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과 저녁 먹거리로 경쟁 구도 조성, 의도된 발언 글로벌 지탄
경쾌한 광고 메시지 등 기업도 필터링 없이 같은 발상으로 동참
한국에선 농심과 합작 판매...기부 등 사람 중심 경영으로 대조적

[사진제공=농심켈로그]
[사진제공=농심켈로그]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글로벌 식품기업 켈로그가 범세계적인 백래시(혐오로 인한 반발 공격) 상황을 초래했다. 

켈로그의 주력 상품인 시리얼에 대한 최고경영자(CEO) 발언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정서적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인데,  막대한 수익과 CEO 등의 고액 연봉을 즐기는 기업에서 소비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한 반면교사 사례로 분석된다.

28일 산업계와 외신들에 따르면, 켈로그 개리 필닉 CEO는 지난주 경제 매체인 ‘CNBC’ 인터뷰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주로 아침 식사로 이용되는 시리얼이 저녁 식사로도 괜찮다는 생각을 피력했다. 아울러 생활비 부담이 있는 가구에서는 이미 유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일종의 고물가에 대한 대안 제시로 보일 수도 있지만, 내막은 이미 켈로그 측이 경쾌한 스타일의 광고로 저녁 시리얼 독려에 나섰고 미 언론 매체가 이와 관련한 언급을 하며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가난한 소비자에 대한 속내가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주 CNBC와의 인터뷰에서 필닉 CEO는 회사가 더 저렴한 옵션을 찾는 소비자에게 저녁 식사용 시리얼을 광고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는 단순 실수가 아님이 명백하다고 외신은 비판한다. 예를 들어, TV 채널인 ‘CNN’은 이 발언에 대한 소비자 불만 폭발 기사를 다루면서, 광고의 명랑한 태그라인은 ‘밤에 치킨을 쉬게 해주세요’라고 적혀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CNN은 CNBC 진행자 칼 킨타닐라가 지친 고객들에게 저녁 식사로 시리얼을 먹도록 권유하는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인지’ 필닉에게 물었다는 점도 짚었다. 브레이크를 걸 스스로 걸 기회를 제공했지만, 소신을 갖고 문제 발언을 계속했다는 것이 CNN의 논조다. 

종이신문을 발행하는 ‘뉴욕포스트’는 건강상 저녁 식사로 적합치 않은 켈로그의 문제점을 거론하며 이기적 발언이라는 비판을 내놨다. 이 신문은 가장 인기있는 시리얼인 Rice Krispies의 1.5인분에 150칼로리, 36g의 탄수화물, 4g의 첨가당이 함유되어 있다고 짚었다. 

뉴욕포스트는 미 식품의약안전청(FDA)를 인용, “언제든지 어떤 시리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FDA는 소비자에게 제품에 ‘건강에 좋다고 주장하는’ 라벨이 붙어 있더라도 실제 식사로 설탕이 함유된 시리얼을 멀리할 것을 권고한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빈자를 조롱하며 이익을 벌어들이는 구조에 대해 다른 매체들의 비판도 이어진다. 켈로그의 수익성과 높은 연봉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즉 저녁에도 시리얼을 먹으라는 말을 견딜 수밖에 없는 이들을 이용해 돈을 벌며, 그게 잘못이라는 자체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세계 곳곳에서 일고 있는 것.

이런 가운데 켈로그 제품을 한국에서 판매하는 농심켈로그는 이런 비상식적 경영윤리관과 거리를 두고 있다. 농심켈로그는 2024년 올해까지 3년 연속 ‘아침머꼬’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

아이러니는 이 자금이 켈로그 글로벌 펀드로부터 지원받은 기금 5만달러를 월드비전에 전달한 방식이라는 데 있다. 미국 등 글로벌 켈로그 조직에서 나온 이익을 한국 업체 내부 회계로 귀속해 임직원 급여 등 복리에 사용하지 않고 빈자를 위한 나눔에 쓴 셈이라, 미 켈로그 본사 CEO의 마인드와 대조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사진제공=농심캘로그]
[사진제공=농심캘로그]

아울러 이달 23일 농심켈로그 정인호 대표이사·사장이 ‘2024 제22회 GPTW 글로벌 경영 컨퍼런스&시상식’에서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CEO’ 부문을 수상한 바 있다. 주요 수상 이유는 사람 중심 경영이라고 산업계는 풀이하고 있어, 비슷한 무렵에 미국에서 터진 CEO 발언과 여로모로 대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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