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달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바른미래당 김동철(오른쪽)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을 예방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2일 정부여당을 향해 선거구제 개편을 포함한 개헌 논의에 나설 것을 거듭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미 국민과 여러 차례 약속한 대로 지방선거와 연계된 관제개헌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개헌을 이제 추진해 가야 할 판에 어찌 된 일인지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연일 묵묵부답으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며 “혹시라도 개헌을 하지 않으려는 속내가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권한대행은 “불과 몇 달 전만 하더라도 대통령 관제개헌을 반대한다는 이유로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야4당을 반개헌 세력으로 몰아붙이던 민주당이 이제 지방선거도 끝나고 정작 국민과 약속한 대로 국민개헌을 추진해 가야 할 시점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해서는 곤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은 촛불의 명령이라던 민주당이 그새 명령을 까먹은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개헌 논의에 적극 동참해야 할 것”이라며 “개헌은 국민적 요구이자 시대적 과제라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9일 청와대에서 5당 원내대표 초청회동에서 선거구제 개편만 이뤄진다면 모든 권력구조 개편도 못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필요에 따라 개헌은 주창하고 제왕적 권력에 취해 개헌을 주장한 그 목소리는 한낮 구호로 끝날 것이라면 국민들에게 진솔한 사과와 사죄라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른미래당도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을 올해 내 반드시 완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하반기 국회에는 수많은 민생·개혁 입법을 추진하는 일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개헌과 선거제도개편에 속도를 내서 올해 내에 반드시 완성시키는 일”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여당인 민주당은 개헌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민심 그대로의 선거제도 개편에도 여전히 무관심하다”며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은, 만악의 근원인 제왕적 대통령제 청산과 선거에서 국민의 대표성, 비례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20대 국회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민주당에 묻는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에 찬성인가 반대인가. 분명한 입장을 국민 앞에 밝혀주기 바란다”며 “자유한국당에게도 촉구한다. 개헌과 선거제도 개편은 당내 문제를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 이벤트가 될 수 없다. 적극적 의지와 진정성 있는 자세를 촉구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같은 야권의 개헌 언급에 대해 민주당은 몇 가지 전제들이 필요하다며 야당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날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이번 지방선거 때 개헌하자고 1년 전에 엄청나게 말하고 우리 당을 비난했던 분들인데, 실질적으로 그렇게 안 했다”며 “또 이렇게 얘기하면 저희들이 거기에 대해 무조건 아무런 전제와 조건 없이 수긍하고 가야 되느냐. 몇 가지 전제들이 분명히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지금 경제적인 문제, 남북관계, 북미관계, 그것을 비롯한 외부관계 등 현안들이 굉장히 많다”며 “그런데 또다시 실행할지 안 할지 모르는 약속을 믿고 모든 정치적인 역량을 거기에다가 건다는 게 과연 좋은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기의 문제가 아니다. 개헌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것이다. 이미 한번 발행했던 수표를 믿고 열심히 달려왔다가 꽝이 났지 않나”며 “그런데 또다시 아무런 반성 없이 또 개헌하자 그러면 그걸 믿고 6~7개월 이상을 거기에 매진해야만 되느냐. 뭔가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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