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배달의민족이 게시했던 포스트잇 광고 이미지ⓒ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지난 2013년 배달의민족이 게시했던 포스트잇 광고 이미지ⓒ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최근 성 평등 및 젠더 이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유명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여혐’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트위터에는 “배달의민족에서 굿즈로 출시한 포스트잇 광고 이미지 경악스럽다”며 “여혐 마케팅 한 두 번도 아니고, 이래도 사업이 통하니 계속 이러는 거겠지. 역겹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됐다. 

글과 함께 첨부한 배달의민족 광고이미지 속에는 “제 여자친구의 머리 속엔 지우개가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내 여자친구 노트’가 펼쳐져 있다. 

문제가 된 것은 해당 노트에 적힌 내용이다. “우리 팀장님 커피 설탕 몇 스푼?”이라며 직장에서 커피를 타는 게 여직원의 전담 업무인 듯이 해석될 수 있는 문구와 “성형 전 내 얼굴은ㅋㅋ?”, “3일전 다짐했던 다이어트 계획은?”, “몇 달 동안 못 재었던 나의 몸무게는?” 등 여성 외모에 관한 편견을 조장할 수 있는 문구가 나열돼 있다. 

해당 이미지는 지난 2013년 배달의민족에서 출시한 ‘까먹지 말자’ 포스트잇의 홍보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뒤늦게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내용이 확산돼 논란이 되고 있다. 

또한 지난해 1월에도 배달의민족 앱에 한 여성고객의 신상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는 사건이 있었다. 

여성고객이 음식점 평가란에 비판성 댓글을 올린 것에 앙심을 품고 해당 음식점 사장이 여성의 휴대전화번호와 주소를 공개한 것이다. 고객은 즉시 개인정보 삭제를 요청했지만 당시 배달의민족 측은 권한이 없다며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사안이 커지자 뒤늦게 사과하고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은 배달의민족 앱을 삭제하는 등 불매운동을 전개했다.

이후 같은해 3월 진행된 ‘배달의민족 신춘문예’에서는 미투 운동을 희화화한 출품작이 등장해 물의를 빚었다. 출품작은 “제 다리를 보더니 침을 삼키면서...치킨 미투운동”, “저도 당했어요 - 미트(meat)운동” 등의 내용으로  여성들의 분노를 샀다.

여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배달의민족 광고ⓒ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여성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배달의민족 광고 ⓒ인터넷 커뮤니티 캡쳐

그에 앞서 2016년에는 ‘1/n 티셔츠’ 광고로 여혐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단순히 더치페이를 의미하는 티셔츠 문구만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광고에서 ‘해당 티셔츠를 입고 소개팅을 나갈 경우 얻게 되는 경제적 효과’를 언급한 부분 등 여자들이 더치페이를 기분 나빠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는 홍보 방식으로 비난을 받았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투데이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은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에서 먼저 문제 제기가 있었고 사측에서도 문제라고 느껴 곧바로 삭제 조치를 했다”며 “사회 변화에 따라 우리 마케팅, 광고 활동 등에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아주 오래된 과거의 사례까지도 점검하고 바로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잇따른 여혐 논란으로 젠더이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는 “배달의민족은 성별이나 성적지향, 장애, 종교, 인종, 민족 등 어떠한 이유로도 사회적 차별이 주어지는 데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어 “우리가 벌이는 활동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않고, 더욱 세심하게, 신중하게 임해 나가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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