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뉴시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뉴시스

 

【투데이신문 최병춘 기자】 거제지역 시민·사회·노동단체들이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비롯해 권민호 전 거제시장 등을 ‘70억원 뇌물 의혹’과 관련해 검찰 고발에 나서기로 해 재수사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거제지역 20여개 단체로 구성된 시민연대는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권민호 전 거제시장, 현직 부장 검사 등을 이번 주에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권 전 시장은 직원남용권리행사방해죄로, 정 회장과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대표는 뇌물공여약속죄, 당시 수사검사였던 서울서부지검 검사는 특수직무유기죄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번 고발에 앞서 거제시민단체들이 권민호 전시장과 현산 관계자 등을 제3자 뇌물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지만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고발인들은 “현산(현대산업개발) 70억 뇌물사건은 금력과 권력으로 사회 저의를 훼손한 대표적인 적폐”라며 “공소시효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발인과 고발죄명을 추가해 2차 고발하기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5월 거제시가 현대산업개발로부터 70억원 상당의 사회공헌 약속을 받고 입찰참가제한 조치를 감경해주면서 의혹이 불거졌다.

현산은 지난 2008년 거제시 장승포 하수관거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총 6.2㎞ 중 5.4㎞를 시공한 것처럼 속여 거제시로부터 44억7200만원의 공사대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사실이 적발됐다.

이 사건과 관련해 관련자 10여명이 사법처리되고 현산은 5개월간의 공공기관 입찰참가제한 처분을 받았다. 이 같은 처분에 불복한 현산은 행정소송을 벌였지만 2심에서 패소, 결국 대법원까지 사건을 끌고 갔다. 하지만 대법원 판결을 앞둔 상황에서 거제시에 입찰참여제한 감경처분요청서를 제출했고 결국 시가 5개월에서 1개월로 제한 기간을 감경해주면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현산이 거제시에 70억원 상당의 사회공헌 약속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뇌물의혹까지 불거지게 됐다. 당시 현산은 거제시에서 제시하는 사업지원에 53억원 상당의 자금을 지원하고 2년 이내 17억원의 기부금을 출연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산업개발은 시로부터 처분 감경을 얻어냈지만 거제시에 약속한 지원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실행하고 있지 않고 있다. 실제로 70억원 상당의 지원이 이뤄지게 되면 현행법상 뇌물죄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제기된 뇌물 의혹에 대해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1차 고발 당시 무혐의로 결론 난 내용”이라며 “거제시에 제안한 사회공헌은 감경처분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뤄지고 있는 사회공헌 약속 이행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법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며 “거제시하고 잘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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