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임혜현 기자】상반기 주요 보험사들이 좋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현재는 새국제회계기준(IFRS17)의 적용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를 정리하는 시기라는 풀이가 뒤따른다.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이후 ‘실적 부풀리기’ 논란이 나오자 ‘IFRS17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바 있다. 회계처리상 계리적 가정에 대해 전진법과 소급법 적용의 논쟁이 일어났고, 당국은 전진 적용하라는 원칙을 제시했다.

다만 가이드라인 적용이 아직 온전히 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진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소급법을 원하는 회사들은 올해 말까지 조건부 소급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준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진짜 성적표는 오는 3분기부터라는 의견도 대두된다.

삼성화재 반기실적 1조 돌파 등 전반적 호실적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들이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1조원에 육박하는 당기 순이익을 올린 회사들이 눈에 띈다.

특히 삼성화재는 역대 최고치 수준의 이익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1조2151억원의 순익을 냈다. 전년 대비 27.4%나 증가했다.

DB손해보험은 순이익 규모가 전년 대비 2.0%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총 9181억원의 순익을 냈고, 메리츠화재도 같은 기간 25.2% 증가한 839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생보사 중에서는 삼성생명이 상반기 순이익 9742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했다. 지난해 대비 54.5% 증가했다. 삼성화재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역시 호실적임은 분명하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전년 대비 68.6% 개선된 7038억원의 성적표를 받았고,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9% 뛰어오른 액수다. 3대 생보사 가운데 실적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교보생명은 34% 증가한 6716억원, 신한라이프는 32.0% 증가한 311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한편 동양생명은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적용한 별도 기준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117% 증가한 2002억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2분기 순이익은 438억원으로 81.3% 증가했다.

주요 보험사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유일하게 역성장 성적을 받았다. 순이익은 5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줄어들었다. 어린이보험, 실손보험 등 일반·장기보험에서 손해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3분기 이후가 관건될 전망 유력

하지만 이 같은 역대급 성적표에도 마냥 기뻐할 일은 아니라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당국이 전진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소급법을 원하는 회사들은 올해 말까지 조건부 소급법을 적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등 과도기라는 점이 작용해서다. 보험사들이 2분기까지의 실적에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는 것. 

삼성화재 김준하 경영지원실장(CFO)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새 회계제도 도입으로 1분기 결산이 끝나고 업계, 시장에 여러가지 혼란스러운 일들이 벌어졌다“면서도  “3분기 결산 시점에 새로운 가정이 적용된 결산 숫자들이 다시 나올 예정”이라고 말해 상황이 차차 정리돼 나갈 것이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한편 메리츠금융 김용범 부회장은 IFRS17 도입 이후 보험업계에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 IFRS17에 대한 중요 가이드라인이 나오고, 실손손해율 등 큰 구멍들이 메워지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조잡한 이익 부풀리기 시도가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이런 시도에도 IFRS17은 2, 3년 내에 정착되고 정상화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대해상 실적에 관해서도 긍정적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 정준섭 연구원은 “2024년 이후에는 예실차 정상화가 예상되며, 현대해상은 재무적 불확실성 해소시 적극적인 배당 정책을 나타낼 것”이라고 예상했다.