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CU 자체 브랜드 상품 '라면득템'이 1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사진 출처=뉴시스]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가운데 저렴한 가격의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PB) 상품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에서는 다양한 PB 상품을 출시하며 상품군을 늘려가고 있다. 대표적인 유통업체 자체 브랜드로는 마트 노브랜드, GS25 유어스, 롯데마트 온리프라이스 등이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4일 발표한 ‘유통업체 자체브랜드(PB) 상품 매출(2022년 4분기~2023년 3분기)’에 따르면 국내 자체 브랜드 상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1.8% 성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업태별 PB 점유율은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가운데 대형마트가 가장 높았다. 대형마트 전체 소비재 매출 가운데 자체 브랜드 매출은 8.7%를 차지했다. 

 

업태별 PB 성장률 및 점유율 [자료 출처=대한상공회의소·NIQ(닐슨아이큐)]
업태별 PB 성장률 및 점유율 [자료 출처=대한상공회의소·NIQ(닐슨아이큐)]

대형마트·편의점 전부 ‘PB 상품’이 효자?

홈플러스는 PB 상품 매출이 3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했다. 홈플러스에 방문한 고객 중 10명 가운데 3명이 PB 상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홈플러스는 PB 제품군을 확대했다. 지난 2019년 900여종이던 PB 상품은 지난해 3000여종까지 크게 늘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홈플러스 PB 상품은 매장 방문으로 이어지게 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며 “PB 상품이 점점 다양해지는 가운데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PB 상품을 지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PB 매출 성장률은 편의점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편의점 PB 제품 성장률은 전체 소비재 매출 성장률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자체 브랜드 성장률은 19.3%으로 전체 소비재 성장률 4.9%과 비교해 약 4배 차이난다.

CU의 PB 상품은 브랜드 상품 대비 15%에서 최대 57%까지 저렴하다. 4900원에 판매되고 있는 생란의 경우 브랜드 상품 대비 약 45%, 닭가슴살 제품은 57%가량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편의점 CU에서는 브랜드 상품을 제치고 PB 상품이 판매량 1등을 차지했다. CU는 지난 2021년부터 초저가 PB 상품 ‘득템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해당 시리즈 40여종 상품 가운데 25%가 카테고리 판매량 1위을 기록했다. 

PB, 식품이 강세.... 가공식품 성장 두드러져 

유통업체 자체 제작 상품은 마케팅과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 물가가 상승한 요즘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는 한편, 품질 대비 저렴한 PB 상품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식품 분야에서 PB 제품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해 비식품 분야의 PB 상품 성장률은 7.4%였지만 식품 성장률은 12.4%를 기록했다. 체감 물가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비식품 지출을 줄이고, 식품 등 필수재 지출은 유지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식품 부문의 카테고리별 PB 제품 매출 성장률을 살펴보면 편의가공 품목이 가장 큰 성장률을 보였다. 편의가공 품목은 전년 대비 19.1% 성장했다. 라면은 32%, 즉석 국·탕·찌개류는 25.2%를 기록했다.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 장근무 원장은 “유럽은 경제 저성장기 실속 소비 패턴이 정착하면서 자체 브랜드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며 “최근 우리나라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국내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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