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화문광장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김민수 인턴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됐다. 그러나 촛불은 여기서 꺼지지 않고 다시 광장과 거리를 한가득 메웠다. 촛불집회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이번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100명의 시민, 100개의 목소리를 듣고자 <투데이신문>은 10일 광화문 광장을 찾아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의 소감을 들어봤다.

 

   
▲ 왼쪽부터 박지수시, 이진서씨, 이명신씨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30. 박지수(23·여)씨
“탄핵이 돼서 너무 기쁘다. 좀 더 빨랐어야 했지만 이제라도 탄핵이 돼 마음이 놓인다. 탄핵이 가결되고 나서도 광화문에 이렇게 많은 시민들이 모여 뿌듯하다. 다음 정권은 국민을 위해 노력했으면 한다.”

31. 이진서(20·여)씨
“감동스럽다. 탄핵안이 가결되고 나서도 사람들이 집회에 많이 와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다음 정권에서는 반값등록금이 꼭 실현됐으면 한다.

32. 이명신(31)씨
“탄핵은 당연히 돼야 할 일이었다. 탄핵이 되어 기쁘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즉각 퇴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음 정권은 제발 박 대통령처럼만 하지 않았으면 한다.”

33. 조동혁(30·가명)씨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너무 늦게 돼 안타깝다. 저번 집회에도 참석해 시민들과 뜻을 함께 했다. 이 모든 일이 촛불의 힘으로 이뤄진 것 같아 뿌듯하고 같은 국민으로서 정말 자랑스럽다. 새누리당은 해체돼야 하고, 다음 정권은 정의롭고 국민을 위한 정권이었으면 좋겠다.”

34. 이상진(24)씨
“(박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당연히 될 일이었다. 지금 역사의 한 순간에 광장에 서 있는 것 같아 무척 자랑스럽다. 탄핵안이 가결되고도 촛불은 꺼지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헌재의 최종 판결이 날 때까지 우리는 광장에 모일 것이다. 다음 정권에서는 정말 존경할 수 있는 인물이 국민들을 위해 일을 했으면 한다.”

   
▲ 위쪽부터 유소진씨, 김영춘씨, 남경준씨 ⓒ투데이신문 최소미 기자

35. 유소진(24·여)씨
“우선 탄핵안이 가결돼 기쁘다. 하지만 갈 길이 아직 멀다. 박 대통령은 아직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즉각 하야를 하지 않고 헌법재판소에 맡기는 것이 그 이유다. 즉각 퇴진시키고 구속시켜야 한다. 정권의 변화가 시급하다. 야당이든 여당이든 일을 똑바로 했으면 좋겠고 국회의원들은 지금 시국을 이용하려고만 하지 말았으면 한다.

36. 김영춘(43·가명)씨
“국민의 힘으로 탄핵안 가결이 이뤄진 것이라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 다음 정권은 정신만 제대로 박혀있다면 더 바랄 것도 없다.”

37. 남경준(19)씨
“이번 촛불집회에 참여하기 위해 광주에서 올라왔다.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이 오로지 국민의 힘으로 나타난 결과 같아 자랑스럽다. ‘최순실 게이트’를 계기로 현 정부에 분노한 이후 정치에 대한 많은 생각이 들었다. 다음 대통령이 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박 대통령만큼만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본만 지켜 달라.”

38. 이영옥(50·여·가명)씨
“박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은 반드시 당연히 돼야 할 일이었다. 그러나 탄핵으로만 끝이 나면 안 된다.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 그 외 재벌들의 숨은 재산들도 찾아서 몰수해야 한다. 여당을 비롯한 야당의 국회의원들도 자신의 사리사욕을 챙기거나 권력을 잡기 위해 꼼수를 부리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향후 정권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민 앞에서 어떤 거짓도 숨기지 않는 투명한 정권이었으면 한다.”

39. 김선희(26·여)씨
“박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후에도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한 마음 한 뜻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감동적이지만 가야 할 길이 조금 더 남았다. 권력과 깊게 유착돼 있던 재벌들의 부정부패를 뿌리부터 척결하고, 세월호 진상규명이나 관련 책임자 처벌 등의 과제가 남았다. 다음 정권은 꼭 약자를 위한 정권이었으면 좋겠다.”

40. 김정현(25)씨
“반신반의했는데 탄핵안이 가결되어 정말 기쁘다. 그러나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하루빨리 박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철저히 조사한 후 그 죄에 따라 구속시켜야 한다. 국민을 위한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 권력자들이 권력을 남용하지 않는 나라가 하루빨리 왔으면 좋겠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시민들은 확실히 전보다 밝은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박 대통령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 등, 탄핵안 가결만으로 끝날 게 아니라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수록, 이번 정권이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정권이 아니었음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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