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날 오전 7시33분에 고속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 사고 현장에서 탈선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선로전환기를 살펴보고 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왼쪽)이 김 장관에게 선로전환기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9일 오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날 오전 7시33분에 고속열차 탈선 사고가 발생한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 사고 현장에서 탈선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는 선로전환기를 살펴보고 있다. 오영식 코레일 사장(왼쪽)이 김 장관에게 선로전환기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강릉선 KTX 탈선 사고에 대한 오영식 코레일 사장의 섣부른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다. 

오영식 사장은 지난 8일 강원도 강릉시청에서 KTX 탈선사고와 관련된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사고 직후 충분한 조사와 검토 없이 “기온 급강하로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발언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이뤄져야 정확한 사고원인이 나온다고 전하면서도 차량결함보다는 기온 급강하로 인한 선로 문제에 무게를 뒀다.

또 선로변환 장치에 문제가 생겨서 탈선 사고가 발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정밀 사고 분석이 이뤄진 뒤에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10일 강릉 KTX 탈선 사고는 선로전환 장치 중 현장과 제어시스템을 연결하는 전선이 잘못 연결돼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면서 ‘기온 급강하’에 사고 원인의 무게를 뒀던 오 사장의 발언은 재차 논란이 됐다. 

지난달 19일 서울역에서 KTX와 포크레인이 충돌한 사고 이후 전날 강릉선 KTX 탈선사고까지 20일간 크고작은 10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최근 사고가 빈번해지면서 코레일의 안전 불감증과 기강해이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코레일에 철도 안전에 대한 대비책을 재정비 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코레일 본사를 직접 찾아 “국민의 불만과 불신을 완전히 불식시킬 수 있게 사고대응 매뉴얼, 유지관리체계, 직원훈련 등을 재정비해 철도안전대책 개선방안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 총리 방문 이후 일주일도 안돼 강릉 KTX 탈선사고가 발생하면서 체면을 구기게 됐다. 

국토부도 마찬가지다. 김현미 장관이 나서서 “또 다시 이런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더 이상 변명의 말이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국민들이 코레일에 대한 신뢰가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을 만큼 무너졌다”고 이번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국토부는 지난 11월 27일 잦은 코레일의 사고로 인해 올 연말까지 ‘철도안전종합대책’을 마련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낙하산 인사가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공세를 폈다. 송희경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현 정부 들어 임명된 코레일과 그 자회사 임원 37명 가운데 13명이 캠프, 코드, 더불어민주당(캠코더) 낙하산인 것에 근본적인 사고 원인이 있다”고 오 사장을 저격했다. 

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10일 강릉선 KTX열차 탈선사고와 관련 “코레일 사장은 전문성 있는 인사가 맡아서 국민들이 철도를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하지만 오영식 사장은 탈선사고가 급격히 떨어진 기온 때문이라고 했는데 앞으로 기온이 더 떨어지면 선로이상으로 탈선사고가 더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8일 오전 7시 35분에 강원 강릉시 운산동 일대 강릉선 KTX 철도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 사고는 198명의 승객이 탑승한 객차가 선로에서 미끄러지면서 열차 10량 대부분 탈선했고, 기관차 등 앞 2량은 90도가량 'T'자 형태로 꺾였다.

저작권자 © 투데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