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은평구에 진보정당 씨앗 뿌린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예비후보
6호선 복선화·의정부까지 연장...자연훼손 최소 북한산 케이블카 설치

세상은 넓고 정치인은 많다. 그러나 막상 피부에 와 닿는 각종 현안에 발 빠르게 움직여 주는 내 마음 같은 정치인은 드물다. 가까운 곳에 아쉬운 문젯거리가 생겼을 때마다 도대체 정치인들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뉴스 속 거물 정치인들은 결국 다른 나라 사람들인 걸까? 하지만 동네 정치에 깊숙이 파고들어 함께 울고 웃겠다는 꿈을 꾸는 정치인들도 있다. 어느 자리에 도전하든 어떤 이력을 가졌든, 정치 신인인지 베테랑인지도 상관없다. 그런 우리 곁 동네 정치인들의 남다른 비전과 스토리를 소개하고, 동네 파트너로서 초심을 잃지 않는지 지속 추적해 보고자 한다.

서울 은평구을에 출마 선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nbsp;ⓒ투데이신문<br>
서울 은평구을에 출마 선언을 한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고은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은 연거푸 네 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뒤 다섯 번째 도전에서 국정 통수권자로 등극했다. 4전5기(四顚五起) 신화를 쓴 김 전 대통령처럼 똑같은 오뚝이 행보를 선보이는 정치인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은평구을 예비후보는 왜 이번 총선에 또다시 도전할까.

자칫 무모한 도전 같기도 하지만, 은평구에 진보의 씨앗을 뿌리고 바닥 민심을 다져놓았던 인물이라는 점을 떠올리면 그런 노력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공천에 밀려 수확 한 번 해보지 못한 세월에도 다시 도전장을 내민 고 예비후보. 수십 년 은평구를 거쳐 간 정치인은 많았지만 그간 ‘변하지 않은’ 은평구에 대한 안타까움을 내보인다. 은평구을의 특무상사, 터줏대감 평가를 듣는 고 예비후보는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현안을 짚는다. 이하는 일문일답.

Q. 출마지 선정 배경, 즉 은평이라는 동네에 긴 애착을 보여온 까닭이 궁금합니다.

제가 노무현 대통령 시절이었던 2005년부터 은평구 지역위원장을 맡았습니다. 그 당시에는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이재오 전 의원이 현역으로 국회 활동을 했던 때이고, 구청장부터 시·구의원 전원 보수여서 참 어려운 형편이었습니다. 그땐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정말 휴일 없이 뛰어다니면서 바닥민심을 돌려놨고 이 전 의원하고 붙어도 한번 해볼 만하다 할 정도까지 됐었죠. 그러나 안타깝게도 공천할 때만 되면 나올 기회를 안 줬죠.

이재명 대선후보를 도우면서 당도 바꾸고, 정치도 바꾸고, 나라도 바꿔야 한다는 사명으로 제가 살고 있고, 정치를 시작했던 정치적 고향인 이 은평구을에 다시 도전하게 됐습니다.

Q.어떤 방식으로 선거를 치지 각오나 전략은 있나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믿고 ‘국민 속에 답이’ 있다고 생각으로 은평구 거리를 다녔습니다.

은평 지역을 대표해서 나오겠다는 국회의원 후보는 당연히 은평 지역을 발로 뛰어야하지 않겠습니까. 다니다 보면 현실이 보이죠. 우리 은평구가 얼마만큼 발전했나, 또는 우리 주민들이 바라는 정치적인 욕구는 무엇이고, 이 시대 역사적 소명은 무엇인가를 사유할 수 있는 기초적인 근거를 많이 제공해 줍니다.

저희 전략은 그때나 지금이나 거리에 답이 있고, 현장에 답이 있고, 국민과 함께하다 보면 저는 진실은 통할 것으로 생각합다.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은평구을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nbsp;ⓒ투데이신문<br>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은평구을 예비후보가 인터뷰를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Q. 은평을 지역의 정치 성향은 어떠한가요. 다른 후보에 대한 평가도 부탁드립니다.

2005년 지역위원장으로 막 부임했을 때는 완전히 보수 1번지였습니다. 그런 은평구에 민주당의 가치, 민생과 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에 대해서 설득했고 그런 과정에서 2010년 구청장을 시작으로 진보정당 국회의원이 당선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정작 본인인 저는 못 나왔지만 (웃음) 그래도 누가 더 잘할 것인지, 누가 더 열심히 하고 있는지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봅니다.

제가 2005년도에 막 은평구에 왔을 때 은평구가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재정자립도가 꼴찌 수준이었습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도 그 수치가 변화가 없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정치했던 분들 모두가 반성해야 될 대목 아닌가 생각합니다.

Q. 총선 캐치프레이즈(선전 구호)는 무엇이고 그렇게 정하신 의미, 각오에 대해 설명해 주세요.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잘사는 사회’로 정했습니다. 열심히 일한 사람이 잘 살 수 있다는 것은 열심히 일하면 보상받을 수 있고 ‘반칙이 통하지 않는 사회’, ‘공정한 사회’, ‘정의로운 사회’를 다 담보하고 있는 참 중요한 말입니다. 

Q. 지역 현안에 대해 어떻게 파악하시고 있는지요. 관련해 구상하고 있는 공약이 있으시면 알려주십시오.

1988년도에 은평구 구산동 땅 한 평 값과 강남 논현동 땅값이 별차이가 없었습니다. 30년 넘게 흐른 지금 두 지역의 땅값이 비교가 안 되잖습니까. 뒤집어보면 은평구가 발전이 안 됐다는 것입니다. 또 생각해 보면 은평구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만큼 편의시설을 누리지 못해 불편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은평구가 특히 발전이 안 된 이유는 그동안의 행정을 맡았거나 하는 분들이 열심히 안 한 잘못도 있겠지만 교통이 막혀서 그렇습니다. 6호선 전철역 하나가 지나가고 있는데 이를 왕복 차선으로 만들고, 의정부까지 뚫어야 합니다. 의정부와 고양 내곡이 이어지는 교외선을 다시 살려 경기 서부와 중부, 동부까지 만나게 되면 은평이 아마 교통의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Q. 공약인 북한산 케이블 설치를 놓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환경 파괴’라는 두 주장이 충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대한 대책 방안은 있으신지요.

은평구에는 북한산이 있습니다. 북한산에 내려져 온 나무꾼 이야기를 모티브로 체험관을 만들고, 케이블카를 설치해 남녀노소, 장애인까지 모두 북한산의 사계를 즐길 수 있게끔 세계적 명소로 만들 수 있다면 지역경제뿐 아니라 랜드마크 이상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청정 공기와 우수한 수질을 가진 나라인 스위스에 가장 케이블카가 많습니다. 케이블카 설립시 자연을 보호할 수 있는 방안으로 투자하고 환경 파괴를 줄일 수 있는 기술들을 이용해 북한산을 보호할 겁니다.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은평구을 예비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자료제공=고연호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고연호 은평구을 예비후보가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자료제공=고연호 예비후보]

Q. 민주당이 180석의 의석을 가졌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하고 있는데 선거에서 어떤 방식으로 국민들을 설득할 것인지요.

천만 촛불 시민들이 대통령과 국회의원 180석이나 만들어 주셨는데 그간 뭐했는지... 정치하는 사람으로서도 절망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을 또 연장시켜주는 것은 민주주의와 민생을 후퇴시키는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지금 새로 출마하는 우리 민주당 후보들을 잘 살펴봐 주십시오. 비명이든 친명이든, 출마한 사람의 살아온 이력과 해온 약속들, 제시하는 비전을 잘 살펴보셔서 뽑아주시길 바랍니다.

Q. 국민의당이라는 제3당의 경험이 있으신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범야권 빅텐트가 이뤄질지 여부에 대한 의견은 있으신지요.

제가 해봐서 잘 알죠. 절대 안 됩니다. 안 되는 이유는 이준석-이낙연 두 분이 보수의 대표, 진보의 대표이지 않습니까. 보수와 진보의 가치 체계가 다르기에 화학적 결합이 어렵다고 봅니다. 이준석 대표를 바라보는 지지자들은 보수주의자지만 윤 대통령이 싫어서 보수를 바꾸라고 지지하는 것입니다. 이준석 대표가 보수를 벗고 진보의 정책을, 이낙연 대표님이 진보의 옷을 벗고 보수의 정책이나 이념을 못 따르죠. 그분들도 평생 어떤 가치 체계가 있을 겁니다. 그렇기에 정책 개발하는 데도 무척 힘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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