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낙찰금액 4301억원…이통3사 2배 육박
부쩍 커진 비용부담에 재무 건전성 의문 제기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지난달 25일 주파수 경매 2일차 참가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스테이지엑스 한윤제 입찰대리인이 지난달 25일 주파수 경매 2일차 참가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변동휘 기자】 제4이통사 출범을 위한 28㎓ 주파수가 스테이지엑스의 품에 안겼지만, 경매 과정에서의 과열 양상으로 인해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31일 28㎓ 대역 주파수 경매 결과 스테이지엑스가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스테이지엑스는 알뜰폰 사업자인 스테이지파이브를 주축으로 설립된 컨소시엄이다. 신한투자증권을 재무적 투자자로 내세워 8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연세의료원,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텔리안테크 등도 참여했다. 

이번 경매는 지난달 25일 9시 30분부터 시작됐으며, 최저경쟁가격은 742억원이었다. 당초 스테이지엑스컨소시엄과 마이모바일, 세종텔레콤이 경매에 참여했으나, 이날 세종텔레콤은 중도 포기를 선언했고, 최고입찰액은 757억원으로 최저경쟁가 대비 15억원 올랐다.

2일차 경매는 다음날인 26일 9시부터 16시 30분까지 진행됐다.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은 14회까지 진행됐으며, 이날 최고입찰가는 797억원으로 전일 대비 40억원 올랐다. 

3일차 경매가 열린 29일부터 본격적인 과열 양상을 띠기 시작했다. 25라운드까지 진행된 가운데, 최고입찰액이 1414억원을 기록하며 최저경쟁가 대비 2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양사 모두 경쟁사의 공격적인 베팅에 물러서지 않고 대응하며 큰 폭으로 상승했다. 4일차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지면서 1955억원까지 뛰어올랐다.

31일 오전 9시부터 17시 50분까지 1단계 다중라운드오름입찰을 실시했지만 낙찰자가 결정되지 않아 이날 19시부터 2단계 밀봉입찰을 진행했다. 전체 경매를 진행한 결과, 4301억원을 제시한 스테이지엑스가 주파수 할당대상법인으로 선정됐다.

이들은 28㎓ 주파수를 활용한 B2B 사업과 더불어 일반 소비자 대상의 서비스를 병행할 계획이다. 교육기관이나 병원, 공연장 및 경기장, 공항 등 다중 공공시설을 중심으로 28㎓ 서비스를 제공하고, 일반 지역에 대해서는 기존 이통3사 통신망을 로밍하는 형태다.

마침내 제4이통사가 출범하게 됐지만, 관련업계에서는 출혈경쟁으로 인한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당초 과기정통부가 주파수 할당 공고를 낼 당시 할당대가를 낮추고 망 구축의무를 완화했다는 점을 유인가로 내세웠다. 하지만 예상했던 1000억원을 넘어 지난 2018년 이통3사가 해당 대역을 할당받을 당시의 최저금액인 2072억원을 2배 이상 뛰어넘으며 이 같은 취지가 무색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해당 대역폭의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정적 전망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 경매를 통해 주파수를 할당받는 곳은 할당일로부터 3년차까지 전국단위 기준 총 6000대의 기지국 장비를 구축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만 1500~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직진성이 높고 회절성이 약한 28㎓ 특성상 더욱 촘촘하게 기지국을 구축해야 하는 데다, 국내에는 이를 지원하는 단말기도 없어 사실상 B2B 사업으로 활용처가 고정된다는 점에서다. 여기에 초기 설비투자 비용 이상의 할당대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재무 건전성에 대한 의문 부호가 붙는 것이다.

스테이지엑스 측은 경매 이후 입장문을 통해 당초 예상보다 높은 할당대가였지만, 주파수의 독점적 사용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서비스와 기술, 부가가치를 반영해 경매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또한 온라인 기반 이동통신 서비스 유통구조 혁신과 클라우드를 활용한 인프라 비용절감 측면까지 감안한다면, 사업성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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