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위안화 약세에 달러 강세까지 ‘겹악재’
잠재 신용 이벤트 등 추가 부실 리스크 상존

[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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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박중선 기자】 원·달러 환율이 1340원대로 올라서며 국내 금융시장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조기 금리 인하의 기대감 희석과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상으로 달러가 강세 조짐을 보이면서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2.4원 오른 1344.2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1350원을 목전에 뒀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1289원을 저점으로 지속적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다. 지난해 12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 이후 시장에서는 올해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지만, 최근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에 대한 신중한 발언이 이어진 탓이다. 

지난 16일(현지시간) 연준 크리스토퍼 이사는 “인플레이션 둔화 시그널이 확실해질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 없다”고 발언 한 바 있다. 이에 시장은 사실상 3월 조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고 해석했다.

달러가 재차 강세를 보이는 점도 부담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초 이후 오름세를 보이다 전날 기준 103.45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출처=네이버금융]
달러인덱스 추이 [사진출처=네이버금융]

대신증권 김정윤 연구원은 “최근 중동지역 중심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달러 강세를 자극하고 있는 가운데 엔화의 약세도 달러 상방 압력을 지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경기 불확실성 확대 속에 위안화 약세 압력 강화도 외환 시장 변동성을 높이고 있어 원·달러 환율의 대외 변수 취약성이 더욱 드러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지난해와 같은 환율 급등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연구원은 “연준의 3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졌지만 2분기 중 금리 인하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달러화 추가 강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각종 위험자산 선호 지표도 큰 동요가 없음을 감안하면 달러 급반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급격히 확산될 여지는 낮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연구원은 “글로벌 자금의 탈중국 현상 가속화 우려와 중국 경기 불안은 궁극적으로 국내 경제 펀더멘탈 개선 지연과 원화 약세를 부추길 수 있는 잠재 위험이며, 특히 국내 잠재 신용 이벤트 등으로 인한 추가 부실 리스크는 원·달러 환율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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