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만원’ 지뢰 밟은 자유한국당, 극우 이미지 덧씌울까 ‘전전긍긍’
‘지만원’ 지뢰 밟은 자유한국당, 극우 이미지 덧씌울까 ‘전전긍긍’
  • 홍상현 기자
  • 승인 2019.01.11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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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만원 진상조사위원 추천 놓고 계파 갈등으로
나경원-지만원 갈등, 극우 이미지 각인될 수도

내년 총선 앞두고 중도층 잡아야
전당대회에서 여러 가지 문제 겹쳐
극우논객 지만원씨 ⓒ뉴시스
극우논객 지만원씨 ⓒ뉴시스

자유한국당이 ‘지만원’이라는 지뢰를 밟았다.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으로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추천할 것인지 여부가 자유한국당의 발목을 잡고 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쇄신 작업을 단행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은 지만원씨로 인해 극우 이미지가 덧씌워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모처럼 지지율 반등을 이뤄내고 있는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이번 논란은 상당히 부담스런 대목이다.

【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에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추천하는 것을 두고 당내 분란이 일어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고민에 들어갔다. 지씨는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을 꾸준하게 해왔다. 이런 지씨를 조사위원으로 선임하는 것을 요청한 사람은 자유한국당 이종명·이주영 의원 등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지도부에서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씨는 태극기부대와 함께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앞날 예측 힘든 자유한국당

문제는 자유한국당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지씨와 관련된 논란이 상당한 압박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김병준 비대위는 오는 2월 전당대회를 치러 순조로운 당권 이양과 나경원 원내대표를 통한 원내지도부 안착 등과 함께 전국정당의 꿈을 이루겠다는 구상에 따라 당협위원장 쇄신 등을 해오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지씨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할지를 놓고 당내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지씨의 추천여부에 대해 그동안 확대회의 등 각종 회의에서 결론을 못낸 자유한국당은 지난 10일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역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는 지씨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이 그만큼 팽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 원내대표는 여러 의견이 있었다면서 곧 선정해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가 지씨의 추천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한 이유는 ‘극우 이미지’가 당에 덧씌워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전국정당으로 나아가고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극우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런데 지씨는 극우 이미지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에 지씨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할 경우, 자유한국당도 극우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된다. 뿐만 아니라 지씨의 북한군 개입설은 정치권은 물론, 시민사회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당 지도부로서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6월 4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취재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택시기사 고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가 광주지검에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에 앞서 법적 대응 취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6월 4일 5.18 민주화운동 당시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의 취재를 도운 것으로 알려진 택시기사 고 김사복씨의 아들 김승필씨가 광주지검에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사자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기에 앞서 법적 대응 취지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뉴시스

지만원의 반격

지씨의 조사위원 추천이 미뤄지면서 지씨는 나 원내대표를 향해 ‘막말’을 퍼부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지씨는 지난 5일 태극기 집회 연설에서 전날 나 원내대표를 국회에서 만났다며 나 원내대표가 본인을 조사위원에서 배제하려 한다면서 수차례 욕설에 가까운 폭언을 내뱉었다. 지난 9일에는 서울 동작구에 위치한 나 원내대표의 집 근처에서 ‘500만 야전군’ 단체가 주최한 5.18 진상규명위 지만원 배제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지씨는 욕설 논란에 대해 “지만원이 나경원에게 폭언했다고 하는데 나는 ‘미친 여자’라고 했다. 그걸 XX 처리를 하니 엄청난 욕을 한 줄 안다”며 “내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사람인데 21살 어린 여성한테 모욕당하고 짓밟힌데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막말 논란이 일어나자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논의 중인 일에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공개석상에서 폭언을 쏟아내고 위력을 행사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칙에 반하는 일”이라며 반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는 지씨를 조사위원으로 임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하게 제기되고 있다. 김진태, 정우택 의원은 지씨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은 북한군 개입설의 진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지씨가 조사위원으로 추천돼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로서는 난감한 입장이다. 무엇보다 중도 표심을 잡아야 하는 당 지도부로서는 이번 논란으로 인해 극우 이미지가 덧씌워지게 되면 당에 득이 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최근 들어 태극기부대가 자유한국당으로 입당하면서 당권 다툼에 큰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전당대회 룰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거와는 달리 당원의 표심이 점차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태극기 부대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이유로 지씨에 대한 논란은 단순히 5.18 민주화운동 진상조사위 논란을 넘어 당권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조사위 활동은 계속 늦춰지고

이 같은 논란으로 인해 조사위의 활동도 다소 늦춰지고 있다. 여야는 지난해 2월 관련 특별법을 통과시켰고, 그 후속조치로 지난 9월 ‘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하지만, 조사위원 9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몫 3명의 추천이 늦어져 아직까지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지씨에 대한 논란이 지속될수록 진상조사위 출범은 지연된다. 이는 내년 총선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하루라도 빨리 진상조사위를 꾸려서 진상조사를 마치는 편이 오히려 나은데, 계속 늦어지면 총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각종 의혹들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극우 이미지가 덧씌워진 상태에서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 전두환씨가 깊숙이 개입했다는 정황 증거 등이 불거지기라도 한다면 자유한국당에게는 절대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진상조사가 이뤄지는 편이 자유한국당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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