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실적 성장에도 성과급 870%→362%로
직원 모금으로 ‘성과급 반발’ 익명 트럭 시위 진행
회사는 “개선 약속했는데…깊은 유감과 안타까움”

[이미지제공=LG에너지솔루션]
[이미지제공=LG에너지솔루션]

【투데이신문 홍기원 기자】 LG에너지솔루션에서 최근 성과급 산정에 대한 내부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경영진이 나서 성과급 산정방식을 개선하겠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는 분위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직원들이 익명 모금으로 마련한 ‘트럭 시위’가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되고 있다. 트럭 전광판에는 LG에너지솔루션 직원 및 연구기술사무직 노동조합 일동 명의로 ‘언론에선 최대실적 내부에선 위기운운’, ‘피와땀에 부합하는 성과체계 공개하라’ 등의 구호가 기재돼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연구기술사무직 노조 관계자는 “1700여명이 트럭 시위 모금에 참여했고 28일까지 진행한 뒤 다음달 타운홀 미팅 결과를 보려고 한다”라며 “커뮤니케니이션이 돼야 소통이라 할 수 있는데 경영진들이 일방적인 얘기를 하다 보니 불씨가 더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과급 산정 시 재무제표상 이익 반영 ▲경영진의 적극적인 소통 강화 ▲이익금의 일정 규모를 성과급 재원으로 산정 등을 요구사항으로 제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성과급을 전체 평균 기본급의 362%(340~380%)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기본급의 87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 데 비해 대폭 감소한 상황이다. 

반면,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매출 33조7455억원, 영업이익 2조1632억원을 달성해 2022년 대비 매출은 31.8%, 영업이익은 78.2%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 CFO인 이창실 부사장은 실적설명회에서 “매출은 북미 지역 수요에 적극 대응하면서 2년 연속 3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갔다”라며 “영업이익 또한 물류비 절감, 수율 및 생산성 향상 등 원가개선 노력과 IRA(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Tax Credit 수혜를 통해 전년 대비 78% 상승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4분기만 보면 매출은 8조14억원, 영업이익은 3382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및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각각 2.7%, 6.3% 하락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하면 53.7% 감소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42.5% 증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전기차 시장은 매년 30%가 넘던 시장 성장세가 20% 중반 수준으로 둔화되리라 내다봤다. 이에 올해 매출은 한 자릿수 중반대의 성장을 예상치로 제시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경영성과급은 매출, 영업이익 등 경영성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된다”라며 “미국 IRA 세액공제는 변동성이 크고 일시적이라는 점을 고려해 성과급 기준이 되는 목표수립 때부터 성과지표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년과 비교해 성장한 경영실적이 아닌 경영목표에 따라 성과급을 산정한다는 설명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2일 김동명 사장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 타운홀 미팅을 열고 성과급 문제에 대해 설득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현행 성과급 산정 방식과 관련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직원들의 의견에 공감한다”라며 “많은 고민을 통해 1분기 내 합리적인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또, “경쟁사 대비 보상과 처우도 향후 총 보상 경쟁력을 더 높여 경쟁사보다 나은 대우를 받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트럭시위와 관련해 같은날 “회사가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성과급 기준, 경쟁사 대비 처우 등 동일한 내용을 익명 트럭집회를 통해 다시 요구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안타까움을 표한다”고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그럼에도 회사는 앞으로도 구성원들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고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