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SSG 민트패스 재출시.... 불필요한 항공 수요 늘린다는 지적
서울환경연합 “연간 탄소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는 무제한 항공권 줄여야”

에어서울이 지난 2일 SSG와 손잡고 무제한 항공권 ‘민트패스’를 선보였다. [사진 출처=에어서울]

【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이하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 수요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항공업계에서도 고객 맞이에 한창이다. 

이러한 가운데 항공사의 무제한 패스 상품이 5년 만에 재출시되며, 고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탄소 배출량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어서울은 지난 2일 SSG와 손잡고 무제한 항공권 ‘민트패스’를 선보였다. 민트패스는 국제선 정기 항공권으로 구매 횟수별로 무료 탑승할 수 있는 상품이다.

민트패스는 3회 왕복권과 무제한 왕복권 두 가지 티켓으로 나뉜다. 탑승 기간은 4월부터 6월까지로, 공휴일을 제외한 월요일에서 목요일에 출발하는 국제선 주중 항공편만 해당된다. 

일본 3회 왕복권은 최대 혜택가 28만9000원에, 동남아 3회권은 최대 혜택가 38만9000원에 판매된다. 일본 횟수 무제한 왕복권은 최대 혜택가 38만9000원에 동남아 회수 무제한 왕복권은 최대 혜택가 48만9000원에 구매할 수 있다.

일본과 동남아 모두 40만원, 50만원에 3개월 간 무제한으로 탑승할 수 있다. 일본 노선 평균 발권 금액과 동남아 노선 평균 발권 금액이 각각 30만원과 35만원 대인 것을 고려하면 소비자들은 큰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에어서울과 SSG는 “기존 가격 대비 10~20만원가량 저렴하게 해외를 방문할 수 있는 민트패스는 여행객은 물론 해외 출장이 잦은 직장인에게도 유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SSG와 에어서울이 선보인 민트패스는 당초 2000개 한정 수량으로 판매됐다.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사이트 동시접속자가 1만명을 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준비된 상품 수량이 전부 판매됐지만 초과 판매하는 등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항공사 특가 이벤트나 항공권 판매가 불필요한 여행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행 수요를 만족시키는 측면이 있는 한편 고객들의 심리를 자극해 항공 이용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항공기는 같은 거리 대비 다른 교통수단보다 탄소 배출량이 월등히 높아 이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일고 있다. 1명당 1KM을 이동했을 때 배출하는 탄소량이 자동차의 2배, 기차의 20배가량이다. 이동 수단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최근 항공사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5%가 항공업계에서 발생한다. 코로나 시기 움츠러들었던 항공 수요가 엔데믹 전환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기후 위기를 항공 업계와 연관 짓는 이유는 항공 산업의 전망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2050년에는 항공 수요가 3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항공 산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탄소도 점점 늘어난다는 뜻이다. 

서울환경연합 기후행동팀 이우리 활동가는 “항공업계는 탄소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연간 탄소 배출량에 영향을 미치는 무제한 항공권은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또 “항공기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고 있는 요즘 국내 항공사들도 이를 인식하고 행동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국회에서 국제항공 탄소법이 통과됐다. 탄소 감축 ‘이행 의무자’로 지정된 항공사들은 탄소 배출량 등을 정부에 보고하고, 상쇄 의무량에 따라 배출권을 구매해야 한다. 

탄소 배출량이 연 1만톤 이상인 항공사는 이행 의무자로 지정된다. 해당하는 기업들은 앞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의무가 부과된다. 국내에서 이행 의무자로 지정된 항공사에는 대한항공, 아시아나, 제주항공, 에어부산,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인천, 에어서울이 있다. 

한편, 에어서울 관계자는 “무제한 항공권 자체가 탄소 배출을 늘린다고 말할 순 없다”며 “타 항공사에서 진행하는 특가 이벤트 대신 무제한 항공권 이벤트인 민트패스를 출시하게 된 것”이라 전했다. SSG 관계자도 “고물가 시대에 고객들을 위한 상품을 선보인 것”이라며 관련 논란을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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