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합병, 임금‧수당‧부서배속 등 불평등 주장 나와
NSOK 노조 “ADT캡스의 60~80% 수준 임금…200여명 퇴사”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NSOK지부가 SK텔레콤에 인수합병 된 이후 부당한 업무 및 임금 차별을 받고 있다며 22일 오후 SKT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투데이신문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NSOK지부가 SK텔레콤에 인수합병 된 이후 부당한 업무 및 임금 차별을 받고 있다며 22일 오후 SKT타워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주환 기자】 보안사업에 뛰어든 SK텔레콤이 노사간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서비스체계를 구축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을 펼치기도 전에 인수합병한 회사 간 업무 및 임금차별 논란에 휩싸인 것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편입된 NSOK 직원들은 22일 오후 2시께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앞에서 집회를 갖고 SK가 중소기업을 인수합병한 후 부당한 차별을 자행하고 있다며 시정을 촉구했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ADT캡스와 합병이 이뤄진 후 임금은 물론, 영업수당, 부서배속 등에서 불평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NSOK지부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지난해 12월 합병 이후) 직원들은 캡스의 부서에 흩어져 배치됐고 일부는 본인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30~40km원거리에 배속 받았다”며 “NSOK 직원들의 임금은 캡스의 60~80%에 불과하다. 동일한 업무를 하는데 급여를 차별적으로 받고 인수합병 후 단 1명도 고위 직책으로 오르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NSOK지부는 이어 “합병을 이유로 200~300%씩 지급하던 영업수당을 다른 보전 정책 없이 무작정 120%로 조정해 많은 직원들이 퇴사했다”며 “고정연장 수당도 캡스의 시간외 근무수당은 65시간, NSOK 직원들은 33시간”이라고 전했다.

NSOK지부에 의하면 이 같은 차별적 대우로 인수합병 40여일 만에 200여명의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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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과 NSOK의 인연은 201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SK텔레콤은 그해 4월 경 333억원 가량을 투입해 NSOK를 인수했다. 이후 2017년 그룹 계열사인 SK텔링크로 NSOK의 경영권이 넘어갔다가 다시 지난해 SK텔레콤이 자사가 대주주로 있는 사이렌홀딩스를 통해 지분 전부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사이렌홀딩스가 경영권을 갖고 있는 ADT캡스와의 합병이 이뤄졌다. ADT캡스 와 NSOK 양사는 지난해 10월 각각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의결했으며 같은 해 12월 통합법인 ‘ADT캡스’의 출범을 알렸다.

복잡한 지분관계로 얽혀있지만 NSOK는 2014년 이후 계열사들을 옮겨가며 사실상 SK그룹의 그늘 아래서 운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ADT캡스와의 합병이 이뤄진 후 NSOK 출신 직원들에 대한 부당한 차별이 이뤄진다고 판단, 노조를 통한 시정조치를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NSOK지부는 이밖에도 SK그룹으로 회사가 넘어온 이후 근무환경이 급속도로 열악해졌다고 주장했다.

허인구 NSOK지부장은 <투데이신문>과의 대화에서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근무강도가 많이 강해졌다. 고객은 늘어나는데 출동차량을 제한적으로 운영하다보니 담당해야할 범위가 넓어져 자연히 업무가 많아졌다”며 “1981년도 설립 이후 그동안 야간출동차량 사망사고가 하나도 없었는데 2명이나 발생했다”고 말했다.

허 지부장은 또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매입했으면 일정부분 급여나 복지를 인상시켜야 하는데 지난 5년간 억누르고 무시해왔던 것”이라며 “이후 캡스와 합병을 하면서 문제가 되니 답답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SK텔레콤과 ADT캡스 관계자들은 이번 노사간 갈등과 관련해 합병 후 첫 임금단체협약을 앞두고 있는 만큼 상황을 긍정적으로 지켜봐 달라고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2월에 출범을 해서 아직 두 달이 채 안됐다. (ADT캡스와 NSOK 간) 애시당초 급여 차이가 많이 나긴 했는데 단기간에 끌어올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라며 “앞으로 단체협상을 진행해 나가면서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단협 당사자인 ADT캡스 관계자는 “같은 보안업에 있기는 했지만 그동안 조직구조나 업무방식 등 모든 것들에 차이가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 오는 과정이라고 보여진다”라며 “서로 적응이 되면 분명히 더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부적으로도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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