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 최대 실적
독감 접종 수요 줄면서 GC녹십자는 홀로 역성장

유한양행(왼쪽),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제공=유한양행, 종근당]
유한양행(왼쪽), 종근당 본사 전경. [사진제공=유한양행, 종근당]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지난해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등 4곳이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반면 GC녹십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하면서 홀로 뒷걸음질 쳤다.

13일 국내 5대 제약사 주요 실적을 종합한 결과 유한양행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1조8590억원으로 지난해와 견줘 4.7% 오르며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57.6% 성장하며 56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지배회사와 종속회사의 매출과 라이선스 수익이 증가하며 실적을 견인했다”고 분석했다. 주요 제품 가운데서는 이상지질혈증 약인 로수바미브와 당뇨병 치료제 자디앙이 각각 848억원, 84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3.7%, 23.9% 매출이 오르며 실적을 끌었다.  

종근당은 주요품목 성장세와 함께 기술수출로 호실적을 냈다. 종근당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12.2% 증가하며 1조6694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24.4% 오른 2466억원을 기록하며 5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큰 영업이익을 냈다. 이번 실적 배경에는 기술수출이 있다. 종근당은 지난해 11월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13억500만달러(우리 돈 약 1조7300억원)에 이전한 바 있다. 계약과 함께 반환 의무 없는 선급금 8000만달러(약 1066억원)를 받았다.

왼쪽부터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본사 전경.
왼쪽부터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본사 전경. [사진제공=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한미약품은 기존 제품의 성장과 연구개발(R&D) 성과, 주요 연결회사들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한미약품의 매출은 1조4909억원, 영업이익 2207억원으로 직전년도와 견줘 11.97%, 30.6% 성장했다. 한미약품은 원외처방 부문에서 전년 대비 10% 성장하며 6년 연속 국내 원외처방 1위 매출을 달성했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한미약품 제품군 가운데 원외처방 1, 2위인 이상지지혈증 치료제 로수젯은 1788억원, 고혈압 등에 쓰이는 아모잘탄패밀리는 1419억원의 매출을 보였다. 두 제품 모두 전년 대비 각각 19.3%, 4.8% 매출이 증가했다. 중국 현지법인 북경한미약품도 지난해 사상 최대인 40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에 이바지했다. 

대웅제약은 전년보다 7.4% 오른 1조222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개별기준 영업이익은 1334억원으로 26% 증가했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실적의 배경에는 국산 신약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의 전문의약품과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성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의 전문의약품 매출은 8725억원으로 이 가운데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누적 매출 약 720억원을 기록했다.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의 경우 147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나보타 매출 가운데 약 80%는 미국, 영국, 독일 등 해외 시장에서 발생했다. 

국내 5대 제약사 가운데 4곳이 역대 최대 실적으로 약진한 반면, GC녹십자는 유일하게 역성장을 보였다. GC녹십자의 지난해 매출은 1조6266억원, 영업이익은 344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4.9%, 57.6% 감소했다.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으로 독감 접종 수요가 급감한 게 그 이유로 꼽힌다. GC녹십자는 올해 하반기 혈액제제 알리글로의 미국 시장 진출과 인도네시아 플랜트 기술수출, 위탁생산(CMO) 상업 생산 계획 등 신규 사업으로 한 자릿 수 중반대의 매출 증가를 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새로운 국산 신약은 없었으나, 기술수출이나 특허만료 시점에 맞춰 개량 신약을 출시하는 등 자체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며 “이는 회사별 기술개발 투자 방향에 따라 결실을 맺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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