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원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투데이신문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원회가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김태규 기자】 지난 2017년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의 심해수색이 9일 만에 중단된 가운데 실종자 가족들이 심해수색 완수를 정부에 촉구했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원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8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스텔라데이지호 심해수색 과업 완수와 실종자 유해수습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위는 “심해 3400m가 넘는 깊은 바다에서 선원의 유해와 방수복이 발견됐음에도 정부와 수색업체는 유해 수습을 외면했다”며 “계약에 없다는 이유로 선원의 유해를 방치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직후 실종자들이 탈출했을지도 모르는 구명벌 2척이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정부는 구명벌이 자동으로 펼쳐지지 않아 선박과 함께 가라앉았을 것이라며 2주 만에 실질적인 수색을 종료했다”면서 “이는 가족들이 사고 초기부터 심해수색을 요청한 이유인데 정부가 약속한 미발견 구명벌 2척의 위치 확인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의 법률 지원을 맡고 있는 대한변호사협회 생명존중재난안전특별위원회 최석봉 변호사는 “유해수습이 계약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정부의 과오”라면서 “가족들은 발견된 유해라도 수습해주길 바라고 있다. 정부가 재협상을 통해 이 부분을 관철시키길 부탁한다”고 말했다.

세월호참사 당시 단원고 2학년 7반 정동수 학생의 아버지인 정성욱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부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가족들도 같은 아픔을 겪었다”며 “정부가 용역계약으로 유해를 수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텔라데이지호 침몰사고 실종자 허재용 2등항해사의 누나인 허경주 가족대책위 공동대표는 “오션인피니티가 지난해 11월부터 유해발견 가능성을 정부에 설명하고 대책을 요구했음에도 왜 유해수습이 계약에 포함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수색이 중단되면서 유해가 유실될까 마음이 무너진다”고 했다.

이어 “정부는 가족들에게 총 25일간 수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는데 용역 과업도 완수되지 않은 채 9일 만에 수색이 끝났다”면서 “사람이 발견됐는데 어떻게 그냥 내버려둘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8일 미국의 해양탐사업체 오션인피니티(Ocean Infinity)사와 ▲스텔라데이지호 선체 위치 확인 ▲실종선원들이 탈출에 이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확인 구명벌 위치 수색 및 확인 ▲수중촬영을 통한 선체 상태확인 및 3D모자이크 영상재현 및 블랙박스(VDR) 회수 등을 과업으로 하는 심해수색 용역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오션인피니티(Ocean Infinity)의 심해수색 선박 씨베드 콘스트럭터(Seabed Constructor)호는 지난 2월 8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출항해 같은 달 14일부터 사고해역 수색에 들어갔다.

씨베드 콘스트럭터호는 수색 3일 만인 17일 스텔라데이지호의 블랙박스(VDR)를 발견했으며 20일에는 실종선원의 것으로 추정되는 뼈와 방수복을 발견했다.

이후 오션인피니티는 한국정부의 유해수습 결정을 기다리며 48시간동안 현장에서 대기하다가 결국 철수했다. 계약 내용에 유해수습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협상단을 꾸려 우루과이 몬테비데오로 향해 오선인피니티와 협상에 나섰다. 당시 유해수습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는 충분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협상은 결렬됐다.

협상은 정부와 오션인피니티의 용역 과업 완수에 대한 입장차로 결렬됐다. 정부는 미확인 구명벌 확인 및 3D모자이크 영상재현 등 일부 과업이 완수되지 않았다는 입장인 반면 오션인피니티는 스텔라데이지호가 두 동강나 가라앉았다는 당초 예상과 달리 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3D모자이크 영상재현이 불가능하다며 과업을 완수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외교부는 과업 완수 및 별도의 계약이 필요한 유해수습을 위해 오션인피니티와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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