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안건에 신규 이사 선임안…양측 표대결
신동국 회장·소액주주 등 표심이 변수 작용
결과에 따라 한미-OCI 통합에도 영향 작용

[사진제공=한미약품]
[사진제공=한미약품]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통합을 두고 한미 오너 일가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오는 28일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가 열린다. 이날 표심에 따라 이번 통합의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오전 9시 경기도 화성시 소재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연다.

이날 부의 안건의 핵심은 신규 이사 선임 건이다. 현재 그룹 통합으로 갈등을 빚고있는 모녀와 장·차남 측이 각기 다른 이사진 명단을 안건에 올리면서, 표대결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이사 선임안에는 회사 측이 제안한 이사진 6명,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주주제안한 5명이 상정됐다.

회사 측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장녀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과 이우현 OCI 회장을 사내이사 후보로, 한미약품 최인영 R&D센터장을 비상무이사로, 명지대 박경진 교수와 모나스랩 서정모 대표, 카이스트 김하일 교수 등 총 6명을 후보로 세웠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자신들을 각각 사내이사로, DXVX 권규찬 대표를 비상무이사로, 고려대 배보경 교수와 사봉관 변호사를 사외이사 등 총 5명의 선임에 관한 주주제안을 내놓았다. 당초 이사 후보로 거론됐던 송욱환 한동대 재단 이사는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의 이사회 구성에 따르면 이사는 3명 이상 10명 이내로 하고 사외이사는 이사총수의 4분의 1 이상으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송영숙 회장을 비롯해 신유철·김유철·곽태선 사외이사 등 총 4명이 자리하고 있다. 사외이사 3명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로 공석은 최대 6석이다.

이날 표대결은 다득표 방식으로 진행한다. 우선 모든 후보자 선임 안건을 일괄 상정하고, 보통결의 요건을 충족하는 이사 후보자가 6인을 초과하면 다득표순으로 최대 6인까지 선임한다. 보통결의 요건은 출석한 주주 과반수,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25%) 이상이어야 한다.

만약 형제 측 후보 다섯이 이사에 선임될 경우 현재 4명인 이사회 구성에서 과반을 차지하므로 나머지 한 자리는 반대표로 이사회 진입을 저지할 수 있다. 모녀 측 후보 여섯이 이사로 선임될 경우 형제 측의 경영권 확보는 좌절된다.

현재 양측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구조는 우호 지분을 포함해 모녀 측이 31.87%, 형제 측은 28.01%다. 보통결의 요건 가운데 발행 주식 총수 요건(25% 이상)은 충족하나 출석 주주 과반수 확보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결국 이번 표대결은 양측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의 의중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양측을 제외한 지분을 보면 한양정밀 신동국 회장이 약 12%, 국민연금이 약 7%, 소액주주가 약 20%를 갖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는 이들이 어느 쪽에 지지할지 정해진 바는 없다.

또 다른 변수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결과다.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OCI홀딩스에 2400억원 가량의 신주를 발행키로 한 결정에 법원에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6일 심문을 종결한 수원지방법원은 오는 13일까지 양측에 추가 자료를 제출토록 하고 검토에 들어간다. 가처분 결과가 주총 전에 날 경우 어느 쪽이든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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