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취재] 다문화, 잇다! 모두의 공동체 포럼
숙명여대 아여원서 주최…문화다양성 목표로 해
다문화 인식 개선·글로벌 공동체 문화 실현 목적
한일밴드 파드마·유학생 다냐·윤안나 감독 등 참석

21일 오후 4시 30분 숙명여대 순헌관에서 ‘문화 다양성,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3 다문화, 잇다! 모두의 공동체 포럼’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21일 오후 4시 30분 숙명여대 순헌관에서 ‘문화 다양성,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3 다문화, 잇다! 모두의 공동체 포럼’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 이주민·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을 깨기 위해서 연대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숙명여자대학교 아시아여성연구원(아여원)이 주관하고 하나금융나눔재단, 투데이신문이 후원한 ‘2023 다문화, 잇다! 모두의 공동체 포럼’이 21일 오후 4시 30분 숙명여대 순헌관에서 ‘문화 다양성,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숙명여대 아여원은 지난 1960년 창립 이래 현재까지 여성의 사회적 지위향상과 양성평등의 실현을 위한 다양한 학술연구와 여성교육에 힘써온 단체다. 여성 및 다문화 관련 전문 학술지인 ‘아시아여성연구’, ‘다문화사회연구’, OMNES을 정기적으로 발간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포럼은 이주민과 함께 음악과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다문화 인식 개선과 글로벌 공동체 문화 실현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이날 참석한 아여원 심숙영 원장은 “사람은 절대 혼자서 살 수 없고, 어떤 일도 혼자 할 수 없다. 서로 나누며 함께해야지만 굉장한 시너지가 나올 수 있다”며 “그래서 우리 사회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이주민 또한 함께 가야 저희 사회가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초 ‘다문화’라고 하면 국민들은 한글 혹은 한국에서 살아가기 위한 어떤 기능적인 기술 중심 등 항상 한쪽으로만 치우쳐서만 생각했다”며 “하지만 이번 기회에 아시아여성연구원에서 ‘문화·예술’이라는 키워드로 이주민과 공감하고 소통하고 더 나아가 연대했다. 이 같은 행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먼저 1부에서는 일본인 아내 아마리 미호씨와 한국인 남편 이찬욱씨가 결성한 한일밴드 ‘파드마(pAdma)’의 축하공연이 펼쳐졌다. 두 사람은 다양한 지역의 지구별 주민들과 예술적, 문화적 소통을 도모하고 서로의 음악과 문화를 받아들이고 재창조하는 것이 목표다.

이어서 잇다 웹진 기자단인 ‘다다르다’의 전재희, 이서형, 정소윤씨가 ‘우리는 모두 다 다르다’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진행했다. 이들은 다문화가정의 자녀라고 해서 자아정체성 형성의 특별한 어려움을 경험하는 것이 아닌 각자 다른 방향의 자아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2003~2004년생 다문화, 비다문화 가정의 자녀를 대상으로 똑같은 방식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다르다는 “다문화가정과 비다문화가정 모두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긍정적인 감정보다 초조함, 우울함 등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며 “자아정체성을 찾는 과정은 모두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은 옳고 틀린 것이 아닌 각자 다 다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숙명여대 가족자원경영학과 구세연씨가 나서 ‘알에서 나온 나’라는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그는 다문화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던 자신이 아시아여성연구원의 다문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실제 겪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다문화 프로그램 ‘제로제로 공작소’ 등을 통해 다문화가정 아이들과 자주 접해본 결과, 이들에게 △어른의 조언 △순수한 사랑 △깊은 관심이 필요하고, 사랑과 자유의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짚었다.

1부 마지막으로 유학생인 인도 출신 다냐씨가 한국에서의 유학생활에 대해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는 “한국으로 유학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학문적인 우수성, 긍정적인 환경, 여러 분야 탐험 기회가 많아서였는데, 여기 와서 대외활동, 교환학생, 인턴십 등을 하게 됐다”며 “이제 어떤 특정한 곳을 고향, 집이라는 명칭을 붙이기에 애매할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모두 정착지가 어디인지 모르겠지만 그곳이 안정적이고 편하길 바란다”고 소회를 밝혔다.

21일 오후 4시 30분 숙명여대 순헌관에서 ‘문화 다양성,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3 다문화, 잇다! 모두의 공동체 포럼’에서 2부 이주민토크 코너가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이정은 팀장(왼쪽)과 한일밴드 ‘파드마(pAdma)’ 아마리 미호씨. ⓒ투데이신문
21일 오후 4시 30분 숙명여대 순헌관에서 ‘문화 다양성, 오늘과 내일’이라는 주제로 개최된 ‘2023 다문화, 잇다! 모두의 공동체 포럼’에서 2부 이주민토크 코너가 전개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외국인인권지원센터 이정은 팀장(왼쪽)과 한일밴드 ‘파드마(pAdma)’ 아마리 미호씨. ⓒ투데이신문

이어진 2부에서는 ‘이주민 토크’ 시간이 이뤄졌다. 먼저 한일밴드 ‘파드마(pAdma)’ 아마리 미호씨가 자신이 한국에서 노래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일본에서 음악 활동을 하다가 지난 2011년 결혼하면서 한국에 와 다음 목표로 한국에서 음악 하자는 목표가 생겼다”며 “결혼이라는 큰 발걸음을 내딛는 동시에 음악과 생활 모두의 다음 무대를 한국으로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주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음악 감독, 다큐 영화 출연 등의 활동을 통해 한국 사람은 물론 여러 나라 사람을 만나서 다양한 문화를 접했다”며 “한국에 와서 많은 용기를 냈고 많은 활동을 해서 너무 좋았다. 국적과 상관없이 전 음악인”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으로는 독일 출신 윤안나(Anna Rihlmann) 영화감독이 발표자로 등장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석사를 졸업한 뒤 현재 독일계 미국인 선교사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서서평’ 등 연극,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있다.

윤안나씨는 “고등학교 시절 김기덕 감독의 ‘수취인 불명’이라는 영화를 보고 한국영화에 빠져서 한국에 오게 됐다”며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라는 믿음으로 내 이야기를 영화로 쓰는 일을 열심히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더 나아가 외국인, 이주민과 서로 소통하고 대화하면 편견도 깰 수 있다는 것이 윤 감독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숙명여대 중앙 스트릿 댄스 동아리 ‘MAX’의 공연이 전개됐다. 이들은 지난 2000년에 창단돼 올해 23기를 맞이한 팀으로 락킹, 왁킹, 크럼프 등 장르는 물론 코레오, 케이팝 커버 무대까지 소화 가능하다. 이날 이들은 뉴진스의 ‘뉴진스’, 스테이씨의 ‘버블’ 등의 음악으로 현장 분위기를 달궜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아여원 김선 선임연구원은 “이번 포럼을 기점으로 이주민과 선주민을 통합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더 마련할 계획”이라며 “내년에도 이어질 예정이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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