸기 콤포트를 곁들인 ‘홀리데이 오너먼트’는 전부 3만9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가성비 제품인 ‘해피메리’ 시리즈도 선보여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부드러운 화이트 시트에 생크림과 딸기 콤포트를 곁들이고 포슬포슬한 눈사람의 질감까지 살린 ‘해피메리 스노우맨’, 초콜릿 시트와 초콜릿 크림 케이크를 동글동글 귀여운 루돌프 모양으로 구현한 ‘해피메리 루돌프’ ,달콤한 초콜릿과 고소한 아몬드의 은은한 풍미를 맛볼 수 있는 초콜릿 버터케이크 ‘해피메리 홀리데이’ 등은 2만5000원에 판매된다.

뚜레쥬르는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위글위글(wiggle wiggle)’과 컬래버레이션한 시즌 한정 제품을 출시한다. 초코 케이크 위에 산타 스노우볼을 올린 ‘위글베어 볼’ 케이크를 비롯해, 초코 가나슈 생크림과 베리 콤포트 산딸기 크런치가 들어간 ‘레드 위글베어’ 케이크는 각각 4만원, 3만6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2월 19일까지 뚜레쥬르 앱을 통해 할인 혜택도 제공도 받을 수 있다. 사전 예약한 케이크는 12월 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예약 시 지정한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호호호 홀리데이’ 테마의 아이스크림 케이크 23종을 출시한다. ‘빙글 스윙 트리’는 초콜릿, 엄마는 외계인 등 다양한 10가지 맛으로 구성된 제품이다. 배스킨라빈스만의 커팅 기술로 구현한 동그란 스노우 볼 아이스크림을 활용해 감각적인 트리 디자인을 완성했다. ‘팡팡 스윗 드럼’은 케이크 양옆에 있는 별 모양 스틱을 꺼내 초코판을 두드리면 초콜릿이 나타나는 재미까지 즐길 수 있는 제품이다.

그 외에도 ‘소원을 이뤄주는 엘프’, ‘그린 앤 화이트 트리’, ‘잠자는 숲속의 루돌프’, ‘하트 벨벳 리스’ 등을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12월 1일부터 12월 13일까지 시즌 케이크 10종을 대상으로 사전 예약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사전 예약 시 최대 만원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베이커리 업체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페에서도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엔데믹 이후 크리스마스 홈파티 고객이 늘어날 것을 예상해 홀케이크 구성을 확대했다.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와 콜라보하며 기존 홀케이크 외의 새롭고 다양한 구성의 케이크를 선보였다. 할리스에서는 곰돌이 캐릭터 할리베어를 모티브로 한 할리베어 윈터 케이크를 출시했으며, 투썸플레이스는 직접 케이크를 꾸밀 수 있는 DIY 패키지를 출시했다. 

세븐일레븐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시나모롤 우유케이크(왼쪽)’ ‘쿠로미 초코케이크’, ‘우유크림치즈롤케이크’ [사진출처=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이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출시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시나모롤 우유케이크(왼쪽)’ ‘쿠로미 초코케이크’, ‘우유크림치즈롤케이크’ [사진출처=세븐일레븐]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로 승부하는 편의점 케이크

새롭게 주목해 볼 만한 것은 편의점에서 출시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3~5만원 대의 베이커리 케이크부터 1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 호텔 케이크와는 달리 실속을 챙긴 제품들로 고물가 시대에 이목을 끌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가성비’ 제품으로 소비자를 겨냥했다. 고물가 기조가 이어짐에 따라 비싼 케이크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증가하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저렴한 제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 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준비를 마쳤다. 

세븐일레븐은 저렴한 가격대의 미니 케이크 19종을 비롯해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출시한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산리오’ 캐릭터 디자인을 메인으로 ‘시나모롤 우유 케이크’와 ‘쿠로미 초코케이크’을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푹신한 시폰 케이크 위에 생크림이 올라간 미니 케이크로 6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직접 케이크를 만들 수 있는 체험형 상품인 ‘케익만들기쥬라기’, ‘케익만들기미니언즈’도 출시했다. 그 외에도 ‘생크림 치즈케이크’, ‘우유크림치즈롤케이크’, ‘오트롤케이크’ 등 다채로운 상품을 선보인다. 

GS25는 10대 고객을 겨냥했다. 인기 그룹 ‘제로베이스원’과 협업한 제품인 ‘멜팅레드벨벳케이크’를 출시했다. 레드벨벳 케이크 시트에 크림치즈가 올라간 미니케이크로 6500원에 판매된다. 

CU에서도 다양한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선보였다. CU는 ‘이웃집 통통이’와 손잡고 빅 사이즈 대왕 약과가 올라간 인절미 약과 케이크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3만1900원에 판매된다. 이 밖에도 눈사람 우유 케이크(2만5000원), 루돌프 모카 케이크(2만5000원), 허쉬 딸기초코 롤케이크(2만5000원) 등 10여 종의 케이크를 출시했다.

CU의 2022년 크리스마스 시즌 전년 동기 대비 케이크, 쿠키류 매출 신장률은 각각 17.8%, 10.6%로 큰 폭의 성장률을 보였다. CU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고물가 시대 합리적인 가격으로 연말 시즌 분위기를 내고 싶어 하는 고객들의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올해도 긍정적인 전망”이라 전했다.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이은희 교수는 “크리스마스 케이크는 연말 시즌 하나의 구심점이다. 케이크 하나에 가족, 친구가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모임을 가진다”며 “최근 고물가와 경기 침체로 가격대가 낮은 케이크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지만, 경제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호텔에서 판매하는 고가의 케이크 또한 호황”이라 설명했다.

이 교수는 저가의 편의점 케이크는 물론이고 고가의 호텔 케이크까지 호황을 누리는 이유를 ‘소득 양극화’ 현상으로 설명했다. 이어 “10만원이 넘는 케이크지만 호텔에 있는 것 같은 체험 소비 효과를 느낄 수 있고 SNS에 사진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비싼 가격을 지불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느낄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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