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비영리 시민단체 조사결과, 45개 제품 중 43개서 글리포세이트 검출
암유발 가능성 2A등급 검출 파문…국내서도 일부제품 수입 판매 중
식약처, 글리포세이트 농도 국내 기준치에 크게 못 미쳐 조사 계획 없어

ⓒ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소희 기자】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오트밀(귀리)시리얼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됐다. 특히 어린이의 경우 문제가 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위험할 수 있어 현지 정치권은 연방당국에 정보공개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된 일부는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마트와 11번가,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수입·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보건당국은 글리세포이트 농도가 국내 기준치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인 만큼 따로 조사 및 검사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비영리 시민단체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가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 중인 오트밀 제품 대부분에서 글리포세이트(Glyphosate)가 검출됐다. 보고서는 45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43개 제품에서 글리포세이트가 검출돼 어린아이들의 건강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WG는 조사한 45개 제품 중 31개 제품이 기준치인 160ppb를 초과했다고 밝혔다. 12개 제품은 기준치 이내로 검출됐고, 2개 제품에서는 글리세포이트가 검출되지 않았다. 

글리세포이트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살충제 ‘몬산토’가 개발한 제초제 라운드업의 주성분으로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암유발 가능성이 있는 2A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성인이 하루 1.1mg 이상의 글리포세이트를 섭취하면 100만명 당 1명 꼴로 암에 걸릴 수 있다고 발표했다. EWG는 어린이의 경우 발암물질에 더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성인의 10분의 1(0.1mg/day)을 섭취하면 같은 확률로 암에 걸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어린이를 기준으로 하루에 글리세포이트 0.1mg이 초과된 오트밀 시리얼을 ‘1회 제공량(60g)’ 섭취하면 160ppb에 도달해 암 발생 위험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글리포세이트 농도 160ppb를 초과한 31개 제품 리스트에는 유명 브랜드인 퀘이커, 네이처밸리, 켈로그, 치리오스(Cheerios) 등이 다수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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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리포세이트 검출 조사 결과표 ⓒEWG(Environmental Working Group) 홈페이지 캡처

해당 제품들을 판매하는 미국에서는 이번 EWG결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뉴욕 한인라디오방송 <뉴욕라디오코리아> 보도에 따르면 이번 EWG의 발표를 접한 미국 민주당 척 슈머 뉴욕 주 연방상원위원은 “미국 연방정부가 (글리포세이트)관련 데이터를 갖고 있으면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부모와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에서도 온·오프라인을 통해 해당 제품들이 유통·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홈페이지에 공개한 조사결과 리스트를 토대로 <투데이신문>이 확인한 결과 국내 코스트코와 같은 대형마트와 11번가,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해당 제품들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스트 내 가장 높은 수치(1100ppb)를 기록한 퀘이커 올드 패션도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국내 유통업체는 정부기관이나 제조사의 공식적인 조치가 내려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를 중지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11번가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닌 환경단체의 조사결과이기 때문에 판매자에게 판매를 중지하라고 규제할 수 없다. 판매자에게 시민단체의 결과를 말해 자체적으로 판매여부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현지 제조사나 미국에서 조치가 내려진다면 (판매여부를)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파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식품의 경우 식약처나 보건보지부 등의 공문을 받거나, 사회적으로 확연히 문제의 소지가 있다면 판매 중지 및 차단한다. 이 경우 통상적인 방법으로 숙지될 상황은 아니라고 보인다”며 “상황 파악 후 빠르게 적절한 조치를 내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EWG의 발표에 대해 국내 보건당국은 해당 제품의 글리세포이트 농도가 국내 기준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으로 식품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추후 해당 제품에 대한 별도의 조사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EWG가 설정한 160ppb는 어린이의 체중, 섭취량(60g), 0.1mg의 가정치를 계산해 나온 수치로 보인다”라며 “국내 잔류농약기준치는 20ppm으로 미국와 일본의 수치인 30ppm보다 낮게 설정해 더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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