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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익편취 회사의 회사별 부의증식 현황 ⓒ경제개혁연구소

【투데이신문 홍세기 기자】 국내 재벌 총수 일가가 일감 몰아주기 등의 부당한 방법으로 사익편취 규모가 무려 35조원에 달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경제개혁연구소는 6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사익편취 회사를 통한 지배주주 일가의 부의 증식 보고서’를 발표하고 국내 24개 기업집단의 39개 회사에서 일감 몰아주기와 회사기회 유용 등 사익편취로 증식한 부의 총액이 35조8000억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같은 내용으로 발표했을 당시 31조원보다 4조8000억원이 늘어난 규모다. 

회사별로 사익편취 규모를 살펴보면, 삼성물산, SK, 셀트리온헬스케어, 현대글로비스, 삼성SDS, 에이치솔루션, 두산, CJ 등의 순으로 규모가 컸다. 

이들 8개 회사는 지분가치의 상승 중 지배주주 일가가 가져간 금액이 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회사들로 편취한 금액이 전체 기업집단의 사익편취액의 84.1%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물산, 삼성에스디에스, 현대글로비스와 같은 경우 지난 보고서에 비해 사익편취액이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주가 하락 등 산업의 환경 자체가 부진하거나 관련회사의 영업부진으로 인한 연쇄효과, 일감몰아주기 규모 증가의 한계 등에 따른 것으로 경제개혁연구소는 분석했다.

또 대림그룹의 경우 이준용 회장이 주식을 기부함에 따라 사익편취액이 감소된 경우로 사익편취해소의 바람직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개인별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순이다. 이들이 전체 사익편취 금액의 44.9%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전환사채를 이용한 편법상속 논란을 일으킨 에버랜드의 상장차익으로 인해 부의 증가액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삼성물산과 합병 이후 주가가 하락해 지난 보고서에 비해 부의 증식액은 다소 감소했다. 

지난 보고서에서 에버랜드로부터 5조원, 삼성SDS로부터 2조3500억원의 사익편취액을 기록했으나 이번 보고서에서는 삼성물산에서 4조5000억원, 삼성SDS에서 2조원을 기록해 지난 보고서에 비해 주식가치가 감소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 SK 한 회사를 통해서 5조원의 사익편취액이 계산됐다. 

경제개혁연구소는 SK실트론 역시 회사기회유용으로 볼 여지가 있으며, 그렇게 볼 경우 부의 증식액은 더욱 증가하게 되나 TRS계약의 특성상 최태원 회장이 직접 보유하는 것으로 공시되지 않아 계산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또 서정진 회장의 경우 사익편취의 일반적인 경우와는 달리 창업주의 위치에서 나타난 사익편취로 이례적인 경우다.

서정진 회장은 셀트리온 지분을 직접 보유하지 않고 있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는 30%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셀트리온 주주의 부가 셀트리온헬스케어로 이전됐기 때문에 사익편취에 포함됐으며 셀트리온헬스케어 한 회사로 4조5000억원의 사익편취액을 기록해 수익률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경우 가장 대표적인 회사기회유용 사례인 현대글로비스를 통해 2조5000억원의 부의 증식이 있었다. 또 이노션, 현대엔지니어링 등을 통한 부의 증식이 있어 3조1000억원의 부가 계열회사로부터 증가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사익편취도 기업집단별, 개인별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사익편취 액수가 작다고해 그러한 행위가 정당화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오히려 광범위하게 이뤄지는 사익편취를 막기 위해서는 공정거래법에서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상법을 통해 일반적으로 금지하고, 이에 대한 처벌조항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편법적인 승계는 기업가치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부의 승계가 아무 손실없이 이뤄져야 한다면 계급에 따라 신분이 규정된 신분제 사회와 다를 바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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