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9.19 군사합의에 따라 DMZ(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 11월 15일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가 철거되고 있다. ⓒ뉴시스
남북이 9.19 군사합의에 따라 DMZ(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 철거를 시작한 가운데 지난 11월 15일 철원지역 중부전선에 위치한 GP가 철거되고 있다. ⓒ뉴시스

【투데이신문 남정호 기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 야당은 26일 육군 최전방 부대 사단장이 9.19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DMZ(비무장지대) 내 GP(감시초소)의 철조망을 여당 의원들에게 선물한 것과 관련해 국가안보기강 해이를 지적하며 질타를 쏟아냈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방부에서 아무런 지침도 내리지 않았는데 철거된 GP 잔해를 갖고 군 사단장은 선물액자를 만들고 민주당은 그걸 덜컥 받아서 자랑하고 있다”며 “특히 육군과 민주당, 국가 안보에는 관심이 없다. 제사보다 잿밥에 관심이 있다”고 비판했다.

하 최고위원은 “해체된 GP는 베를린 장벽과 같은 것이고 우리나라 안보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 잔해는 이미 국방부에서 철저히 보존하라고 월초에 지침이 내려갔다”며 “그런데 7사단장은 GP 철조망 잔해를 갖고 액자를 만들어 선물을 뿌리고 다녔다. 민주당은 그걸 받아와서 좋다고 기자들한테 보여주고 자랑하고 다닌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민주당, 대한민국 안보를 책임질 거라고 우리 국민이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라며 “이 사단장에게 철조망 액자 하나 선물해서 집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사단장 즉각 해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수민 원내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문제는 현장보존을 지시한 국방부 지침을 어겼다는 데 있다”며 “그것도 최전방 부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국방부 지침마저도 몰랐다면 군 기강의 현 주소를 말해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덥석 받아든 민주당 의원들은 더 문제다. 도덕적 판단도 제대로 못했다”며 “청와대 기강해이부터 연말연시 나라가 어지러운데 가장 듬직해야 할 최전방의 육군부대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김형구 수석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준 군도 문제, 받은 민주당도 문제, 이것이 정녕 실화인지 눈과 귀를 씻고 다시 묻고 싶다”며 “민주당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은 국가 안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자신들이 만들어 낸 전리품쯤으로 생각하는 오만한 태도”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 “군도 마찬가지다. GP 잔해를 보존하라는 상부 지침을 어기고, 집권 여당 의원들에게 이러한 선물을 보낸 것은 결국 군의 직무유기”라며 “국민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논란이 일자 육군은 이날 “철거 GP 잔해물 보존 지침에도 해당 부대가 착오로 기념품을 제작해 증정한 것이 확인돼 육군은 제작 및 활용을 즉각 중지시켰다”며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여 앞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 이행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작전을 펼치면서 철거 GP 잔해물이 평화·문화적으로 잘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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