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댓글 여론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씨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여야가 18일 본회의를 열어 드루킹 특검과 추가경정예산안을 처리하기로 예정된 가운데 ‘드루킹의 옥중 서한’이 관련 협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14일 지방선거 출마 국회의원 사직서 처리에 앞서 특검과 추경안 18일 동시 처리를 합의를 이끌어낸 여야는 현재 특검 규모와 기간, 수사 범위 등에 대해 막판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012년 내곡동 특검 수준을, 야권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준을 언급하며 맞서는 상황에서 이날 보도된 드루킹의 옥중 편지를 두고 야3당은 강하게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고, 여당은 ‘필요에 따라 작문한 가짜뉴스’라고 대립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제 민주주의를 유린한 불법 댓글 공작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방법은 성역 없는 특검뿐”이라고 민주당을 압박했다.

정태옥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옥중서신 전문에는 청와대와 민주당이 그동안 왜 특검을 반대했고, 합의 이후에도 수사 대상, 특검 규모, 특검 기간에 왜 집착했는지 그 이유가 그대로 나와 있다”며 “민주당이 계속해서 진실을 왜곡 은폐하기 위한 시도를 한다면 국민과 역사의 엄중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른미래당도 민주당을 향해 야3당의 드루킹 특검법을 조건 없이 수용하고 성공한 특검인 최순실 특검에 준해 협상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과 김경수 전 의원은 ‘온라인 정치브로커’ 취급하면서 드루킹에게 모든 문제를 뒤집어씌우고 넘어가려 하지만 이제는 민주당과 김경수 전 의원의 마음대로 종료될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며 “실패한 특검인 내곡동 사저 특검은 거론하지 않기를 바란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에서도 뻔뻔하고 오만하게 굴지 않기를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8일 특검과 추경안 동시처리에 대해 반발해온 민주평화당은 이날 광주시당에서 긴급 의원간담회를 열고 드루킹 특검과 추경안 심사를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평화당 최경환 대변인은 “그간 추경 예산의 국회 심사권을 주장해왔는데, 지금 상황은 얼마나 무리한 일정이었는지 상임위 심사를 완전 배제하는 것도 어이없는 일”이라며 “예결위에서 정책질의와 부별 심사가 거의 정해지지 않는 상황에서 오늘 본회의 상정은 대단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점에서 4당 교섭단체 합의는 철회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소설 같은 얘기”라고 일축했다.

김경수 후보 캠프의 대변인을 맡고 있는 제윤경 의원은 이날 논평을 내고 “조선일보가 보도한 드루킹 옥중편지는 검찰이 자신에 대한 수사 축소와 빠른 석방을 보장하면 김 후보가 댓글 지시에 대해 진술하겠다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며 “드루킹은 협박과 댓글공작으로 정치인에게 접근한 정치브로커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김현 대변인도 서면 브리핑에서 “범죄혐의로 인신 구속된 드루킹의 허위 주장만 담은 가짜뉴스를 담은 편지에 부화뇌동하는 자유한국당의 모습이 애처롭다”며 “이 옥중편지는 드루킹이 자신에 대한 검찰의 수사 축소와 빠른 석방을 보장하면 김 후보가 댓글 지시에 대해 진술하겠다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다른 출구를 모색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드루킹은 오로지 자신의 범죄를 빠져나갈 알리바이만을 궁리하고, 필요에 따라 작문하는 가짜뉴스를 양산하고 소설을 쓰고 있을 뿐”이라며 “자신의 죄를 벗어나기 위한 드루킹의 가짜편지는 결국 더 이상 나올 의혹이 없고, 의혹 제기할 실탄도 다 떨어졌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조선일보>가 보도한 드루킹 김모씨의 옥중 편지에는 ‘김 후보에게 매크로 프로그램을 직접 보여줬다’, ‘인사 문제에 대해서도 김 후보가 자신을 속였다’, ‘검찰이 수사 축소를 하려 했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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