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에서 2024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이마트]
이마트에서 2024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이마트]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2024 갑진년 설 연휴를 앞두고 유통업계에서 다양한 선물세트를 선보이고 있는 가운데, ‘극과 극’ 소비 패턴이 부각되는 점이 시선을 모은다. 고물가의 여파로 ‘가성비’를 챙길 수 있는 저렴한 상품부터 초고가 프리미엄 출시 품목까지 다양한 모습이 동시에 펼쳐지고 있다. 장기적 불황의 여파가 지속되는 여파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이 대두된다.

백화점은 여전히 ‘프리미엄’... 가격대 낮추는 모습도

3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각 백화점들은 ‘프리미엄’ 정책을 고수함과 동시에 소비 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경제 상황에 발맞춰 가격을 낮추며 저렴한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초프리미엄 선물 세트를 10~20% 늘렸다. 이와 함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실속 선물 세트도 선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20만원 이하 선물 세트 물량은 20%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선물 수요를 겨냥해 100만원 이상의 ‘초 프리미엄’ 선물 세트 물량을 전년 대비 50% 이상 늘렸다. 200만원을 호가하는 한우 세트와 굴비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은 프리미엄 세트 물량 증가와 함께 20만원 미만의 선물 세트 물량을 늘렸다.

지난해 19.3%였던 20만원 미만 선물 세트 비중은 올해 24.7%로 커졌다. 실제로 해당 제품군 판매량도 크게 신장했다. 올해 설 현대백화점 20만원 미만 상품 예약 판매는 지난해 대비 70.2% 늘어났다. 21.8% 늘어난 전체 매출과 하면 더욱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고물가 시대에 선물 가격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고품질의 상품을 합리적 가격대로 만나볼 수 있도록 다양한 상품 구성을 선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편의점 CU가 2024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BGF리테일]
편의점 CU가 2024 설 선물 세트를 판매하고 있다. [사진 출처=BGF리테일]

편의점에서 ‘5억 위스키’부터 1인 가구 ‘실속 세트’까지

최근 국내 편의점들은 주요 소비층을 겨냥한 실속 선물 세트는 물론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억대’ 상품을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다.

GS25는 식용유와 김, 위생용품 등 9900원에 판매하는 세트 상품과 함께 3만원 이하의 설 선물 세트를 100개 이상 준비했다. 대다수 선물 세트를 10만원 이하의 가격대로 구성했다.

CU에서는 설 프리미엄 기획 상품으로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다이아몬드 쥬빌리’를 5억에 판매한다. CU에서는 지난해 추석 100만원 이상대의 고가 제품을 50여개 이상 판매했다. 올해 설에도 이러한 수요를 겨냥한 제품을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 고급 위스키  ‘더 글렌그란트 60년’도 3400만원에 판매한다. 

세븐일레븐에서도 4800만원를 호가하는 프리미엄 설 선물 위스키 ‘달모어 45년산’을 내놨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고물가와 소비 양극화 현상 속에 고객들의 쇼핑 니즈를 반영해 기존 편의점에서 만날 수 없었던 특별한 상품들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는 가성비 정책 강화... 이유는

이마트는 가성비 세트를 강화한 설 선물 세트를 선보였다. 명절 인기 품목인 한우를 10만원 대에 판매한다. 가성비 세트인 한우 플러스 등심·채끝 세트는 16만9200원에, 한우 플러스 소 한마리 세트는 13만3200원에 판매한다. 스테디 세트도 지난해 대비 10% 인하한 가격에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설 선물 세트 본 판매 제품의 81%를 5만원 이하로 구성했다. 지난달 21일부터 진행한 사전 예약 구매 패턴을 분석을 반영했다. 고물가 영향으로 가격대가 높은 한우보다 수입육 선호도가 높아지는 등의 고객 수요를 반영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물가 상황을 고려해 가성비 제품에 힘을 줬다”고 전했다. 

농촌진흥청이 발표한 ‘2024년 설 농식품 구매 특성’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 98%가 장바구니 물가가 부담스럽다고 답했다. 매우 부담을 느낀다는 답변이 71%,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이 27%로 뒤를 이었다. 2%만이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대다수인만큼 유통 업체에서도 가성비 정책을 앞세워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것이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고물가로 경제적 부담이 큰 상황에서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유통 업체들도 가성비 높은 세트를 구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속되는 양극화 현상으로 인해 프리미엄 제품 소비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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