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우리나라 남성 44%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임금과 취업 및 승진 등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봤다. 

11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 진단 및 대응 방안 연구(v)’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75세 미만 성인 남성 1967명과 여성 1906명 등 총 3873명을 대상으로 분야별 성평등 정도를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서는 ‘매우 불평등하다’, ‘대체로 불평등하다’, ‘보통이다’, ‘대체로 평등하다’, ‘매우 평등하다’ 등으로 답변을 구했으며, 남성 44.17%(매우 불평등 3.39%, 대체로 불평등 40.78%)가 성평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대답했다.

특히 남성들이 여성에 대한 대우가 가장 불평등하다고 인식한 분야는 임금수준이었다. 남성 응답자 35.71%는 ‘보통’이라고 대답했으며 임금수준이 평등하다고 답한 남성은 20.12%(매우 평등 2.7%, 대체로 평등 17.42%)에 불과했다. 

또 ‘회사에서의 취업 및 승진’에 대해 성평등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남성 비율은 40.28%(매우 불평등 4.41%, 대체로 불평등 35.87%)로 조사됐다. 37.38%는 '보통', 22.34%는 '평등'(매우 평등 2.99%, 대체로 평등 19.35%)이라고 밝혀졌다.

‘전반적인 사회참여’ 부분에서 불평등하다고 답한 비율은 27.69%(매우 불평등 1.54%, 대체로 불평등 26.15%)로, 평등하다는 비율 25.62%(매우 평등 2.97%, 대체로 평등 22.65%)과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가정과 회사 내에서의 역할분담은 평등하다는 인식이 비교적 높았다.

특히 ‘가정 내 역할’ 항목에서는 49.8%의 남성이 평등하다(매우 평등 6.5%, 대체로 평등 43.3%)고 답했다. 불평등하다고 한 13.55%(매우 불평등 0.8%, 대체로 불평등 12.75%)와 비교하면 3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회사에서의 역할’도 33.21%(매우 평등 3.39%, 대체로 평등 29.82%)가 평등하다고 답해 26.5%(매우 불평등 1.46%, 대체로 불평등 25.04%)로 집계된 불평등하다는 응답률보다 높게 조사됐다.

여성들은 같은 설문 항목에 가정 내 역할을 제외하고는 모든 분야에서 불평등하다는 인식이 더 많았다.

여성들은 임금수준에 대해 54.55%가 불평등(매우 불평등 5.65%, 대체로 불평등 48.9%)하다고 응답했으며 회사에서의 취업 및 승진에서도 절반 이상인 50.84%가 불평등(매우 불평등 6.39%, 대체로 불평등 44.45%)하다고 대답했다.

이어 ‘전반적인 사회참여’에 대한 불평등 응답 35.88%(매우 불평등 2.77%, 대체로 불평등 33.11%), ‘회사에서의 역할’에 대한 불평등 응답 34.51%(매우 불평등 2.89%, 대체로 불평등 31.62%) 순이었다.

그러나 ‘가정 내 역할’에 대해선 여성의 44.17%(매우 평등 4.54%, 대체로 평등 31.44%)가 평등하다는 인식을 나타내 유일하게 ‘평등하다’가 ‘불평등하다’는 응답률을 앞질렀다. 

연구진은 최근 한국 사회의 두드러진 갈등이 우리 사회의 자원 분배 방식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시작했다고 봤다. 본 연구가 밝히는 계층갈등, 젠더갈등, 세대갈등은 가치관 갈등과 이해관계 갈등의 복합적 지점에 있으며, 이를 위한 갈등 해결의 프로세스에서는 무엇보다 먼저 ‘정부 역할의 공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연구진은 여러 기본계획 등을 수립함에 있어 이해관계에 기반한 갈등 상황을 사전에 판단 후 응해 나갈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