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뀐 가이드라인 적용에 메리츠 3분기 선방 효과
회계기준 변동 따라 올해 실적 이변 계속될 가능성

새 회계기준 관련 가이드라인을 당국이 제시한 가운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증가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대비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사진은 메리츠화재 사옥 [사진제공=메리츠화재]
새 회계기준 관련 가이드라인을 당국이 제시한 가운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순이익 증가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대비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한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셈이다. 사진은 메리츠화재 사옥 [사진제공=메리츠화재]

【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 올해 3분기 손해보험사들의 실적이 공개된 가운데 새 국회계제도(IFRS17) 도입 여파가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사의 실적 부풀리기 거품을 빼기 위해 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이 효과를 거뒀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다만 빅5 손보사의 3분기 누적 순익이 사상 처 5조원을 돌파하는 등 호재가 부각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에는 제도가 완전히 안착되면서 주가가 점차 실질 가치를 반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손보사들(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5조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6조6834억원으로 7.3%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5대 손보사 순이익은 전년 동기에 3조5735억원이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0%나 증가한 셈이다.

실적은 좋은 편이지만 세부적인 희비는 엇갈린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집계됐다.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 KB손해보험은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손보험 손해율 계리적 가정을 3분기에 적용하면서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삼성화재는 1조643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메리츠화재 1조3343억원, DB손해보험 1조2624억원, 현대해상 7864억원, KB손해보험 6803억원 등으로 순이익 규모가 서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을 살펴보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두 회사는 순익이 각각 27.0%, 26.7% 늘었다고 공개했다. 한편, DB손해보험(8.2%)과 현대해상(8.0%), KB손해보험(2.8%) 등은 감소했다.

이를 놓고 IFRS17 계리적 가정에 대한 당국의 가이드라인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더 세부적으로는 계약서비스마진(CSM) 파악에 관련괸 일종의 실적 거품 우려가 가이드라인이 본격적으로 도입된 여파로 제거되고 있는 것. 

CSM은 보험계약에 따라 위험 보장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인식하게 될 미실현 이익을 뜻한다. CSM 규모가 클수록 보험사 순이익이 커지게 된다.

당국은 올해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일부 보험사가 통계적 근거 없이 낙관적 가정을 사용해 이익을 크게 잡고 있다는 의혹이 부각되자 해지율·손해율 등에 대한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즉 CSM 산출 기준을 일원화한 효과가 3분기부터 적용돼 표출된 셈이다.  

이를 분석하면 삼성화재나 메리츠화재가 상대적으로 IFRS17 해석과 적용에 애초 보수적으로 접근했고, 다른 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낙관적 적용을 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순위에 영향을 줄 정도의 가이드라인 적용 효과가 발생하는 것. 특히 3분기만 놓고 보면 메리츠화재(4963억원)이 업계 1위를 오래 차지해 온 삼성화재(4295억원)의 순이익보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IFRS17 적용에 대해서는 당국이 향후에도 추가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따라서 또 한 번 보험사의 실적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에는 당국의 가이드라인 제시 등으로 기발표 재무제표에 대한 변동성이 커지는 등 불확실성이 상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가이드라인을 반영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불확실성이 1차적으로 해소될 것이고, CSM 조정 등의 영향은 2023년 재무제표에 반영될 것이어서 내년 재무제표 측면에서의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2024년 신계약은 과열됐던 2023년보다 감소하겠으나 2023년 초보다 증가한 CSM 잔액 덕분에 내년 CSM 상각이익도 올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또 “4분기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보험사의 안정적 이익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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